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불편"만 걱정하는 보수언론... "1년 내내 교섭" 공포 조장

조선·중앙·동아, 노란봉투법 시행령에 일제히 '경영 방해' 프레임... '노노 갈등'도 부각

등록 2025.11.25 10:09수정 2025.11.25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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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정 노조법 하위법령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정 노조법 하위법령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정책브리핑 갈무리

하청 노동자의 원청 교섭권을 보장하고 쟁의 행위에 대한 무분별한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이른바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의 시행령 입법 예고를 두고 보수 언론이 일제히 포문을 열었습니다.

25일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등 주요 보수 신문은 약속이나 한 듯 사설을 통해 노란봉투법 시행이 불러올 '대혼란'을 경고하고 나섰습니다. 이들의 주장을 요약하면 "하청 노조까지 원청에 교섭을 요구하면 기업은 1년 내내 교섭과 파업에 시달리다 망할 것"이라는 겁니다.

<조선일보> "1년 내내 교섭하다 시간 다 간다... 기업 발목 잡기"

가장 강경한 목소리를 낸 것은 역시 <조선일보>입니다. <조선일보>는 "수백·수천 하청 노조와 교섭하라는 노란봉투법 시행령"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구체적인 기업 수치를 들어가며 공포감을 조성했습니다.

사설은 "현대자동차의 경우 1차 협력사가 300여 곳, 2·3차까지 포함하면 8500여 개의 하청 업체를 두고 있다. HD현대중공업 2420곳, 삼성중공업 1430곳, 한화오션은 1334곳에 달한다"며 "1년 내내 원청·하청 노조와 교섭하느라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이어 "이들 하청 노조가 원청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하고, 교섭에 응하지 않을 경우 파업을 벌일 수 있다"며 "글로벌 초경쟁 시대에 기업의 발목을 잡아도 정도가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하청 노동자들이 원청에 책임을 묻는 것을 '기업 발목 잡기'로 규정하고, 쟁의 행위 자체를 '경영 방해'로만 바라보는 시각이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11월 25일 조선,중앙,동아일보 노란봉투법 관련 사설 ⓒ 임병도
11월 25일 조선,중앙,동아일보 노란봉투법 관련 사설 ⓒ 임병도 임병도

<중앙일보> "교섭 창구 단일화 훼손... 산업 현장 대혼란"


<중앙일보> 역시 "노사협상 혼란 우려…'노란봉투법' 시행령 재고해야"라는 사설을 통해 기업의 입장을 적극 대변하는 동시에 노조법 개정을 재고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사설은 "기업들은 벌써 긴장하고 있다"며 "예컨대 현대차의 경우 협력사 5000여 곳이 각각 개별 교섭을 요청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겼다"고 우려합니다. 또한 "노동계가 아예 교섭 창구 단일화 제도 폐지를 주장하는 상황은 혼란을 더욱 키운다"면서 "사용자 측은 '교섭 창구 단일화는 유명무실하게 됐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중앙일보>는 "교섭 창구 단일화의 약화가 초래할 기업 부담"을 강조하는 동시에 "노노(勞勞) 갈등", "노조 간 분쟁" 등을 언급하며 파장을 경고했습니다.

<동아일보> "1년 내내 노사 교섭... 노정 관계만 남을 것"

<동아일보> 또한 "'노봉법' 시행령 입법 예고… 노사 '연중 교섭' 상황은 막아야"라는 사설에서 비슷한 우려를 쏟아냈습니다.

사설은 "자동차·조선·건설 등 협력업체가 많은 업종은 한 사업장에서만 수십 개의 교섭 단위가 동시에 나타날 수도 있다"며 " 대기업의 경우 수십, 수백 개의 교섭 대상이 새로 생겨 1년 내내 노사 교섭에 매달려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주장합니다.

또한, 정부의 개입을 비판하며 "개별 기업별로 원청의 사용자성을 판단하고 교섭 단위를 노동위가 판단해 주는 구조다 보니 노사 관계는 사라지고 노정 관계만 남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하청의 절규'는 외면하고 '원청의 불편'만 걱정하는 조중동

25일 자 조중동 사설의 공통점은 '하청 노동자의 현실'은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진짜 사장인 원청이 하청 업체를 바지사장으로 내세워 책임을 회피해 온 구조적 문제는 언급하지 않습니다. 오로지 원청 기업이 겪을 '불편함'과 '비용'만을 걱정합니다.

이는 앞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24일 관련 브리핑에서 "원청 사업장에서 원청의 기자재를 가지고 원청을 통해서 하청노동자가 일한다면 그것이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지배력이 있다면 원청과 교섭을 해야 된다"며 "직접 고용관계가 있는 원청", "사용자성" 등을 강조한 것과 대비됩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실립니다.
#사설 #조중동 #노란봉투법 #노조법 #노노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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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언론 '아이엠피터뉴스'를 운영한다. 제주에 거주하며 육지를 오가며 취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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