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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쟁의 엄격준수' 조항 담은 반도체특별법, 반대한다

[주장] 삼성전자 하청업체 노조에 닥친 시련... 국회의원들은 지금 뭘 하고 있나

등록 2025.11.25 15:52수정 2025.11.25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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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 10. 국회 3문 앞에서 민주노총 서비스일반노조 명일지회 사무국장이 "하청노동 기본권 보장없는 반도체특별법을 반대한다. 12시간 과도한 근로, 산업재해 방치하는 삼성전자 규탄한다"는 내용으로 피켓팅을 하고 있다.
2025. 10. 국회 3문 앞에서 민주노총 서비스일반노조 명일지회 사무국장이 "하청노동 기본권 보장없는 반도체특별법을 반대한다. 12시간 과도한 근로, 산업재해 방치하는 삼성전자 규탄한다"는 내용으로 피켓팅을 하고 있다. 명일지회

반도체 산업은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서 비중 21.9%를 차지하는 대한민국 대표 주력산업이(2025년 상반기 산업통상자원부 기준). 삼성전자는 이 반도체 산업의 맹주 역할을 하고 있다. 반도체에는 천문학적인 투자 비용과 높은 기술력이 요구되고, 생산 현장은 '국가전략 사업장'이라고 불린다.

하지만 수많은 유해화학물질이 사용되는 반도체 생산공정이 모두 자동화 설비로 구축된 것은 아니다. 공정 간 이동 업무의 경우, 방진복을 착용한 하청 노동자가 직접 대차에 반제품을 싣고 맨 몸으로 일을 한다.

삼성전자 사업장 내에는 수많은 하청업체가 고용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있다. 하지만 사내 하청업체와 하청노동자의 고용 규모 등에 대해선 명확하게 알려진 게 없다. 단정할 수 없지만, 정보가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는 데엔 삼성전자 원청의 영향이 있었을 것이라 짐작한다. 노동자에게는 오로지 노무 제공 의무만 강조된다.

비정규직 하청 노동자들은 최저임금 언저리를 받으며 기간제 계약직으로 고용불안에 시달린다. 수개월짜리 쪼개기 근로계약으로 시작해서 불온성과 충성도를 고려한 근로자들에 한해 계약갱신이 이루어진다. 지난 2024년 8월 말 민주노총 서비스일반노동조합 명일지회 사무국장의 경우, 32개월 동안 6차례 근로계약을 진행했고 결국 계약기간 종료 후 해고되었다.

삼성전자 하청노동자 노동기본권 보장 촉구 기자회견 2025. 7. 10. 국회 소통관에서 진보당 정혜경 의원, 서비스일반노동조합 명일지회에서는 하청노동자 고용승계 박탈, 차별적인 노동실태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였다.
▲삼성전자 하청노동자 노동기본권 보장 촉구 기자회견 2025. 7. 10. 국회 소통관에서 진보당 정혜경 의원, 서비스일반노동조합 명일지회에서는 하청노동자 고용승계 박탈, 차별적인 노동실태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였다. 명일지회

명일지회는 출범 후 지난 3년 동안 안전과 건강권 보장을 비롯한 공정한 처우와 정당한 보상 요구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활동했으나, 2024년 연말 하청업체 입찰 변경으로 126명의 기간제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었다. 그리고 올해에도 같은 상황이 벌어져 141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생산감축 등의 경영상 이유로 일자리가 사라진 것도 아닌데 고용승계와 근로계약 갱신기대권은 모두 부정되었다.

명일지회는 지난 5월부터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비정규직 차별 철폐와 고용승계권 박탈을 규탄하는 선전전을 59차례나 진행했다. 국회와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 기자회견도 추진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투쟁에도 사측은 끝까지 버티기 중이다. 계약종료 통지로 사실상 해고를 통보한 삼성 하청사 명일은 538억 원의 사내유보금을 보유하고도(2024년 기준) 자구와 해고 회피 노력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 퇴사조치 과정에서 동의 서명을 거부한 7명이 구제신청에 나섰는데 사측은 지방노동위원회, 중앙노동위원회를 거쳐 행정소송까지 진행하며 복직 요구를 완강히 거부하고 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하청노동자의 노동기본권 보장을 요구했던 명일지회의 활동은 명일에 소속된 141명의 노동자 일자리를 잃는 데 영향을 끼쳤다. 또 노동자들의 상황은 안타깝게도 더 안 좋아졌다. 당초 낮은 저임금 구조는 명일 소속 하청 노동자들이 주야 2교대로 하루 12시간 연장 근로를 하지 않고서는 생계를 꾸려나갈 수 없게 만들었다. 그런 와중에 입찰을 통해 수주에 성공한 새 업체가 최저임금 수준을 제시하면서 8시간 근무를 기본으로 하는 4조 3교대 시행을 예고한 것. 이는 실질임금 하락을 크게 초래하는 등 다른 하청 근로자들의 생계에까지 위협이 되고 있다.

