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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자금으로만 9억... 의원들의 통 큰 씀씀이 정치 컨설팅의 세계

[2024년 정치자금 봉인 해제] 정치 컨설팅, '패키지'부터 '매달 자문'까지 다양...세부 내용 확인 어려운 경우도 다수

등록 2025.11.28 06:56수정 2025.11.28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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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전경.
국회 전경. 유성호

국회의원 활동이란 곧 '선택'의 연속이다. 어떤 일정을 소화할 것인가? 어떤 메시지를 어떤 톤으로 낼 것인가? 선거 포스터는 어떤 콘셉트로 뽑을 것인가? SNS 전략은 어떻게 할 것인가? 때로는 그 하나의 선택이 정치인으로서의 생명을 좌우하기도 한다.

그래서 이 복잡하고 어려운 '정무적' 판단과 '정치적' 선택을 의원 개인이 오롯이 감내하는 경우는 드물다. 당 혹은 의원들끼리 상의하는 경우도 많지만, 정무를 담당하는 수석보좌관을 포함해 보좌진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는 일도 흔하다. 특히나 선거 같은 민감한 시기가 다가오면 '외부' 전문가의 조언을 구하게 된다. 선거를 앞두고 소위 말하는 '컨설팅'의 시즌이 찾아오는 것이다.

2024년은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있던 해이다. 국회에 남고 싶은 의원들, 국회로 진입하고 싶은 후보자들 모두 절실하게 조언과 자문을 구한다. 2024년 한 해 동안 정치자금으로 컨설팅 비용을 지출한 의원은 총 42명으로, 전체 액수는 9억 293만 5000원이었다. 의원 1인당 평균적으로 2150만 원 가량 지출한 셈이다.

하지만 이 전략과 조언에 지출되는 '컨설팅 비용'은 대부분 하나의 뭉텅이 항목으로 기재됐다. 실제로 어떤 서비스에 사용됐는지 확인하기 어려워 제도 개선 필요성이 제기된다.

'패키지' 박수영 6540만 원... '컨설팅' 이준석·조승환 5000만 원

'컨설팅'이 포함된 단일 횟수 최다지출자는 박수영 국민의힘 국회의원(재선, 부산 남구)이었다. 박 의원은 2024년 6월 7일 ㈜폴리컴에 6540만 원을 지출했다. 명목은 "선거 미납금 지출"이었고, 세부 항목으로는 "선거공보, 벽보, 컨설팅 비용"이라고 적시했다. 선거 공보물과 벽보 등 출력 비용이 '패키지'로 묶이면서 높은 금액이 나온 것이다.

박수영 의원실은 <오마이뉴스>의 질의에 "3가지 항목이 함께 묶이면서 금액이 높게 나온 것"이라며 "컨설팅 비용만 따로 산정하면 그렇게 크지 않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다만, 구체적으로 컨설팅 비용에 어느 정도 지출했는지, 선거를 앞두고 어떤 컨설팅을 받았는지에 대해서는 회신하지 않았다. 박 의원은 2024년 4월 19일에도 "선거운동 준비 비용-컨설팅 비용-정책개발 컨설팅 비용" 명목으로 같은 회사에 1870만 원을 지출했다.


이성권 국민의힘 의원(재선, 부산 사하구 갑)도 비슷한 경우였다. 이 의원은 2024년 6월 11일 "홍보물 제작 및 정책개발 컨설팅"이라며 총 6000만 원을 5000만 원과 1000만 원으로 나누어 지출했다. 같은 해 4월 21일에도 "선거운동 준비 비용-컨설팅 비용-정책개발 컨설팅 비용"으로 4500만 원을 지출했다. 총 1억500만 원 지출로, 2024년 컨설팅 비용을 지출한 의원을 통틀어 가장 높은 액수이다.

