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대와 충남대가 통합을 추진하자 공주지역 시민의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두 대학은 지난 8월 교수, 직원, 조교, 학생 등 대학 구성원에게 대학 통합 추진 여부를 묻는 찬반 투표를 거쳐 찬성 의견을 끌어냈지만 최근 들어 공주지역의 통합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두 대학은 추후 통합대학 명칭과 대학본부 소재지 확정 등 통합 세부사항을 합의해 나갈 예정이지만 통합 대학명은 충남대, 대학본부는 현 충남대에 두게 될 가능성이 크다. 거점국립대인 충남대가 공주대와 같은 지역 국립대와 통합에 적극 나서는 건 거점대학 중심으로 흡수 통합할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
충남대와 공주대는 재정 규모나 정부 재정 지원 차이가 상당하다. 학생 1인당 교육비만 비교해봐도 충남대는 학생 1인당 교육비가 2300여만 원이지만, 공주대는 학생 1인당 교육비가 1700여만 원이다.
거점국립대인 충남대가 공주대와의 통합을 위해 대학 명칭에 '충남대'를 버리는 건 상상하기 어렵다. 과거 충남대와 공주대가 통합을 시도했을 때도 확정된 통합대학 명칭은 충남대였다. 뿐만 아니라 대학 통합 후 대학의 모든 결정권을 갖는 대학본부도 현 충남대에 두게 될 것이 자명하다.
2025년 현재 대학 입학정원은 약 45만여 명이다. 15년 뒤인 2040년 대학입학 자원인 2022년 출생아 수는 24만9334명으로 대학에 들어갈 학생 수는 지금보다 44%가 줄어든다. 2044년에는 출생아 수가 더 줄어 대학입학 자원은 현재보다 50% 이상 감소한다.
두 대학 통합이 계획대로 된다면 통합대학 학생 수는 약 3만여 명(충남대 1만7천여 명 + 공주대 1만2천여 명), 입학정원은 약 6399명이나 된다. 15년 뒤, 학령인구 대폭 감소 시기가 도래하면 통합대학의 입학정원 6399명 중 최소 50% 이상, 많게는 70%가량 줄어들 수밖에 없다.
단정하긴 어렵지만, 이때 통합대학의 행정과 재정 권한을 가진 대학본부가 소재한 현 충남대를 살리기 위해 공주(현 공주대)는 빈껍데기만 남는 희생양으로 만들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통합 대학본부(현 충남대)는 공주(현 공주대) 캠퍼스 폐지에 가까운 학생 감소 방식으로 즉, 공주의 희생을 바탕으로 현 충남대 캠퍼스는 학생의 감소 없이 정원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현 충남대의 학령인구 감소 타격을 현 공주대가 고스란히 받아 안아 공주캠퍼스는 명맥조차 유지할지 의문이다.
현재 대학 통합을 주도하고 있는 공주대와 충남대 핵심 당사자들은 여러 가지 합의를 통해 어느 한 대학의 일방적인 희생은 없을 거라고 하지만 15년 뒤 절대적인 대학 학령인구 감소 시기에 이러한 '선의'가 작동하긴, 기대하긴 힘들다.
공주의 인구는 올해 10월 기준 10만 명을 턱걸이 하고 있다. 공주대는 전임교원 600여 명, 직원 700여 명, 재학생 1만2천여 명 등 대학 구성원을 합치면 공주시 인구의 10%를 넘는다. 이들의 공주지역 경제 기여도 무시할 수 없다.
서남대, 강원관광대, 동부산대 등이 폐교된 후 지역 경제 위기를 맞았듯이 대학의 폐교는 지역 경제 붕괴와 지역 인구 감소로 이어져 지역 중소 도시의 소멸 위기를 급속도로 키울 우려가 있다.
지역의 소도시가 어려운 경제 상황과 인구 정체로 소멸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공주대가 학령인구 감소와 대학 위기 극복을 위해 내린 결단인 충남대와의 통합 결과로 향후 공주의 발전을 저해하고 공주지역 소멸 위기까지 앞당긴다면 공주의 미래는 암울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공주시민의 미래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공주대와 충남대 통합은 공주시민이 철저히 배제된 상황에서 진행되고 있다. 10여 년 뒤 공주지역의 위기를 가져올 수 있는, 공주대의 일방적 희생을 강요할 결정을 공주대 총장과 교수, 직원, 학생들로만 한다는 건 지역 공동체를 무시하는 주장이다. 더구나 지금 대학 통합을 결정한 공주대 교수, 직원, 학생 중 많은 수는 15년 뒤면 학교를 이미 떠났을 가능성이 크지만, 공주시민은 남아 있다.
학령인구 대폭 감소를 앞둔 상황에서 대학 통합 등 대학 규모 확대 방식으로 지방대학 위기 극복할 수 없다. 작지만 강한, 강소대학을 지향하는 게 맞다. 공주대와 충남대 통합은 공주대가 충남대로 흡수 폐교되는 것으로 반드시 공주지역의 위기를 가져올 것이다. 공주시민이 공주대와 충남대 통합, 공주대의 흡수 폐교를 반드시 막아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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