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월 3일 저녁 윤석열 대통령의 기습 비상계엄 선포 직후 여의도 국회에 투입된 계엄군의 모습이 국회CCTV에 생생하게 기록되었다.
국회CCTV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핵심은 세 가지다.
첫째, 헌법은 계엄 발동을 엄격히 규정하고 있지만 12·3은 그 기본을 무너뜨렸다.
둘째, 비선 중심의 의사결정이다. 민주주의의 핵심은 공개성과 책임성인데, 당시 결정 과정은 그와 정반대였다.
셋째, 국민을 주체로 보지 않은 통치 철학이다. 계엄은 본래 국가 위기 대응 수단이지만, 그날은 국가 권력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통제 도구로 변질돼 있었다. 문제의 본질은 권력이 국민 위에 서려고 했다는 데 있다.
그렇다면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
첫째, 깨어있는 시민의 지속적 조직화다. 민주주의는 개인의 선의가 아니라 시민의 집단적 힘이 지킨다. 지역 자치의 활성화, 숙의 민주주의 확대, 학교·공공기관의 민주주의 교육 강화는 권력의 오만을 예방하는 민주적 안전장치이다.
둘째, 공직사회의 '생각하는 문화'가 필요하다. 부당한 명령을 거부할 수 있는 윤리, 권한보다 책임을 우선하는 조직 문화, 내부 이의제기 제도 강화 등이 이를 뒷받침해야 한다. 광산구는 시민에게 설명하는 행정, 시민이 요구하기 전에 움직이는 행정을 통해 이러한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셋째, 중앙 권력의 절차적 통제를 더욱 엄격히 해야 한다. 계엄 발동 요건의 명문화, 국회의 통제권 강화, 비선 의사결정 차단 장치 마련, 군 작전권과 정보 체계에 대한 민주적 통제 확대가 필요하다. 민주주의는 "좋은 사람에게 권력이 가면 괜찮다"는 믿음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절차와 견제라는 구조적 안전망이 있어야만 유지된다.
민주주의는 저절로 지켜지는 것이 아니라, 시민과 공동체가 스스로 지키는 것이다. 나는 행정의 자리에서 늘 "행정은 관계이고, 관계는 신뢰이고, 신뢰는 투명함에서 나온다"고 말해왔다. 계엄과 같은 반헌법적 위기는 투명함이 사라질 때 발생한다. 민주주의는 스스로 굳건해 보일 때 가장 위험하며, 스스로 안전하다고 믿을 때 가장 허약해진다.
12·3을 잊는 것은 또 다른 12·3을 부르는 일이다. 기억하고, 성찰하고, 바꾸는 노력만이 민주주의를 지켜낼 수 있다.
1년이 지난 지금, 광산구는 더욱 깨어 있다. 광산구는 단순한 행정구역을 넘어 깨어있는 시민의 힘으로 지역을 지키는 민주주의의 최전선이다. 우리는 다시 묻는다. 그날의 위험을 끝냈는가, 아니면 잊고 있는가. 광산구는 잊지 않을 것이다. 지방정부의 한 축으로서, 이런 반헌법적 사태가 다시는 발붙이지 못하도록 민주주의의 가장 낮고 넓은 자리에서 끝까지 지켜낼 것이다.

▲ 박병규 광주광역시 광산구청장.
광산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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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계엄 1년, 깨어 있는 시민의 힘이 민주주의를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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