▲ 서왕진 조국혁신당 원내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자, 보좌진이 휴대폰으로 발언 장면을 촬영하고 있다.
유성호
[기사보강 : 27일 오전 10시 43분]
요즘 국회에서 영상 촬영 장비를 손에 든 국회의원 보좌진을 만나는 건 어렵지 않다. 의정 활동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의원들의 질의 장면을 열심히 영상에 담는 보좌진들이 현장을 누볐다. 유튜브 정치의 시대, '쇼츠(Shorts) 국감'이라는 신조어마저 생겨났다.
이제 유튜브와 정치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됐다. 국회 차원의 유튜브 영상 제작 지원 활동도 이미 시작됐다. 국회는 지난 2023년 9월 의원회관 2층에 '이실직GO 스튜디오(이제는 실시간으로 직접 국민에게 의정활동을 고 GO 한다)'를 개소했다. 4K 카메라 등 최신 방송장비를 마련해 의정활동 홍보를 위한 유튜브 콘텐츠 촬영·편집 공간을 제공 중이다.
이런 시대적 흐름을 반영하듯, <오마이뉴스>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입수한 2024년도 국회 '정치자금 수입·지출보고서'에도 유튜브·쇼츠 기획, 촬영장비 구입 등 영상 제작과 유튜브 채널 운영에 정치자금을 쓴 내역이 존재했다.
쇼츠의 시대, 액수 적지만 여야 가리지 않고 지출↑
쇼츠(Shorts)는 보통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에서 유통되는 1분 내외 짧은 영상을 뜻한다. 의원들의 정치 활동에서도 영상이 중요해졌고, 정치자금 사용 내역에도 '쇼츠'라는 단어가 등장했다. 길이가 긴 영상보다는 직관적인 짧은 영상에 대한 이용자들의 선호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쇼츠 촬영'과 '쇼츠 제작' 등 관련 비용 지출은 여야를 가리지 않았다. 지난해 '쇼츠' 관련 정치자금을 쓴 의원은 총 8명으로, 더불어민주당 강선우(서울 강서구갑)·노종면(인천 부평구갑)·박균택(광주 광산구갑)·조승래 의원(대전 유성구갑)·정성호(경기 동두천시양주시연천군갑)·한병도(전북 익산시을), 국민의힘 성일종(충남 서산시태안군)·정동만 의원(부산 기장군) 등이다.
조승래 의원은 '쇼츠 제작(총 6편 촬영 및 제작)'을 명목으로 지난해 2월 440만 원을 썼다. '조승래TV'를 운영 중인 조 의원은 11월 말 현재 기준 구독자수는 약 4700명이다. 발행된 쇼츠는 323개였다. '한병도TV'를 운영하는 한 의원도 지난해 2월 '쇼츠 영상 6편 촬영·제작' 내역으로 330만 원을 지출했다.
성일종 의원은 지난해 3월과 4월 각각 '국회의원 쇼츠 촬영 및 기획, 제작' 등 명목으로 총 250만 원을 썼다. 유튜브 채널 '성일종TV'를 운영하는 성 의원은 2025년 11월 말 현재 기준 구독자수 약 8200명이다.
강선우 의원은 지난해 12월 '의정활동 홍보 쇼츠 제작료'로 132만 원을, 노종면 의원은 지난해 12월 '국정감사 유튜브 영상 및 쇼츠 등 홍보물 제작비'로 181만 원을 지출했다(쇼츠 총 9건). 박균택 의원은 같은해 2월 '선거운동 준비 비용, 인터뷰 영상 제작 및 쇼츠 제작'으로 150만 원을, 정성호 의원도 같은해 6월 '의정보고 숏폼 영상 콘텐츠 제작비(39번 국지도)'로 110만 원을 썼다. 정동만 국민의힘 의원은 '쇼츠 기획회의', '쇼츠 제작방향 회의' 등으로 31만 7800원을 지출했다.
외주 제작·스튜디오 대여에 수천만 원 지출

▲ 더불어민주당 노종면(인천 부평구갑)·강선우(서울 강서구갑)·조승래 의원(대전 유성구갑), 국민의힘 성일종(충남 서산시태안군)·정동만 의원(부산 기장군)이 개설한 유튜브 채널 캡처 화면.
