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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지원은 투자, 사회기업 투자는 반시장?

미래를 위한 투자 '사회연대경제'

등록 2025.12.08 14:26수정 2025.12.08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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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민석 국무총리가 20일 경기도 여주시 구양리 '마을 태양광 발전소'를 방문, 발전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2025.11.20
김민석 국무총리가 20일 경기도 여주시 구양리 '마을 태양광 발전소'를 방문, 발전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2025.11.20 연합뉴스

지난 9월 국무회의. 이재명 대통령이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에게 "왜 100개밖에 못 합니까? 마음먹고 하면 수백 개라도 할 수 있는 거 아닌가요?"라는 질문을 던졌다. '햇빛소득마을'로 알려진 여주 구양리 모델을 두고 한 말이다.

역시 지난 9월, 안산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을 찾은 기획재정부 차관은 "인구 고령화로 의료·돌봄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의료사협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돌봄파산'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돌봄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의료복지사협이라는 모델을 주목한 것이다.

새정부 초기, '위스테이 별내'라는 사회주택을 찾은 국정기획위원회 위원들은 "이건 LH도 못 하고, 국토부도 못 한다"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세 사례의 공통점은 그 주체가 협동조합이라는 점이다. 이처럼 협동조합을 포함한 사회연대경제는, 정부는 더디고 시장은 외면하는 분야에서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

흔히 현대 사회를 '복합위기 시대'라고 한다. 기후위기와 돌봄위기, 지역소멸, 양극화 등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극단적 문제들이 하나도 아니고 여러 개가 한꺼번에 닥친다는 의미다. 이 위기는 시장의 이윤만을 좇으며 달려왔던 우리 사회가 이 방식만으로는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고 보내는 빨간불이다.

이전에 없던 문제는 이전에 없던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그중 하나가 사회연대경제다. 사회연대경제는 영리와 비영리적 성격을 동시에 가지는 '하이브리드' 속성이 가장 큰 특징이다. 지금 우리 사회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방식인 사회연대경제를 하나의 대안으로 인정하고, 이를 활성화하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 일각의 주장이 아니다. 세계적 흐름이다.

사회연대경제는 세계적 흐름


UN은 지난해 4월, 뉴욕에서 열린 제77차 총회에서 '사회연대경제 활성화를 위한 결의안'을 채택하면서 사회연대경제가 사회 위기에 대응하는 효과적 수단임을 강조하고, 재정투입·공공조달·금융서비스확대 등 사회연대경제 활성화를 위한 제도 정비를 권고했다. UN뿐만이 아니다. ILO(국제노동기구),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EC(유럽연합 집행위원회) 등 주요 국제기구들은 최근 2~3년 동안 집중적으로 사회연대경제 활성화와 각국의 제도 정비를 촉구하고 나섰다.

그러나 같은 시기, 윤석열 정부는 사회연대경제 정책을 크게 후퇴시켰다. 예산은 90%이상 삭감했고, 기획재정부에 있던 사회적경제과와 협동조합과를 통합하여 지속가능경제과로 축소했다. 중앙정부의 정책 변화는 지방정부에도 도미노 효과를 불러왔다. 각종 중간지원조직이 사라지고 현장에는 한파가 몰아쳤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사회연대경제 성장 촉진을 위한 당정협의회에서 전성환 대통령비서실 경청통합수석비서관, 복기왕 민주당 사회적경제위원회 위원장 등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25.11.20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사회연대경제 성장 촉진을 위한 당정협의회에서 전성환 대통령비서실 경청통합수석비서관, 복기왕 민주당 사회적경제위원회 위원장 등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25.11.20 연합뉴스


다행히 새로 들어선 이재명 정부는 사회연대경제를 국정 과제로 채택하고, 기본사회와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동력으로 삼겠다고 선언했다. 이후 주무부처를 행정안전부로 옮기고 정책을 총괄할 사회연대경제국 신설을 발표하는 등 사회연대경제 정책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필요한 것이 단순히 예산을 늘리고 정책을 추가하는 정도가 아니라 법체계를 정비하는 일이다. 윤석열 정권이 사회연대경제를 벼랑으로 내몰았던 일도 결국은 법적 근거가 없었기 때문에 정권 입맛에 따라 정책을 휘두른 결과다.

여전히 이념 들먹이는 모습 반복

지금 사회연대경제 현장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법은 사회연대경제기본법(이하 '사경기본법')이다. 사경기본법은 사회연대경제의 정의와 기본원칙·범위를 규정하고, 기본계획 수립, 실태조사와 통계작성, 중간지원조직 운영, 사회연대경제위원회와 한국사회연대경제원 설립, 사회연대경제발전기금 설치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사경기본법은 이미 19대 국회부터 21대 국회까지 계속 발의되어 왔다. 그러나 사회연대경제를 사회주의 정책이라 비판하는 국민의힘이 번번이 가로막았고, 사회연대경제의 주무부처인 기재부조차 반대를 하면서 국회 기획재정위 문턱조차 넘지 못했다. 이번 22대 국회에서도 본 의원이 낸 안을 포함하여 모두 9개의 사회연대경제기본법안이 발의되었다.

지난 11월 20일에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법안 공청회가 있었는데 안타깝게도 여전히 이념을 들먹이는 모습이 반복되었다. 국제사회가 힘을 모으는 정책에 이념의 굴레를 덧씌우는 것은 우리 사회의 미래를 어둡게 하는 일이라는 점에서 반드시 중단되어야 한다.

주요 반대 논리 중 또 하나는 정부가 기업을 지원하는 것은 시장 원리에 반하고,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다. 이는 정부 정책에 대한 이해 부족이나 편견에서 비롯된 결과다. 이미 정부는 오래전부터 대기업, 중소기업을 가리지 않고 수많은 지원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재명 정부는 AI 산업을 키우기 위해 내년에만 10조 원 투자 계획을 발표했고, 윤석열 정부도 반도체 산업에 26조 원 지원 계획을 수립한 바 있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을 통해 중소기업과 벤처기업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왜 대기업이나 벤처기업을 지원하는 것은 투자이고, 사회연대경제 기업을 지원하는 것은 낭비인가? 대기업은 대기업대로, 사회연대경제는 사회연대경제대로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 각각의 역할이 있고, 정부는 이들이 온전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서로 다른 정책 목표를 가지고 지원할 책무가 있다.

다시 강조하건대, 복합위기 시대를 살아내야 하는 우리에게 사회연대경제는 중요한 대안이자, 미래를 위한 투자다. 법 제정을 통해 사회연대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만드는 것은 미래세대에 대한 우리의 책무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 유성호

#사회연대경제 #협동조합 #복합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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