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의원 정치자금 수입, 지출 보고서.
오마이뉴스 권우성
대부분의 의원이 국회의원 총선거 전후로 집중해서 컨설팅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반해, '횟수'가 눈에 띄는 의원들도 있었다.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재선, 경기 의왕시·과천시)은 2024년 총선 전인 1~3월에는 매월 1일 550만 원을 오투앤컴퍼니에 지출했다. 총선 이후인 8~12월에는 역시 매달 1일 혹은 2일에 330만 원씩 같은 회사에 지불했다. 2024년 한 해 동안 총 8회에 걸쳐 3300만 원을 컨설팅 비용으로 쓴 것이다.
이소영 의원실은 <오마이뉴스>에 "실제로 매달 컨설팅 업체 직원들과 의원실에서 전략 회의를 진행하면서 정무적인 조언을 받고 있다"라고 밝혔다. 비용의 차이에 대해서는 "선거 전에는 빈도가 더 많아서 비용도 더 나갔고, 선거 후에는 한 달에 회의를 하는 횟수를 줄여서 비용도 덜 나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지출 횟수가 가장 많은 것은 같은 당의 이건태 의원(초선, 경기 부천시 병)이었다. 오투앤컴퍼니에 14회에 걸쳐 3740만 원을 지불했다. 4월 22일에 '선거운동 준비 비용-컨설팅 비용-정책 개발 컨설팅 비용 지출'이라며 1100만 원을 지출했고, 이후 13번에 걸쳐 '일부 지급' '잔액 지급' 등의 이유로 추가 지불했다.
이건태 의원실은 <오마이뉴스>에 "매월 의정 보고서를 발간하면서 컨설팅을 받고 있다"라고 전했다. "카드 뉴스도 만들고 있고, 수시로 제작되는 온라인 홍보물이 많다"라며 "정책은 물론이고, 토론회라든가, 공약 실천 상황, 지역구 프로그램 기획과 운영에서도 도움을 받고 있다"라고도 부연했다. "포스터와 현수막, 자료집 제작까지 수시로 세부적인 의뢰를 할 게 많아서 매달 정액식으로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라는 이야기였다.
4월에 1100만 원을 지불한 데 대해서는 "선거의 모든 것은 기획 아니겠느냐"라며 "상대 후보의 비판에 맞서서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같은 정무적인 부분부터, 공보와 홍보까지 묶어서 전략을 짰다"라고 했다. "세부적인 선거운동 일정까지도 모두 '기획'의 일환이다 보니, 4월에는 컨설팅 비용이 그렇게 책정됐다"라고 설명했다.
세부자료 제출은 법적 의무사항 아냐...국힘 '폴리컴'·민주당 '오투앤컴퍼니' 쏠림
국회의원들이 정치자금으로 컨설팅 비용을 쓰는 것은 모두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이뤄지는 지출이다. 여야와 선수를 막론하고 많은 의원이 '컨설팅'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정치자금이 아니라 의원 사비로 이를 지출하는 이들까지 합하면 숫자는 훨씬 늘어난다.
한 익명의 야당 관계자는 "의원실마다 중시하는 게 다르고,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에 '컨설팅'을 통해 받는 서비스 종류도 제각각"이라며, "선거 준비를 하면서 기획과 홍보가 따로 가기 보다는 하나의 큰 전략 아래에서 움직이는 게 좋기 때문에, 의원실 입장에서도 전문 컨설팅 업체에 '통으로' 맡기는 게 여러모로 편하다"라고 부연했다.
다만, 지출액수가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을 오갈 정도로 큰 데 반해, 정치자금 지출 자료에는 하나의 항목으로 묶여 있다 보니 세부적으로 어떻게 쓰이는지에 대한 검증이 어려운 구조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오마이뉴스>에 "정치자금법에 따라 세금계산서와 지출 내역 등을 제출받고 있다"라며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언론사에 전달되는 자료보다는 더 상세한 내용들을 받아보고 있다"라고 전했다. 또한 "기본적으로 선관위에서도 의원실 회계보고에 의아한 부분이 있으면 추가적인 증빙자료를 요구하기도 하고, 외부에서도 사본 열람이나 이의 신청을 통해서 정치자금 사용내역에 선관위 조사를 요구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많은 의원실에서 상세한 자료를 함께 제출하고 있지만, 세부자료의 경우 법적 의무가 아니다 보니 일부 의원실의 경우에는 첨부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라고 전했다.
또 하나의 흥미로운 점은 업체 선정의 '쏠림' 현상이었다. 다양한 업체들의 이름이 정치자금 사용내역에서 확인됐지만, 여당 의원 중에서는 광주광역시에 소재한 '(주)오투앤컴퍼니'에, 야당 의원들 중에서는 부산 출신 대표가 꾸려 가는 '(주)폴리컴'에 컨설팅을 의뢰하는 경우가 많았다.
(주)폴리컴에는 김은혜, 김철민, 박수영, 서범수, 이성권, 정연욱, 조경태, 조승환, 하태경 등 9명이 정치자금을 지출했는데, 김철민 의원을 제외하고 전원 국민의힘 소속이다. 총 25건, 4억 741만2500원이다. (주)오투앤컴퍼니는 박지혜, 이건태, 이소영 등 민주당 의원 3명이 정치자금을 지출했고, 총 29건, 1억670만 원이었다.
한 여당 의원실 관계자는 "다른 민주당 의원실로부터 추천을 받아서 업체를 골랐다"라면서 "정치자금을 허투루 쓸 수는 없다 보니 무작정 비싼 업체를 고를 수도 없고, 그렇다고 검증되지 않은 업체와 일할 수도 없지 않겠느냐?"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다른 의원실에서 '이 업체와 일해봤는데 좋더라' '가성비가 괜찮더라' 같은 평판을 참고해서 업체를 선정했다"라고 전했다.
다른 야당 의원실 관계자는 "워낙 유명한 업체이고, 경력도 20년 이상 된 곳이다 보니까 확실히 '검증'된 곳 아니겠느냐?"라며 "주변의 여러 의원실에서 해당 업체와 일해보고 '실력이 있다'라고 이야기하더라. 그래서 우리 의원실에서도 해당 업체에 의뢰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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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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