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표지
북도슨트
두 번째 이야기 <깊은 사랑>은 제목처럼 역시 사랑이 소재다. 원제는 'A Redeeming Sacrifice(구원을 위한 희생)'이다. 절대자의 인류를 위한 희생이 아니다. 한 남녀의 눈부신 사랑과 이별, 선택과 알 수 없는 미래를 예고하는 작품이다. 그런 면에서 사랑은 우주와 닮았다. 빅뱅의 순간처럼 점에서 시작해서 찬란하게 빛나지만 결국 블랙홀에 빠지거나 소멸하는 별의 운명처럼 말이다.
여기서는 소위 나쁜 남자(폴)가 등장하고 순진하고 아름다운 여인(조안)도 등장한다. 이들의 이야기는 작가가 결혼 전에 겪었던 연애사와 유사한 설정이 있어서 독자의 흥미를 자극한다. 이 작품 역시 주인공은 일생일대의 위기에 놓여 선택을 해야 하는 드라마가 펼쳐진다.
'폴은 조안을 사랑했다. 폴은 진정 뒤로 물러나 그만의 사랑인 조안의 상냥함과 아름다움을 타인에게 기꺼이 양보할 만큼 그녀를 깊이 사랑하는가? 과연 가난에 시달리고 치욕스러울지 모를 삶에서 조안을 구해낼 만큼 그의 사랑이 대단한가? 그는 자신보다 그녀를 더 사랑하는가?'
읽는 도중이나 읽은 후에 역시 독자는 자신의 가치관과 비교하며 타인과 격렬한 토론이나 자문자답을 할 수도 있다. 그중 하나는 아마 이런 질문일 것이다.
'진심으로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그 사람을 위해 떠나야 하는가, 끝까지 남아서 쟁취해야 하는가.'
북도슨트 한잔 시리즈의 스무 번째 작품이자 몽고메리 단편 두 번째 번역서로 적은 양이지만 역시 큰 부담 없이 읽고 깊은 여운을 느낄 수 있는 소설이다.
주사위의 확률은 언뜻 6분의 1이다. 하지만 사랑의 주사위는 어떨까. 사람에 다른 숫자가 무한하게 나오고 어떤 숫자가 나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심지어 같은 사람이 던져도 매번 다르다. 무한 루프 속에서 우리는 매일, 사랑을 만나고 주사위를 던지듯 모험하며 선택한다.
누군가를 구원하기도 하지만 결국 구원의 대상을 보며 자신을 구원하길 꿈꾼다. 그 과정이 늘 행복할 수는 없고 성공하는 것도 아니다. 실패와 후회를 하더라도 우리는 그 사랑을 감내하며 살아갈 힘을 얻는다.
사랑을 꿈꾸고 사랑의 여러 단면과 선택에 대해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읽을 만한 소설 <금혼식/깊은 사랑>을 추천한다. 인스턴트 같은 관계와 이기적인 사랑에 지친 이들, 기적을 꿈꾸는 이들에게 작은 희망이 어린 작품으로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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