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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박앱의 '할인 쿠폰'에 숨겨진 불공정행위

안하면 망하고, 하면 적자... 독점 숙박앱의 '광고 딜레마'

등록 2025.11.27 09:56수정 2025.11.27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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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택시를 타고 약속장소로 갑니다. 네이버로 검색한 맛집에 갑니다. 배민으로 배달된 야식을 먹고, 쿠팡 새벽배송으로 받은 준비물을 아이에게 들려 학교에 보냅니다. 구글로 다운받은 앱으로 결제를 하고 유튜브와 넷플릭스로 TV를 대신합니다. 이미 '네카쿠배(네이버·카카오·쿠팡·배민)'가 우리 삶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이들 '플랫폼 기업'들은 막대한 고객정보를 바탕으로 맞춤형 광고를 보여주고 클릭을 유도합니다. 알고리즘을 이용해 검색순위를 조작하고 경쟁회사에 불이익을 줘 시장에서 퇴출시킵니다. 처음엔 무료서비스로 시작하지만 시장이 점령되면 유료서비스로 바꾸고 다른 서비스를 끼워팝니다. 유럽연합을 비롯한 세계 각국이 '플랫폼법'을 만드는 이유입니다.

한국에도 '온라인 플랫폼법'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중소상인, 노동자, 소비자, 시민사회단체들이 현장의 목소리를 이야기하고, 온라인 플랫폼법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만들기 위해 연속기고를 연재합니다.[기자말]
공정위, '야놀자''여기어때'의 거래상지위 남용 제재 공정거래위원회 박정웅 제조업감시과장이 8월 12일 정부세종청사 공정위 기자실에서 입주업체(모텔)가 비용 부담한 할인쿠폰 중 미사용분에 대해 야놀자, 여기어때 등 플랫폼 사업자가 임의로 소멸시킨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히고 있다. 과징금액은 야놀자 5억4000만 원, 여기어때 10억 원이다.
▲공정위, '야놀자''여기어때'의 거래상지위 남용 제재 공정거래위원회 박정웅 제조업감시과장이 8월 12일 정부세종청사 공정위 기자실에서 입주업체(모텔)가 비용 부담한 할인쿠폰 중 미사용분에 대해 야놀자, 여기어때 등 플랫폼 사업자가 임의로 소멸시킨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히고 있다. 과징금액은 야놀자 5억4000만 원, 여기어때 10억 원이다. 연합뉴스

지난 8월 공정거래위원회는 2020년 사단법인 대한숙박업중앙회(이하 '중앙회')가 야놀자(현 놀유니버스, 이하 '야놀자')와 여기어때를 불공정행위로 신고한 사건에 대해 5년 만에 결정을 내렸다. 해당 결정 자체는 환영할 만하지만, 지나치게 늦어진 판단이 숙박앱 시장의 자유로운 경쟁을 촉진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공정위가 자율규제를 이유로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동안 국내 숙박앱 시장에서 야놀자와 여기어때의 지위는 더욱 공고해졌고, 숙박업소들은 이들 플랫폼을 사용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내몰렸다.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하기 어려운 시장 구조 역시 확고해졌다.

공정위의 이번 심결은 야놀자와 여기어때가 '광고+쿠폰' 패키지 상품을 판매하면서 쿠폰 비용을 입점업체가 부담하게 해놓고, 자체 약관을 근거로 사용되지 않은 쿠폰을 '정산 완료'로 처리하여 소멸시킨 행위가 문제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이러한 행위는 공정거래법 제45조 제1항 제6호의 거래상지위남용에 해당하며, 특히 '불이익제공'과 '경영간섭' 요건을 충족한다고 판단했다.

2017년경부터 본격적으로 광고상품을 판매해 온 야놀자와 여기어때는 중개수수료 10%를 이미 부담하고 있던 입점업체들에게 추가적인 광고비까지 부담하게 했고, 이는 업체들의 경영 압박을 초래했다. 이에 중앙회는 해당 구조가 부당하다고 보고 공정위에 신고하며 사회적 문제로 공론화했다.

