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산시가 특별회계 예산을 편성하면서 지방재정법이 정한 한도를 수십 배 초과해 예비비를 책정해온 사실이 시의회 감사 과정에서 공식적으로 드러났다.
문수기 의원 제공
서산시가 특별회계 예산을 편성하면서 지방재정법이 정한 한도를 수십 배 초과해 예비비를 책정해온 사실이 시의회 예산심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구체적인 사업 계획 없이 예산 총액의 90% 가까이를 '묻지마 예비비'로 묶어두는 위법한 관행이 수년째 지속된 것으로 확인돼, 시 재정 운용의 투명성과 의회 예산 심의권이 심각하게 훼손됐다는 지적이다.
지난 3일 서산시의회 문수기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제310회 제2차 정례회 본예산 심사에서 '간월도관광지조성사업특별회계' 등 다수의 특별회계가 지방재정법 제43조 제1항을 위반해 예비비를 과다 편성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법정 한도는 425만 원인데… 실제론 3억 7500만 원 편성
문 의원에 따르면, 2026년도 간월도관광지 조성사업 특별회계의 예산 총액은 약 4억 2500만 원이다. 현행 지방재정법과 시행령은 예비비를 '예측할 수 없는 지출'에 대비해 예산 총액의 1% 이내로 계상하도록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법대로라면 예비비는 약 425만 원을 넘을 수 없다.
그러나 서산시가 편성한 해당 특별회계의 예비비는 무려 3억 7500만 원에 달한다. 전체 예산의 약 88%가 용처가 불분명한 예비비로 잡혀 있는 것으로, 법정 한도를 88배나 초과한 기형적인 구조다.

▲ 문수기 의원
서산시대
문 의원은 심사 과정에서 "예비비는 긴급 지출을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여야 하는데, 예산의 80~90%를 예비비로 잡아두는 것은 사실상 예산을 '빈 껍데기'로 만드는 행위"라고 질타했다.
이어 "관광과뿐만 아니라 다른 부서들의 특별회계에서도 동일한 문제가 발견된다"며 "이는 구체적인 사업비 산정이나 집행 계획이 부실하다는 증거이자, 집행부가 의회의 통제를 받지 않고 예산을 임의로 전용할 여지를 남겨두는 꼼수"라고 지적했다.
특히 문 의원은 이번 본예산 심사에 앞서 지난달 말 열린 '2025년도 제4회 정리추경'에서도 이미 같은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당시 시 집행부는 위법성을 인정하며 "2026년 본 예산에 편성된 위법 예비비는 내년 1회 추경에서 정리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법인 줄 알면서도 당장의 본예산에는 관행대로 올리고, 나중에 고치겠다는 식의 '선(先) 위법 후(後) 수습' 태도를 보인 것이다.
문 의원은 "부득이한 사정이 있더라도 명백한 법령 위반을 관행처럼 답습하는 것은 시급히 시정되어야 한다"며 "이번 지적을 계기로 서산시 특별회계 예산 편성의 적법성과 투명성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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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88%가 비상금? 서산시, 법정한도 수십 배 '위법 예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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