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노동자의 건강 불평등, 고용형태의 그림자를 걷어낼 때

[젠더+노동+건강 ON] 고용형태와 건강불평등의 상관관계에 관한 고찰

등록 2025.11.24 10:15수정 2025.11.24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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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및 노동조건은 개인의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 양질의 고용과 노동환경은 재정적 안정, 사회적 지위, 개인적 성장, 사회적 관계 형성 등 건강에 필수적인 요소들을 제공한다. 그러나 불안정하거나 차별적인 노동조건은 이러한 요소들을 저해함으로써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

특히 업무와 관련된 불평등을 해소하는 것은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을 넘어, 성별, 인종, 민족, 계층 등 다양한 사회적 불평등을 완화하는 것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러한 점에서 고용과 노동조건의 개선은 개인의 건강 증진은 물론, 사회 전반의 건강 형평성을 실현하는 주요 변수로 주목받고 있다[1]‧[2].

우리나라 노동시장은 IMF 외환위기 이후 불안정 고용이 증가하며 이중화가 심화되었고, 불안정성의 무게는 특히 여성 노동자들에게 불균형적으로 가해지는 실정이다. 2024년 8월 기준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여성 노동자의 비정규직 비중은 47.3%로, 남성의 30.4%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3]. 이는 여성의 고용이 상대적으로 더 불안정한 구조적 문제를 반영하는 지표로 해석될 수 있다.

고용형태에 따른 건강 불평등: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의 주관적 건강과 정신건강 격차

고용형태에 따른 노동환경의 차이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의 건강 불평등을 유발하는 핵심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불안정한 고용형태(임시직, 시간제 등)가 노동자의 건강과 관련이 있다는 증거는 일관되게 제시되고 있다[2].

선행연구에 따르면, 비정규직 노동자는 정규직보다 주관적 건강 수준이 낮고, 건강 불평등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여성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 고용형태에 따라 정규직이 비정규직과 비교하면 스스로 건강하다고 인지할 확률이 높았다. 이러한 결과는 불안정한 고용이 주관적 건강수준을 저하시킨다는 기존 연구의 주장과 일치한다.

정신건강 측면에서도 고용 불평등의 심각성이 확인되었다.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는 정규직보다 우울감을 경험할 비율이 유의하게 높았으며[4], 우울 증상이 없다고 인지하는 경향 또한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5]. 이는 고용 불안정성이 정신건강 악화와 직접적으로 연관된다는 점을 실증하는 결과이다.


 고용형태에 따른 여성 노동자의 건강 수준의 차이는, 노동시장의 구조적 불평등이 개인의 건강권에 미치는 영향을 명확히 드러낸다.
고용형태에 따른 여성 노동자의 건강 수준의 차이는, 노동시장의 구조적 불평등이 개인의 건강권에 미치는 영향을 명확히 드러낸다. AI 생성 이미지

여성 노동자 건강 불평등의 해결방안: 구조적 접근의 필요성

이러한 연구결과는 여성 노동자의 건강 문제가 개인의 책임이나 선택의 결과가 아니라, 고용형태라는 건강의 사회적 결정요인에서 비롯한 구조적 문제임을 보여준다[2]‧[5]. WHO는 건강 형평성 달성을 위해 안전하고 안정적이며 공정한 임금을 보장하는 일자리와 모두를 위한 건강한 일·삶 균형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하였다[2]. 이러한 맥락에서, 고용형태 분리에 따른 불합리성을 실증적으로 검증한 결과를 바탕으로 여성 노동자의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다각적인 정책 수립이 시급하다.


첫째, 정부는 정책과 입법을 통해 임시직, 시간제 등 불안정한 노동조건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불안정성을 줄이고, 임금이 실제 생활비, 사회보장에 근거하도록 보장하여야 한다[2]. 이는 고용 불평등으로 인한 건강 격차를 근본적으로 해소하는 중요한 조치이다.

둘째, 비정규직 집단에서 우울 증상이 높게 나타난 만큼, 심리사회적 건강 불평등을 완화하기 위해 고용형태의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 특히 고용형태와 무관하게 우울 증상을 개선할 수 있는 보편적 접근 또한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

셋째, 노동자의 건강 문제를 사회적 책임으로 인식하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며, 고용형태를 분리하는 현행 제도의 불합리성을 인지하고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의 건강 불평등 해소를 위한 정책적 근거를 지속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고용형태에 따른 여성 노동자의 건강 수준의 차이는, 노동시장의 구조적 불평등이 개인의 건강권에 미치는 영향을 명확히 드러낸다. 고용형태가 건강의 사회적 결정요인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구조적 불평등 해소를 통해 여성 노동자에게 공정하고 질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 건강 형평성을 달성하기 위한 사회적 정의의 실현이다.

각주

[1] Marmot, M., Friel, S., Bell, R., Houweling, T. A. J., & Taylor, S. (2008). Closing the gap in a generation: health equity through action on the social determinants of health. The Lancet, 372(9650), 1661–1669.
[2] World Health Organization. (2008). Closing the gap in a generation: Health equity through action on the social determinants of health. Final report of the Commission on Social Determinants of Health. Geneva: World Health Organization.
[3] 통계청. (2024). 경제활동인구조사. KOSIS 국가통계포털. (2024년 8월 기준 비정규직 통계 포함).
[4] 김지연, 손애리. (2025). 여성 임금근로자의 주관적 건강수준 영향 요인 분석: 고용형태 차이를 중심으로. 융합학문과 기독교, 6(1), 5-18.
[5] Hajat, A., Andrea, S. B., Oddo, V. M., Winkler, M. R., & Ahonen, E. Q. (2024). Ramifications of Precarious Employment for Health and Health Inequity: Emerging Trends from the Americas. Annual review of public health, 45(1), 235-251.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의 노동안전보건 월간지 <일터> 11월호에도 게재됩니다. 이 글을 쓴 김지연님은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젠더와노동건강권센터 회원입니다.
#불안정노동 #젠더와노동건강권센터 #건강불평등 #고용성차별 #여성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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