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초·재선 의원들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비상계엄 1년, 성찰과 반성 관련 기자회견을 열어 "집권 여당의 국회의원으로서 비상계엄을 미리 막지 못한 책임을 통감한다"며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사진 왼쪽부터 김재섭, 진종오, 유용원, 김소희, 조은희, 배준영, 김용태, 이성권, 엄태영, 안상훈, 고동진, 권영진, 박정하 의원).
유성호
"국민께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
13명의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이 고개를 숙이고 5초가량 움직이지 않았다. 카메라 플래시가 쏟아졌다. 이들은 3일 오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공동입장문을 낭독하고 12.3 비상계엄에 사과했다. 장동혁 당 대표가 사실상 사과를 거부하며 당 안팎의 후폭풍이 거센 가운데 나온 자발적 반성문이었다(관련 기사:
반성 아닌 '내란 옹호' 택한 국힘... 장동혁 "의회 폭거 막기 위한 계엄" https://omn.kr/2g9b7).
의원들은 이날 세 번에 걸쳐 90도로 허리를 숙였다. 이들이 내건 현수막에는 "비상계엄 1년, 성찰과 반성, 뼈를 깎는 혁신으로 거듭나겠다"라고 쓰여 있었다. 하지만, 107명의 의원 중 연서명에 참여한 건 25명뿐이었다. 이들 중 상당수는 개인 명의로도 사과 및 반성 입장을 이미 표명한 이들이었다(관련 기사:
지도부 대신 고개 숙인 국힘 의원들 "계엄 1년, 이유 불문 사과" https://omn.kr/2g9cc). 낭독을 마친 의원들은 별도의 질의응답 없이 자리를 떠났다.
"비상계엄, 자유민주주의 부정하고 짓밟은 반헌법적·반민주적 행동"
▲ 비상계엄 사과한 국민의힘 초·재선 의원 "반헌법적 행위였다" ⓒ 유성호
이날 먼저 마이크를 잡은 건 재선의 이성권 국회의원(부산 사하갑)이었다. 이 의원은 "오늘 우리는 12.3 비상계엄 1년을 맞으면서 비상계엄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그동안 우리의 잘못을 반성하고 국민께 사죄드리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12.3 비상계엄은 우리 국민이 피땀으로 성취한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고 짓밟은 반헌법적·반민주적 행동이었다"라며 "이로 인해 대한민국의 국격은 추락하고, 우리 국민은 커다란 고통과 혼란을 겪어야만 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시 집권여당의 국회의원으로서 책임을 통감하면서 국민께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라는 이야기였다.

▲ 국민의힘 초·재선 의원들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비상계엄 1년, 성찰과 반성 관련 기자회견을 열어 "집권 여당의 국회의원으로서 비상계엄을 미리 막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면서 국민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성찰과 반성 그리고 뼈를 깎는 혁신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사진 왼쪽부터 유용원, 김소희, 조은희, 배준영, 김용태, 이성권, 엄태영, 안상훈 의원).
유성호
그는 "물론 당시 거대 야당의 입법 폭주와 줄 탄핵 등으로 인해 정상적인 국정운영이 어려웠고,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위협받는 현실을 타개할 필요가 있었음을 이해하고 있다"라면서도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헌법과 법률의 틀 내에서 정치를 통해 해결해야 할 문제였지 군대와 경찰을 동원한 비상계엄이라는 극단적인 방식으로 해결해서는 결코 안 될 일이었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지금 국민들께서는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정권의 폭주와 실정을 우려하고 비판하시면서도, 동시에 야당인 국민의힘을 준엄하게 꾸짖고 계시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우리는 불법적인 비상계엄과 이로 인한 대통령 탄핵 그리고 대선 패배에 이르기까지 국민의 뜻을 온전히 받들지 못한 우리들의 과오를 반성하고 국민께 사죄드리면서 뼈를 깎는 변화와 혁신으로 거듭나겠다는 다짐을 국민 앞에 드린다"라고 밝혔다.
"헌법재판소 결정 존중, 윤석열 비롯한 비상계엄 세력과 단절할 것"
초선의 김용태 국회의원(경기 포천시·가평군)이 낭독을 이어갔다. 김 의원은 "첫째, 저희는 12.3 비상계엄을 미리 막지 못하고 국민께 커다란 고통과 혼란을 드린 점에 대해 당시 집권 여당의 일원으로서 거듭 국민 앞에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라고 재차 사과했다.
그리고 "둘째, 저희는 12.3 비상계엄을 위헌 위법한 것으로 판결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존중하고, 윤석열 전 대통령을 비롯한 비상계엄을 주도한 세력과 정치적으로 단절할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라고 선언했다. 헌법재판소 결정 승복, 윤석열과의 단절을 명시적으로 밝힌 것이다.
마지막으로 "셋째, 저희는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견인하고, 국민의 삶을 보살피는 민생정당, 정책 정당, 수권정당으로 당 체질을 바꾸고, 재창당 수준의 정당혁신을 이루어 내겠다"라고 약속했다.
그는 "이제 저희는 과거에 대한 반성과 성찰 그리고 용기 있는 단절을 바탕으로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겠다"라며 "뼈를 깎는 변화와 혁신으로 국민께 다시 '희망'을 드릴 수 있는 정당으로 거듭나겠다. 저희의 앞날을 지지하고 응원해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라고 호소했다.

▲ 국민의힘 초·재선 의원들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비상계엄 1년, 성찰과 반성 관련 기자회견을 열어 "집권 여당의 국회의원으로서 비상계엄을 미리 막지 못한 책임을 통감한다"며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유성호
이날 이름을 올린 한 의원은 <오마이뉴스>에 "이 정도 숫자 모으는 것도 쉽지 않았다"라며 "더 많은 의원이 함께했다면 좋았겠지만, 이 정도라도 모인 것에 만족한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 1년 동안 이런 정도 수준의 선언도 합의하지 못했는데, 이제라도 반성하며 단절을 이야기할 수 있었다"라며 "이런 상황에서 장동혁 대표의 오전 메시지가 그렇게 나와서 많이 안타깝다"라고 전했다.
이날 연서명에 참여한 국민의힘 국회의원 명단은 아래와 같다.
고동진 권영진 김건 김성원 김소희 김용태 김재섭 김형동 박정하 박정훈 배준영 서범수 송석준 신성범 안상훈 안철수 엄태영 우재준 유용원 이상휘 이성권 정연욱 조은희 진종오 최형두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15
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공유하기
고개 숙인 13명의 국힘 의원들... "과오 반성, 국민께 사죄"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