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9 이태원 참사 3주기 기억식 10.29 이태원 참사 3주기 기억식이 10월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이정민
"저도 아들을 키우는데 지한(이태원 참사 희생자)이 엄마, 여기 오신 (다른 유가족과 시민) 분들에게 너무 죄송하고, 제가 몸이 너무 안 좋고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어서 (중략) 일단 이 자리를 빌려 모든 분께 죄송하지만 제가 아들 앞에서 가정이 파괴될 정도로..."
이태원 참사 시민분향소 등 공개된 장소에서 수차례 희생자·유가족에게 망언을 일삼아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는 이아무개(70대)씨가 병환과 "아들"을 거론하며 변명을 이어가자 방청석에서 고성이 터져 나왔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항소1부(반정우 부장판사)는 4일 오후 4시 명예훼손·사자명예훼손 혐의를 받는 이씨의 항소심 첫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법정 방청석에 동석한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 시민 10여 명은 이씨의 발언을 듣고 "사죄가 아니라 변명이다", "여기가 당신 놀이터인 줄 아나?", "그만하라고 했지 않나"라고 강하게 항의했다.
1심서 집행유예... 유가족 "더 엄히 처벌해야"
피고인 이씨는 2022년 12월부터 약 두 달간 네 차례에 걸쳐 불특정 다수의 행인들이 있던 서울 용산구 이태원 참사 시민분향소, 신자유연대 집회 무대, 유튜버 인터뷰, 광장 등에서 희생자 고 이지한씨와 그의 어머니 조미은씨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씨는 수차례 공개된 장소에서 마이크를 잡은 채로 "(고 이지한씨가) 이태원 참사 사망자 명단에 없다"고 허위사실을 유포면서 "시체팔이", "애미XX", "유가족이 아니"라고 말했다. 이씨는 지난 4월 1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60시간을 선고받았다. 이후 이씨와 검찰 모두 항소했으나, 이씨는 도중 항소를 취하했다. 이날도 이씨는 항소 여부를 묻는 재판부의 질문에 "저는 (항소를) 안 한다고 했다"라고 답했다.
유가족 조씨는 이날 재판부의 발언 허가에 따라 증인석에 앉아 자필로 적은 A4용지 다섯 장짜리 진술서를 일어내려갔다. 조씨는 "제 심장을 칼로 난도질 당하는 느낌이었다. 직접적으로 현장에서 누군가에게 처음 당하는 일이었기에 마치 어제 일어난 일인 듯 지금도 또렷하며, 눈만 감으면 그날의 기억이 환청으로 저를 현재까지도 괴롭히고 있다"라면서 피해가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 이○○이라는 사람은 제 아들과 제 가슴에 용서 받을 수 없는 말로 비인간적이고도 살인적인 폭언을 퍼부었다"며 "입에 담을 수 없는 끔찍한 말들은 제 가슴을 갈기갈기 찢어놓았고 결국 저는 쓰러져 하루 3알씩 꼬박 10일 동안을 30알의 진통제를 먹은 후에야 겨우 일어날 수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더해 조씨는 "존경하는 재판장님, 피해자인 제가 죽을 것 같다고, 고통스럽다고, 주먹으로 맞아야만 아픈 게 아니라고 호소하고 있다"며 "피해자가 얼마나 고통스러운지를 끊임없이 증명해 내야 하는 사회는 정상인 것인가. 저같이 2차 가해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는 피해자들이 줄어들 수 있도록 내가 (피해의) 마지막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 용기를 내어 이 법정에 나왔다"라면서 울음을 터트렸다.
그러면서 "남녀노소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1심보다 엄한 처벌이 내려져야 또 다른, 어쩌면 당장 내일 있을지도 모를 2차 가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며 "부디 더 큰 범죄로 이어질 수 있는 2차 가해자들의 악행에 용기를 주지 말아 주시라"라고 호소했다.
조씨가 말을 이어가는 동안 이씨는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판사가 "이○○ 피고인도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면 하세요"라고 말하자, 이씨는 자리에서 일어나 방청석을 보면서 "여기 오신 분들에게 죄송하다", "엄마의 마음을 마음껏 위로해주고 싶다"면서 말했지만 대부분의 발언 시간을 "나도 힘들다"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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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렴치에 들끓은 항의... 이태원 유족에 망언하더니 재판서 "제 아들" 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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