신고 뒤 시정조치 처분까지 5년 걸렸는데, 지나치게 낮은 과징금 처분

실제로 소비자들의 숙박업소 선택에서 '쿠폰 할인'은 매우 중요한 요소였다. 이러한 점을 인식한 두 플랫폼은 쿠폰을 광고상품과 결합하여 판매함으로써 입점업체가 사실상 광고비 외에도 쿠폰비용을 추가 부담하도록 만들었다.

야놀자는 '내주변쿠폰 광고'를 통해 광고비의 10~25% 상당을 쿠폰으로 지급했고, 여기어때는 'TOP 추천 광고'에서 광고비 400만 원 중 약 30%에 해당하는 110여만원을 쿠폰 형태로 제공했다. 그런데 광고기간 종료 후 남은 미사용 쿠폰을 입점업체에 환불해주거나 이월하지 않고 그대로 소멸시킨 것이 이번에 위법으로 판단된 핵심이다.


공정위는 미사용 쿠폰 소멸을 위법으로 판단했을 뿐 아니라, 할인쿠폰 발급 방식·요일·금액·횟수 등을 내부 규칙으로 일방적으로 정한 행위 역시 위법하다고 보아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했다. 그러나 야놀자가 약 12억 원, 여기어때가 약 359억 원 규모의 미사용 쿠폰 금액을 소멸시킨 것으로 파악된 점을 고려하면, 각각 5억 4000만 원과 10억 원에 불과한 과징금은 지나치게 낮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입점업체들이 집단소송을 추진하고 있으나, 개별 피해액이 크게 보이지 않는 데다 소멸된 쿠폰 내역의 파악이 어려워 실질적인 피해 회복 가능성은 높지 않다. 결국 솜방망이 수준의 제재로 가장 큰 이익을 본 것은, 막대한 내부적 이익을 얻으면서 시장 지배력도 강화한 두 플랫폼 사업자들이다.


플랫폼 기업은 입점사업자를 '상생 파트너'로 바라봐야

야놀자·여기어때와 중앙회 간 갈등은 과도한 중개수수료·광고비 문제를 중심으로 오래 지속되어 왔다. 양대 플랫폼 체제로 굳어진 시장 구조에서 숙박업소들은 "광고를 하지 않으면 망하고, 광고를 하면 적자"라고 토로할 정도로 구조적 압박을 받고 있다. 광고상품 외에도 실질적 독립 운영 여부가 불분명한 브랜드호텔 문제, 객실형 상품의 정산 투명성, 플랫폼 내에서만 사용 가능한 포인트 지급 구조 등 다양한 쟁점이 존재한다.

숙박앱 시장은 배달앱 시장과 달리 해결의 실마리가 비교적 명확할 수 있다. 입점업체 수가 약 3만 개로 한정되어 있고, 대한숙박업중앙회를 중심으로 관리·조정이 가능한 구조라는 점은 소수의 플랫폼 사업자에 의해 시장이 일방적으로 좌우되지 않을 근거가 될 수 있다. 두 플랫폼의 불공정행위가 지속된다면 숙박업계가 다시 한 번 자체 플랫폼 개발이라는 대안을 검토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시장 참여자를 언제든지 교체 가능한 '착취의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구조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 숙박앱 시장이 장기적으로 성장하고 안정적인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플랫폼 사업자들이 입점업체를 단순한 비용 전가의 대상이 아닌 '함께 시장을 만들어가는 파트너'로 바라보는 전환이 필요하다. 공정하고 균형 잡힌 거래 구조를 마련할 때에만 숙박앱 시장은 진정한 의미의 상생과 지속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덧붙이는 글 글쓴이는 이주한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변호사 입니다.
#숙박앱 #야놀자 #여기어때 #온라인플랫폼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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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는 정부, 특정 정치세력, 기업에 정치적 재정적으로 종속되지 않고 독립적으로 활동합니다. 2004년부터 유엔경제사회이사회(ECOSOC) 특별협의지위를 부여받아 유엔의 공식적인 시민사회 파트너로 활동하는 비영리민간단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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