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팔레스타인 여성들이 가자 지구 중부 누세이라트의 식사 배급소에서 냄비와 프라이팬을 들고 기다리는 모습을 담은 사진. 2025.6.4.
AFP=연합뉴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에 따르면, 2024년 현재 동예루살렘을 포함해 서안 지구 곳곳에 퍼져 있는 정착촌에 73만 명 이상의 정착민이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들 정착민이 주변에 살고 있는 팔레스타인인에게 총을 쏘고, 그들의 집과 올리브 나무에 불을 지르는 등 폭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OHCHR은 2025년 11월 14일 '점령지 서안 지구: 팔레스타인 주민을 향한 이스라엘인의 폭력 증가는 중단되어야 합니다'라는 제목의 보도 자료를 발표하고, 아래와 같이 우려를 표했습니다.
이번 주 점령지 서안 지구에서 복면을 쓴 이스라엘 정착민 무리가 방화 공격을 감행하는 모습은 혐오스러우며,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폭력이 더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유제품 공장 습격과 배달 트럭 및 주택 방화 등 이번 공격으로 여러 명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이스라엘 여론조사기관 지오카토그래피지식그룹은 2025년 3월 유대계 이스라엘인 1,005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했고, 이스라엘 언론 <하레츠>가 조사 결과를 보도하였습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2%가 가자 지구 주민의 추방을 지지했으며, 56%는 팔레스타인계 이스라엘 시민의 추방을 찬성했습니다. 이 수치는 2003년 조사 당시 추방 지지율이 각각 45%와 31%였던 것에 비해 급격히 증가한 것입니다.
2025년 9월 16일, 영국 <가디언>은 '우리의 제노사이드: 이스라엘인들은 가자 전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제목의 취재 영상을 유튜브에 게시했습니다. 기자 매튜 캐슬이 가자 지구와 그리 멀지 않은 도시 텔아비브 거리에서 마주친 이스라엘 사람을 취재한 것입니다.
매튜가 시장에서 만난 한 여성에게 인스타그램 같은 데서 굶주리는 가자 어린이의 사진을 보지 않았냐고 묻자, 그녀는 '가자우드Gazawood'라고 말했습니다. 가자우드는 할리우드에 빗댄 말로, 가자 사람들이 국제적인 관심을 끌려고 일부러 굶주리는 모습을 연출했다는 식의 표현입니다. 이어 그녀는 가자 사람이 고통받는 건 하마스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다른 한 남성과의 인터뷰에서 매튜가 '가자에 있는 여성이나 어린이 같이 무고한 사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그는 '가자에 무고한 사람은 없습니다'라며, '어린이는 자라면 테러리스트나 살인자가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하레츠>와 <가디언>의 보도는 이스라엘이 벌이는 학살과 파괴가 정치권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지배 민족에 속한 다수의 유대계 이스라엘인이 자국의 행위를 지지하는 것은 물론이고, 피지배 민족인 팔레스타인인을 혐오하고 있는 것입니다.
팔레스타인에서 벌어지는 학살을 보면서 '이스라엘은 도대체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걸까요?'라고 질문하는 분이 계십니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자면 정치, 경제 등 여러 요인이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팔레스타인인을 혐오하는 이스라엘인의 정서나 감정 상태 또한 중요한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국가는 교육을 통해 이스라엘인에게 유대인 우월주의와 아랍인에 대한 편견을 심어주고, 정치와 언론은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대중의 혐오를 부추깁니다. 이런 정서 상태의 시민들은 국가에 더 많은 폭력을 요구하거나, 시민 개개인이 폭력의 주체가 되기도 하는 것입니다.
어쩌면 이스라엘의 국가와 시민이 팔레스타인인을 향한 혐오를 연료로 태우며 달려가는 기관차가 되어버렸는지도 모릅니다. 내부에서 일어나는 심각한 균열이나 외부에서 가해지는 큰 압력 없이는 멈출 수 없는 혐오의 기관차.
- 평화운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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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압이 있는 곳에 자유가, 전쟁이 있는 곳에 평화가 깃들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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굶주리는 가자 어린이에 관한 질문, 이스라엘 시민의 충격적인 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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