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산시의회 가선숙 의원
서산시의회
"버스 놓치면 장보기 포기"… 통계로 드러난 고립
충남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서산시 내 '쇼핑 약자'는 872명에 달하며, 팔봉·부석·고북·운산면 등은 이미 식품 접근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고위험 지역'으로 분류된다. 가 의원은 "버스를 놓치면 그날 장보기를 포기해야 하는 것이 우리 농촌 어르신들의 현실"이라며 현장의 절박함을 전했다.
그러나 이러한 지적에 대한 서산시 집행부의 인식은 현장과 큰 괴리를 보이고 있다. 시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동형 슈퍼 도입에 대해 "사업 주체의 초기 투자비와 운영비를 시가 보조해야 하는 구조라 검토 단계에서 논의가 멈췄다"며 사실상 난색을 표했다.
특히 논란이 되는 대목은 시의 현실 인식이다. 시 측은 "요즘은 대부분 택배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고, 버스를 타면 5분 거리에 마트가 있어 (이동형 슈퍼의) 실효성이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디지털 기기 사용에 서툰 고령층이나 거동이 불편한 교통약자가 대다수인 농촌의 현실을 도외시한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당진·서천은 뛰는데 서산만 '제자리걸음'
전문가들은 식품 사막 문제를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경제 논리로만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온라인 배송은 신선식품의 접근성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대면 접촉을 통한 돌봄 기능 등 사회적 가치를 대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인근 지자체의 행보는 서산시와 대조적이다. 당진시와 서천군은 이미 국·도비를 확보해 시범사업을 가동 중이다. 더욱이 지난해 이연희 충남도의원(서산)의 발의로 관련 조례가 통과되어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었음에도, 정작 서산시는 첫 단추조차 끼우지 못하고 있다. "서산 출신 도의원이 시동을 건 정책이 정작 서산에서는 멈춰 서 있는 셈"이라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단순 판매 넘어선 '복지 플랫폼' 전환 필요
가 의원은 이날 대안으로 ▲이동형 슈퍼를 건강·돌봄·문화 서비스와 결합한 '복지 플랫폼'으로 확장 ▲주민 참여형 유통 복지 조례 제정 ▲시 자체 예산을 통한 '서산형 모델' 시범 운영 등 3단계 해법을 제시했다. 이는 예산 효율성만을 따지는 시의 시각을 '복지적 접근'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요구다.
이동형 슈퍼는 단순한 판매 차량이 아니라, 고립된 농촌 노인들의 안부를 묻는 창구이자 최소한의 사회 안전망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서산시가 예산 효율성이라는 낡은 잣대를 거두고, 소외된 주민들의 생활권 보장을 위한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보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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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께 택배 권하는 서산시, '식품 사막' 걷어낼 의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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