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위중인 유족들
이형숙
유족들이 이처럼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한 것은 그동안 정부의 대응이 형식적이고 미온적이었다는 판단 때문이다. 유족들은 "정부는 매번 조사하겠다, 대책을 마련하겠다고만 말할 뿐 실제로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비판했다.
한 유족은 "우리는 수없이 면담을 요청했고, 답변을 기다렸다"며 "하지만 돌아온 것은 관료적인 답변과 회피뿐이었다. 이제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고 토로했다.
특히 유족들은 사고 조사 과정의 불투명성과 정보 공개의 부족을 강하게 문제 삼았다. "우리는 단순히 보상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 왜 우리 가족이 그렇게 떠나야 했는지, 그 진실을 알고 싶을 뿐"이라는 것이 유족들의 공통된 심정이다.
시민사회·전문가들도 연대 의사 밝혀
유족들의 투쟁에 시민사회단체들도 연대 의사를 밝히고 나섰다. 여러 시민단체들은 성명을 내고 "유족들의 정당한 요구를 지지하며, 정부는 즉각 성실한 답변과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항공안전 전문가들 역시 이번 참사를 계기로 항공안전 시스템 전반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한 전문가는 "대형 항공사고는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시스템의 허점이 누적된 결과"라며 "근본적인 안전관리 체계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법조계에서도 유족들의 권리를 보장하고 철저한 진상규명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참사 피해자들의 권리 보호와 정확한 사실관계 규명이 법치주의의 기본이라는 것이다.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농성... "끝까지 싸울 것"
유족들의 농성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유족들은 "우리의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이 자리를 지킬 것"이라며 장기 농성 의지를 분명히 했다.
노숙농성이라는 힘든 투쟁 방식을 선택한 만큼 유족들의 신체적·정신적 부담도 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족들은 "이미 가족을 잃은 우리에게 더 이상 두려울 것은 없다"며 "우리가 포기하면 진실은 영원히 묻힐 것"이라고 말했다.
한 유족은 "우리는 단지 유족으로서의 권리를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번 참사가 마지막 항공사고가 되도록,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싸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유족들의 요구에 어떻게 응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유족들은 "정부가 진심을 보여준다면 우리도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다"면서도 "하지만 형식적인 면피용 대응이라면 결코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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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영국통신원, <반헌법열전 편찬위원회> 조사위원, [해외입양 그 이후], [폭력의 역사], [김성수의 영국 이야기], [조작된 간첩들], [함석헌평전], [함석헌: 자유만큼 사랑한 평화] 저자. 퀘이커교도. <씨알의 소리> 편집위원. 한국투명성기구 사무총장, 진실화해위원회, 대통령소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투명사회협약실천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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