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사포스터
뿌리의집
"나는 누구인가"... 평생 안고 산 상처
행사 주최 측은 "한국은 지난 수십 년간 수많은 아동들이 가족의 동의 없이 해외로 입양되는 과정을 겪었다"며 "이는 단순한 과거의 사건이 아니라 현재까지도 피해자들의 삶에 깊은 상처를 남기고 있으며, 국제사회가 규정하는 '인류에 반하는 범죄'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피해자들은 정체성을 잃고 가족과 공동체로부터 단절된 채 평생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안고 살아야 했다. 주최 측은 "피해자들이 평생에 걸쳐 자신의 뿌리와 정체성을 찾아 헤매야 했던 고통은 개인의 비극을 넘어 국가와 사회가 책임져야 할 구조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번 회의 1부에서는 전봉수씨를 비롯해 덴마크로 입양된 마리 루이스 왕(Marie Louise Wang), 프랑스로 입양된 오렐리 투베(Aurélie Touvé), 송용금씨 등 네 명의 생존자가 직접 증언에 나선다. 국가폭력 피해연대 공동집행위원인 이형숙씨가 좌장을 맡아 증언을 진행한다.
이들의 증언은 단순한 개인사를 넘어 한국 현대사의 어두운 단면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경제개발 시대 고아 수출국이라는 오명을 남긴 한국의 해외입양 정책이 얼마나 많은 가족을 갈라놓았는지, 그리고 그 상처가 어떻게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줄 예정이다.
법조계·학계·정치권 총출동
증언에 이어 학계와 법조계의 무게 있는 논의가 진행된다. 이재승 건국대 법학대 교수는 '이행기 정의와 법학방법론: 사실인정과 입증책임을 중심으로'를 주제로 발표한다. 이석태 전 헌법재판관이 좌장을 맡는 이 발표에서는 과거 국가폭력에 대한 법적 책임을 어떻게 규명하고 입증할 것인지에 대한 법학적 접근이 제시될 예정이다.
이어 오후 3시 45분부터는 올리버 드 프로빌 전 유엔강제실종위원회 위원장이 기조발제에 나선다. 드 프로빌 전 위원장은 "한국의 사례는 국제사회가 주목해야 할 중요한 인권 문제"라며 "이번 회의는 국제적 연대와 협력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엔강제실종위원회는 전 세계적으로 강제실종 사례를 감시하고 피해자들의 권리 보장을 촉구해온 국제기구다. 전 위원장이 직접 한국의 사례를 다루기 위해 방한한다는 것은 이 문제가 국제사회에서 얼마나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정부 부처 관계자들과 정면 대면
오후 4시 15분부터는 종합토론이 진행된다. 허상수 전 진실화해위원회 위원이 좌장을 맡고, 장완익 변호사와 함께 복지부, 행안부·경찰, 외교부, 법무부 관계자들이 토론자로 참여한다.
이 자리는 피해자들과 정부 부처 관계자들이 직접 만나는 자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동안 행정적 미비함과 제도적 공백 속에서 방치되어온 문제들을 정부가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구체적인 대책과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특히 복지부는 입양 관련 정책을 총괄하는 부처로서, 행안부와 경찰은 강제실종 사건의 진상규명을 담당하는 기관으로서, 외교부는 해외입양 피해자들의 지원을 담당하는 부처로서, 법무부는 법적 책임과 배상 문제를 다루는 기관으로서 각각의 역할과 책임을 묻는 질문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국회가 제도적 개선 나서야"
남인순 국회의원과 이상식 국회의원은 축사를 통해 국회 차원의 대응 의지를 밝힐 예정이다. 남 의원은 "국회가 이 문제를 외면하지 않고 제도적 개선과 입법적 대응을 통해 피해자들의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할 예정이다.
개회식에서는 피터 뫼러 뿌리의집 공동대표와 김도현 공동대표가 개회사를, 조민호 아동권리연대 대표가 환영사를 맡는다. 뫼러 대표는 "이번 회의는 한국과 국제사회가 함께 진실을 밝히고 피해자들의 존엄을 회복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뿌리의집은 해외입양인들이 자신의 뿌리를 찾고 한국문화를 경험할 수 있도록 돕는 비영리 단체로, 1997년부터 활동해왔다. 덴마크 진상규명 그룹은 덴마크로 입양된 한국인들이 자신들의 입양 과정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만든 단체다.
국제인권법상 중대한 범죄
강제실종과 강제입양은 국제인권법상 중대한 범죄로 규정된다. 유엔총회는 2006년 '모든 사람을 강제실종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국제협약'을 채택했으며, 이 협약은 강제실종을 인류에 반하는 범죄로 규정하고 있다.
대한민국 헌법 제6조 제1항은 "헌법에 의하여 체결·공포된 조약과 일반적으로 승인된 국제법규는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가진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는 국제인권법상의 의무가 국내법과 동일한 효력을 갖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유엔 강제실종위원회는 피해자들의 권리보장을 위해 각국 정부에 진상규명과 제도적 개선을 촉구해왔다. 덴마크, 프랑스 등 해외에서 입양된 피해자들이 직접 증언에 나서는 것은 한국 사회가 더 이상 이 문제를 외면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는 게 주최 측 설명이다.
사회적 관심과 제도적 변화 기대
주최 측은 이번 회의를 통해 네 가지 효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첫째,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공론화해 언론과 사회가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게 하는 것이다. 둘째, 국회와 정부가 입법·행정적 대응을 마련하도록 압박하는 것이다. 셋째, 해외피해자와 국제전문가들이 함께 목소리를 내며 국제적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넷째, 언론보도를 통해 국민적 관심을 높이고 사회적 논의를 촉발하는 것이다.
한분영 덴마크 한국인 진상규명 그룹 공동대표는 회의 진행을 맡아 사회를 보며, 폐회사도 전할 예정이다. 한 대표는 "우리는 더 이상 침묵하지 않을 것"이라며 "한국정부와 사회가 이 문제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구체적인 조치를 취할 때까지 목소리를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회의는 오후 5시 40분까지 진행되며, 누구나 참석 가능하다. 주최 측은 "이번 회의가 피해 생존자들의 목소리를 직접적으로 담아내고, 학계·정치권·국제사회가 함께 논의하는 자리로서 한국 사회가 과거의 진실을 직시하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행사 정보]
일시: 2025년 11월 26일(수) 14:00~17:40
장소: 국회의원회관 제2간담회의실
주관: (사)뿌리의집, 덴마크 진상규명 그룹, 아동권리연대
후원: 남인순·이상식·용혜인·서석배 국회의원
문의:
뿌리의집: 010-8450-3064(피터 뫼러), 010-5444-2451(김도현)
덴마크 진상규명 그룹: 010-3903-8044(한분영)
이메일: info@koroot.online
웹사이트: www.koroot.online / www.danishkorean.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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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영국통신원, <반헌법열전 편찬위원회> 조사위원, [해외입양 그 이후], [폭력의 역사], [김성수의 영국 이야기], [조작된 간첩들], [함석헌평전], [함석헌: 자유만큼 사랑한 평화] 저자. 퀘이커교도. <씨알의 소리> 편집위원. 한국투명성기구 사무총장, 진실화해위원회, 대통령소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투명사회협약실천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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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으로 위장해 해외입양"... 국회서 피해자들 증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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