다만, 이성권 의원실은 "하반기에 쓴 6000만 원은 의원 '자산'에서 지출한 것으로 처리했다. 의원 개인이 사용한 금액"이라고 밝혔다. 정치자금 사용 내역에는 일단 포함됐지만, 실제로는 후원금이 아니라 의원 사비를 썼다는 취지이다. 또한 "해당 항목 중 2000만 원 이상은 의정보고서, 벽보 등의 인쇄비"였다며 "실제 컨설팅에 소요된 비용은 그보다 훨씬 적다"라고 해명했다.


이 의원실은 실제 의원이 받는 '컨설팅' 내용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설명했다. "기본적인 선거 마스터 플랜에 대한 자문과 조언을 받는다. 선거 구도를 어떻게 짤 것인지, 지역구 동별 맞춤 정책은 어떤 게 좋을지 등을 논의한다"라며 "해당 업체에서 지역구 유권자들의 사전 정치의식 조사도 실시하기 때문에, 후보자의 호감도와 PI(Personal Identity) 개선 전략 자문도 컨설팅을 받았다. 당연히 정책개발도 포함된다"라고 설명했다.

'패키지'가 아니라 '컨설팅'에만 한정했을 때 가장 지출이 많은 의원은 이준석 개혁신당 국회의원(초선, 경기 화성시 을)과 조승환 국민의힘 의원(초선, 부산 중구·영도구)이었다. 두 사람 모두 '선거운동 준비 비용-컨설팅 비용'으로 5000만 원을 지출했다. 이 의원은 3월 29일 ㈜엠아이엔컨설팅에, 조 의원은 4월 24일 ㈜폴리컴에 비용을 지불했다. <오마이뉴스>는 구체적으로 어떤 종류의 조언을 받았는지 수차례 질의했으나 모두 회신받지 못했다.

1회성 아니라 매달 자문 받기도... 이소영 8회 3300만 원, 이건태 14회 3740만 원

 국회의원 정치자금 수입, 지출 보고서.
국회의원 정치자금 수입, 지출 보고서. 오마이뉴스 권우성

대부분의 의원이 국회의원 총선거 전후로 집중해서 컨설팅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반해, '횟수'가 눈에 띄는 의원들도 있었다.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재선, 경기 의왕시·과천시)은 2024년 총선 전인 1~3월에는 매월 1일 550만 원을 오투앤컴퍼니에 지출했다. 총선 이후인 8~12월에는 역시 매달 1일 혹은 2일에 330만 원씩 같은 회사에 지불했다. 2024년 한 해 동안 총 8회에 걸쳐 3300만 원을 컨설팅 비용으로 쓴 것이다.

이소영 의원실은 <오마이뉴스>에 "실제로 매달 컨설팅 업체 직원들과 의원실에서 전략 회의를 진행하면서 정무적인 조언을 받고 있다"라고 밝혔다. 비용의 차이에 대해서는 "선거 전에는 빈도가 더 많아서 비용도 더 나갔고, 선거 후에는 한 달에 회의를 하는 횟수를 줄여서 비용도 덜 나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지출 횟수가 가장 많은 것은 같은 당의 이건태 의원(초선, 경기 부천시 병)이었다. 오투앤컴퍼니에 14회에 걸쳐 3740만 원을 지불했다. 4월 22일에 '선거운동 준비 비용-컨설팅 비용-정책 개발 컨설팅 비용 지출'이라며 1100만 원을 지출했고, 이후 13번에 걸쳐 '일부 지급' '잔액 지급' 등의 이유로 추가 지불했다.

이건태 의원실은 <오마이뉴스>에 "매월 의정 보고서를 발간하면서 컨설팅을 받고 있다"라고 전했다. "카드 뉴스도 만들고 있고, 수시로 제작되는 온라인 홍보물이 많다"라며 "정책은 물론이고, 토론회라든가, 공약 실천 상황, 지역구 프로그램 기획과 운영에서도 도움을 받고 있다"라고도 부연했다. "포스터와 현수막, 자료집 제작까지 수시로 세부적인 의뢰를 할 게 많아서 매달 정액식으로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라는 이야기였다.

