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의 수업 장면 과학은 정답이 아닌 질문을 배우는 과정이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송민규
교실에는 이제 인공지능이 자연스럽게 들어왔다. 리포트를 분석하고, 실험 데이터를 정리하고, 질문을 생성한다. 피셔는 기술 변화를 이렇게 말한다.
"현실 세계의 일이 기계 속으로 옮겨가면서 실제 세계에서는 사용하지 않았을 기능들이 점점 생기게 되었다."(223쪽)
기계는 인간의 일을 단순히 '대체'하는 존재가 아니라, 인간의 사고방식을 '변형'시키는 존재에 가깝다. 그렇다면 교육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학생들이 기술을 단순히 '사용'하는 기능에 머물지 않고, 기술과 과학 뒤에 숨겨진 해석의 구조를 이해하도록 돕는 일. 그것이 지금 학교가 맡아야 할 새로운 역할일 것이다.
그래서 지금, 과학은 어디로 흐르는가
이 책은 과학의 역사를 따라가며 결국 하나의 지점으로 돌아온다. 과학은 미래를 점치는 도구가 아니라, 미래를 바라보는 시선을 만들어주는 인문학이라는 사실이다. 책을 덮고 나서 다음 날,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얘들아, 과학은 정답을 찾는 공부가 아니라, 세상을 어떤 언어로 이해할지 선택하는 일이야."
과학을 '문제집의 정답'으로만 배운 학생들은 세상을 한 가지 방식으로만 이해하게 된다. 반대로 과학을 '해석의 언어'로 배우는 학생들은 모르는 세계 앞에서도 주저하지 않는다. 그 태도가 결국 미래를 만드는 힘이다.
<과학은 미래로 흐른다>는 단순한 과학 역사서도, 기술 교양서도 아니다. 이 책은 '세계와 인간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라는 질문을 아주 정교한 언어로 밀어붙이는 철학적 과학서이다. 그리고 이 책은 지금 대한민국 교육 현장에 꼭 필요한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어떤 과학적 세계관을 가진 시민을 길러낼 것인가?"
과학은 미래로 흐른다. 그리고 교육은 사람에게 흐른다. 그 둘을 잇는 다리는 결국, 교사인 우리가 어떤 언어로 세계를 가르칠 것인가에 달려 있다.
과학은 미래로 흐른다 - 빅뱅부터 현재까지, 인류가 탐구한 지식의 모든 것
에른스트 페터 피셔 (지은이), 이승희 (옮긴이),
다산사이언스(다산북스),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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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과학 교사인 내가 정답 대신 가르치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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