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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행정처 본분 망각"... 임종헌, 2심서 '직권남용' 유죄 범위 확대

1심과 같은 징역 2년·집행유예 선고... 일부 혐의 유무죄 뒤집혀, 재판 개입 핵심 혐의는 또 무죄

등록 2025.11.27 17:22수정 2025.11.27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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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른바 '사법농단'의 최상위 실행자로 지목돼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27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사건 항소심 선고공판을 마친 뒤 청사를 떠나고 있다. 2025.11.27 [공동취재]
이른바 '사법농단'의 최상위 실행자로 지목돼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27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사건 항소심 선고공판을 마친 뒤 청사를 떠나고 있다. 2025.11.27 [공동취재] 연합뉴스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벌어진 '사법농단 사건'의 핵심 인물인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항소심에서도 유죄를 선고받았다. 재판 개입 핵심 혐의는 또 무죄였고, 일부 혐의의 유무죄가 뒤집혔다.

서울고등법원 형사12-1부(홍지영 재판장)은 27일 오후 2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받는 임 전 차장에게 징역 2년·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1심과 형량은 같지만, 일부 혐의가 무죄에서 유죄로 뒤집면서 유죄 범위가 확대됐다. 재판부는 임 전 차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 가면을 판 판매자에게 법적 책임을 부과하기 위해 법원행정처 심리관에게 관련 문건을 작성하게 한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1심에선 무죄였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박근혜에게 유리한 정보, 자료를 제공하려는 현실적인 의도 아래 법률 자문을 제공할 목적으로 법적 검토 문건을 작성, 지시한 것으로 직권 남용에 해당한다"고 봤다.

국제인권법연구회 와해 방안을 2016년과 2017년에 걸쳐 법원행정처 심리관에게 검토해 보고서 작성을 지시한 혐의, 진보 성향 '우리법연구회' 출신 박아무개 판사의 서울중앙지방법원 단독판사회의 의장 선거 당선을 막기 위해 박 판사의 성향을 뒷조사하고 다른 판사의 출마를 도왔다는 혐의 역시 무죄에서 유죄로 뒤집혔다.

각급 법원 공보관실 운영비를 부당 집행해 비자금으로 조성한 혐의의 경우, 적용 법리가 바뀌었다. 앞서 1심은 '업무상 배임'으로 유죄 판단했는데, 항소심에서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국고손실)으로 유죄 판단이 내려졌다. 임 전 차장이 "회계 책임자로서 예산 집행을 지도·감독할 의무가 있었다"는 것이다.

1심에서 유죄 판결이 났지만 무죄로 파기된 혐의도 있다. ▲법원행정처 개입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허위 해명자료를 작성·행사하고 ▲기획재정부 공무원을 기망해 공보관실 운영비 예산이 반영된 예산안을 편성하도록 하고 국회의원들의 예산안 심사를 방해한 혐의 등이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남다른 열정과 추진력으로 장기간 사법 행정 사무를 수행해왔지만 정책 목표를 추진하는 데 몰입한 나머지 원칙과 기준을 위배해 직무를 수행하기에 이르렀다"며 "법관이 다른 국가 권력이나 외부 세력으로부터 간섭, 영향을 받지 않고 공정한 재판을 할 수 있게 보장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다하는 (법원행정처의) 본분을 망각하고 사법부의 정치적 중립성이라는 국민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임 전 처장은 이날 선고 후 취재진에게 "아직 재판 중이고 피고인이기 때문에 재판 관련 말씀은 안 드리는 게 도리라고 생각한다"는 말을 남기고 법원을 빠져나갔다.

1·2심 모두 재판 개입 핵심 혐의 무죄


한편, 임 전 차장은 법원의 위상을 강화하는 '상고법원' 추진에 대한 정부의 협조를 얻기 위해, 박근혜 정부의 관심사였던 일제 강제징용 및 위안부 피해자의 손해배상 소송과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댓글 사건' 재판에 개입하는 등 30개 혐의를 받아 지난 2018년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지난해 2월 10개의 혐의만 유죄로 판단했다. 일제 강제징용·원세훈 전 국정원장 댓글 사건 재판, 판사 블랙리스트 작성 등 주요 혐의를 두고 "법원행정처 차장이 일선 재판에 개입할 권한 자체가 없다"고 보고 무죄로 판단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의 관련성도 없다고 봤다. 이날 항소심 재판부 역시 "공모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임종헌 #사법농단 #법원행정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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