4월에 1100만 원을 지불한 데 대해서는 "선거의 모든 것은 기획 아니겠느냐"라며 "상대 후보의 비판에 맞서서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같은 정무적인 부분부터, 공보와 홍보까지 묶어서 전략을 짰다"라고 했다. "세부적인 선거운동 일정까지도 모두 '기획'의 일환이다 보니, 4월에는 컨설팅 비용이 그렇게 책정됐다"라고 설명했다.

세부자료 제출은 법적 의무사항 아냐...국힘 '폴리컴'·민주당 '오투앤컴퍼니' 쏠림

국회의원들이 정치자금으로 컨설팅 비용을 쓰는 것은 모두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이뤄지는 지출이다. 여야와 선수를 막론하고 많은 의원이 '컨설팅'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정치자금이 아니라 의원 사비로 이를 지출하는 이들까지 합하면 숫자는 훨씬 늘어난다.

한 익명의 야당 관계자는 "의원실마다 중시하는 게 다르고,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에 '컨설팅'을 통해 받는 서비스 종류도 제각각"이라며, "선거 준비를 하면서 기획과 홍보가 따로 가기 보다는 하나의 큰 전략 아래에서 움직이는 게 좋기 때문에, 의원실 입장에서도 전문 컨설팅 업체에 '통으로' 맡기는 게 여러모로 편하다"라고 부연했다.

다만, 지출액수가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을 오갈 정도로 큰 데 반해, 정치자금 지출 자료에는 하나의 항목으로 묶여 있다 보니 세부적으로 어떻게 쓰이는지에 대한 검증이 어려운 구조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오마이뉴스>에 "정치자금법에 따라 세금계산서와 지출 내역 등을 제출받고 있다"라며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언론사에 전달되는 자료보다는 더 상세한 내용들을 받아보고 있다"라고 전했다. 또한 "기본적으로 선관위에서도 의원실 회계보고에 의아한 부분이 있으면 추가적인 증빙자료를 요구하기도 하고, 외부에서도 사본 열람이나 이의 신청을 통해서 정치자금 사용내역에 선관위 조사를 요구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많은 의원실에서 상세한 자료를 함께 제출하고 있지만, 세부자료의 경우 법적 의무가 아니다 보니 일부 의원실의 경우에는 첨부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라고 전했다.

또 하나의 흥미로운 점은 업체 선정의 '쏠림' 현상이었다. 다양한 업체들의 이름이 정치자금 사용내역에서 확인됐지만, 여당 의원 중에서는 광주광역시에 소재한 '(주)오투앤컴퍼니'에, 야당 의원들 중에서는 부산 출신 대표가 꾸려 가는 '(주)폴리컴'에 컨설팅을 의뢰하는 경우가 많았다.

(주)폴리컴에는 김은혜, 김철민, 박수영, 서범수, 이성권, 정연욱, 조경태, 조승환, 하태경 등 9명이 정치자금을 지출했는데, 김철민 의원을 제외하고 전원 국민의힘 소속이다. 총 25건, 4억 741만2500원이다. (주)오투앤컴퍼니는 박지혜, 이건태, 이소영 등 민주당 의원 3명이 정치자금을 지출했고, 총 29건, 1억670만 원이었다.

한 여당 의원실 관계자는 "다른 민주당 의원실로부터 추천을 받아서 업체를 골랐다"라면서 "정치자금을 허투루 쓸 수는 없다 보니 무작정 비싼 업체를 고를 수도 없고, 그렇다고 검증되지 않은 업체와 일할 수도 없지 않겠느냐?"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다른 의원실에서 '이 업체와 일해봤는데 좋더라' '가성비가 괜찮더라' 같은 평판을 참고해서 업체를 선정했다"라고 전했다.

다른 야당 의원실 관계자는 "워낙 유명한 업체이고, 경력도 20년 이상 된 곳이다 보니까 확실히 '검증'된 곳 아니겠느냐?"라며 "주변의 여러 의원실에서 해당 업체와 일해보고 '실력이 있다'라고 이야기하더라. 그래서 우리 의원실에서도 해당 업체에 의뢰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의원 #정치자금 #컨설팅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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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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