유성호
쇼츠가 아니라 '롱폼'으로 불리는 길이가 상대적으로 긴 유튜브 영상 제작 관련 비용의 경우는 좀 더 액수가 컸다. 주로 영상 제작을 위한 스튜디오 대여나 외주 제작 비용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유튜브 영상 제작에 가장 적극적인 이는 김남국 민주당 전 의원(현 대통령실 국민디지털소통비서관)이었다. 그는 의원 시절이던 지난해 3월~5월 유튜브 스튜디오 관련 세팅·견적 및 보증금과 월세, 이사비, 관리비 등으로 총 16건에 걸쳐 2868만 2150원을 정치자금으로 지출했다. 그 중 '월세 정산 일부반환', '보증금 반환'으로 1525만 8065원을 다시 돌려받았다.
다음으로 유튜브 영상 제작에 자주 돈을 쓴 건 김성회 민주당 의원(경기 고양시갑)이었다. 그는 지난해 6월~11월 유튜브 방송 장비 마련, 스튜디오 설치, 마이크 구입 등에 총 374만 6790원을 썼다. '김성회의 옳은소리' 채널을 운영 중인 김 의원은 11월 현재 기준 구독자 23만 9천 여 명, 업로드 동영상 1500여 개 등으로 활발히 활동 중이다.
김대식 국민의힘 의원(부산 사상구)은 단일 지출 건수로는 액수가 가장 컸는데, 외주 업체에 홍보영상 제작을 맡긴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지난해 9월 '유튜브 계정 관리 및 홍보영상제작' 명목으로 광고대행사에 1320만 원을 썼다. 김 의원은 '김대식TV' 채널을 운영 중이며 11월 말 현재 기준 구독자 1만 1천 여 명, 업로드 동영상 516개를 기록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으로 입각한 김성환 민주당 의원도 지난해 7월 '의정활동 영상제작비'로 1210만 원을 지출했다.
이언주 민주당 의원도 지난해 7~9월 3건을 지출했는데, '공식 유튜브 및 SNS 등 온라인 소통 채널 관리' 명목으로 광고대행사에 총 1000만 원을 썼다. 유튜브 채널 '이언주'를 운영하는 이 의원은 11월 말 현재 구독자수 약 4만 5천 명이다.
의원들의 영상 제작 관련 지출 내역에서 자주 보이는 항목은 '장비 구입'이었다. 장비 구입에 가장 많은 비용을 지출한 이는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비례대표)과 문정복 민주당 의원(경기 시흥시갑)이었다. 김 의원은 지난해 9월 '의정활동용 카메라 및 렌즈 구입'으로 총 754만 3900원을, 문 의원은 지난해 1월 '의정활동 카메라 바디·렌즈 구입' 항목으로 725만 9020원을 지출했다.
김현정 민주당 의원(경기 평택시병) 또한 지난해 6월 '의정활동 카메라 구입', '프롬프트/무선마이크 구입' 등으로 총 589만 2000원을 썼다. '김용민 의원, 민트TV' 채널을 운영 중인 김용민 민주당 의원도 지난해 상반기 '유튜브 방송장비', '방송용 카메라' 등 10건에 517만 8200원, 하반기 '유튜브 라이브 방송 준비' 등에 20만 6300원을 썼다.
현재 22대 국회의원 10명 중 6명이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이다. 정치권의 유튜브 활용과 관련해 조회수 경쟁과 자극적인 영상에 치중한다는 비판도 있지만, 의정활동에 필수라는 반박도 나온다. 구독자수 51만 6천 여 명을 기록 중인 '주블리 김병주'를 운영하고 있는 김병주 민주당 의원(경기 남양주시을)은 <오마이뉴스>에 "정치는 소통"이라며 "의정활동을 하는 의원들에게 있어 유튜브 채널 운영과 영상 제작은 필수라고 생각한다. 유권자들과 직접 소통하고 그 의견을 참고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에서 내란청산·사회대개혁 비상행동 기록기념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주최로 열린 12.3 내란외환 청산과 종식, 사회대개혁 시민대행진 선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자, 보좌진이 카메라로 발언 장면을 촬영하고 있다.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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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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