결국 삼성에서 일하고 있던 일부 하청 노동자들은 "원청 삼성전자를 건드린 대가"라는 비난을 명일지회에 쏟아부었고, 이는 삼성 사업장에서 일하는 수많은 하청노동자들에게 노조를 만들거나 가입하면 어떻게 되는지 경고 메시지를 전달하기에 충분했다.


상황은 갈수록 악화일로인데, 반도체 노동자들의 노조 활동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으로 예상되는 '반도체 특별법'이 국회 본회의 의결을 앞두고 있어 걱정이다.

반도체특별법에는 "반도체 특구 입주 기업체의 사용주와 근로자는 노동쟁의에 관한 관계 법률상의 절차를 엄격히 준수함으로써 산업평화를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다. 지난 23일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비례)이 국회입법조사처부터로 받은 회답서에 따르면, 해당 조항에 대해 입법조사처는 '노조활동에 대한 손해배상소송과 형사소송 양형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정작 국회의원들은 이를 수수 방관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도 삼성과 삼성의 하청노동자들은 명일의 사례처럼 노조활동이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삼성이 바라는 대로, 국회와 정부가 노조활동을 더욱 옥죄는 조항을 특별법으로 두는 것이 온당한가? 노란봉투법이 통과되면서 하청노조에게도 원청 기업과 교섭할 권리를 보장하고, 과도한 손해배상을 제한하기로 한 상황에서 국회가 다시 특별법으로 노조할 권리를 과도하게 옥죄어도 되는가?

참담한 상황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반도체 산업의 경제적 성과는 그동안 삼성전자와 같은 재벌기업이 독식해 왔다. 언론들도 반도체 특별법이 갖는 기후, 환경, 생태, 노동영역에서의 문제점들에 대해 대부분 침묵하고 있다. 그로 인한 가장 큰 희생양은 저임금, 고용불안, 노조할 권리조차 빼앗겨 온 수많은 비정규직 하청 노동자들이다.

하지만, 우월한 갑의 지위에서 하도급 돌려막기로 사실상 노동탄압에 나선 삼성전자의 도발은 성공할 수 없을 것이다. 비정규직 하청노동자들이 이제 진짜 사장과의 교섭만이 자신들의 처지를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자각해 가고 있기 때문이다. 매일 뉴스에서 다루는 삼성전자 주식 현황은 명일지회가 서초사옥 선전전을 시작한 지난 5월과 비교할 때 곱절 상승했지만 하청노동자들의 처지와는 전혀 무관하다.

절박함이 세상을 바꾼다고 했다. 소모품으로 일개미로 취급하며 자신들이 구축한 왕국 내에서 고용과 안전, 처우와 보상 요구를 억압하는 삼성전자의 노동탄압에 맞서 하청노동자들이여 단결하 라.

명일 측 반론
한편, 명일은 법률전문 매체 <로리더>를 통해 "단체협약, 취업규칙, 근로기준법 등 노동관계법령을 준수하고 있다"면서 "계약직 근로자는 근로기준법, 기간제법 등 관계법령에 따라 계약기간이 지나 근로계약이 종료된 사안"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또 명일은 "노동위원회는 명일지회 근로자 5명의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기각했으며, 그 외 노사 쌍방의 법적 절차가 진행 중에 있는 사안"이라며 "명일지회가 주장하는 탄압은 무단결근 5개월의 노조간부에 대해 명일지회 지회장이 참여한 가운데 단체협약 및 취업규칙에 따라 조치된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명일은 "최근 명일지회는 회사를 대상으로 근로기준법, 노조법,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산업안전보건법 등 관계법령 위반을 주장하며 관할 노동관청에 여러 건의 진정, 고발했으나, 모두 '법 위반없음', '혐의없음'으로 종결됐다"면서 "산업안전, 고용승계, 재취업, 근로시간 개선 등 기타에 관한 사항은 명일지회의 일방적인 요구이며, 우리회사와 원청과 무관한 사항"이라고 덧붙였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프레시안, 참세상에도 실립니다. 이 기고글은 이재범 서비스일반노동조합 명일지회장 님이 작성하셨습니다.
#삼성전자 #하청노조 #명일지회 #반도체특별법 #노동탄압
댓글

2007년 황상기 씨의 제보로 반도체 직업병 문제가 세상에 알려진 이후, 전자산업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을 보호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시민단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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