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6개월 성과 간담회 강훈식 비서실장이 지난 7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 정부 6개월 성과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별감찰관 임명 문제가 다시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습니다. 최근 불거진 인사 청탁 의혹이 기폭제가 됐습니다.
논란의 발단은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김남국 대통령실 디지털소통비서관 사이의 문자 메시지였습니다. 문 부대표가 김 비서관에게 인사 청탁성 문자를 보냈고, 김 비서관이 이를 강훈식 비서실장과 김현지 제1부속실장에게 전달하겠다고 답한 정황이 언론에 포착됐습니다.
논란이 확산되자 김남국 비서관은 사의를 표명했고, 대통령실은 이를 즉각 수리했습니다. 이후 지난 7일 대통령실은 자체 감찰 결과 실제 강훈식-김현지 실장에게 전달된 것은 없다고 해명했지만, '친명계' 핵심 인사들이 거론된 만큼 파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8일 "최근 발생한 '훈식이형'(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 '현지누나'(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 사건만 보더라도 특별감찰관 추천을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며 "즉각 특별감찰관 추천 절차에 들어갈 것을 민주당에 강력히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어 "대통령 지시라면 팥으로 메주를 쓰라 해도 따르던 민주당이 유독 특별감찰관 임명만은 지금껏 뭉개고 있다"면서 "대통령은 립서비스를 하고 민주당은 알아서 뭉갠 것이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대통령실 "국회가 추천해달라"… 공은 국회로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7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성과 보고 기자간담회에서 이 문제에 대해 입을 열었습니다. 그는 "앞으로 이런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엄정한 공직 기강을 확립하겠다"면서 국회를 향해 "빨리 (특별감찰관 후보자를) 추천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특별감찰관 임명을 추진하라고 지시한 바 있습니다. 강 실장 역시 "꼭 임명하겠다는 것이 대통령실 입장"이라며 "국회가 추천해주면 그분을 모셔 투명하고 올바르게 대통령실을 이끄는 데 도움을 받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대통령의 거듭된 지시에도 불구하고 실제 임명 절차는 지지부진한 상황입니다.
특별감찰관 임명은 대통령의 의지만으로는 불가능합니다. 국회가 3명의 후보자를 추천해야 대통령이 그중 1명을 임명할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열쇠는 사실상 국회 다수당인 민주당이 쥐고 있습니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대통령실의 추천 요청에 대해 "현재 입장은 없고 상황을 보겠다"며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이를 두고 집권 여당 입장에서 대통령 측근을 감시하는 특별감찰관의 존재는 부담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일각에서는 민정수석실 산하 공직기강비서관실의 감찰 기능과 특별감찰관 업무가 겹친다는 점을 임명 지연의 이유 중 하나로 꼽기도 합니다. 하지만 현재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을 맡고 있는 전치영 변호사가 과거 '버닝썬 사건' 공범을 변호한 이력이 있어, 내부 감찰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유명무실해진 특별감찰관 제도, 왜?
특별감찰관 제도는 대통령의 배우자 및 4촌 이내 친족, 수석비서관 이상 공무원을 감찰하기 위해 2014년 도입됐습니다. 하지만 제도가 멈춰 선 결정적 계기는 2016년 8월, 당시 이석수 초대 특별감찰관과 청와대의 정면충돌 사태였습니다.
당시 우병우 민정수석에 대한 감찰 내용 유출 의혹이 일자, 청와대는 "중대한 위법"이라며 이 감찰관을 몰아세웠습니다. 이 감찰관은 "내가 사퇴해야 하냐"며 '사퇴 불가' 방침으로 버텼지만, 결국 한 달 뒤 임기 3년의 절반도 채우지 못한 채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이 사태는 강제수사권 없는 특별감찰관이 영부인이나 수석비서관 등 '살아있는 권력'을 감찰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무리라는 회의론을 불러왔습니다. 결국 이 감찰관 사퇴 이후 제도는 껍데기만 남은 채 문재인·윤석열 정부를 거치며 9년째 멈춰 서 있습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당선 직후인 2017년 5월, 국회에 후보자 추천을 요청하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당시 문 전 대통령은 "특별감찰관이 법률상 기구로 이를 적정하게 운영할 의무가 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청와대와 여당은 "특별감찰관과 공수처의 기능이 중복될 우려가 있다"는 논리를 댔고, 결국 임기 5년 내내 감찰관은 임명되지 않았습니다.
윤석열 정부도 비슷했습니다. 출범 초기에는 임명 의지를 보였지만, 이내 "기존 수사기관이 기능을 대체할 수 있다"며 흐지부지됐습니다. 정치권에서는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과 명품백 수수 논란 등 '사법 리스크'가 특별감찰관 임명을 주저하게 만든 원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여당에서 임명을 추진하려 했으나, 12·3 비상계엄 사태 등으로 논의 자체가 실종되기도 했습니다.
역대 정권마다 '투명한 감찰'을 약속했지만, 막상 정권을 잡으면 자신들을 겨눌 칼날을 쥐여주기 꺼리는 모양새입니다. 그러나 대통령 친인척과 측근 비리는 정권을 흔들거나 무너뜨리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합니다. 특별감찰관 제도의 한계와 무용론이 문제라면, 비리를 감시할 실질적 대안을 마련하거나 제도를 정비하는 논의를 시작해야 합니다. 그것이 아니라면 과감히 국민 앞에 약속한 공약을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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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언론 '아이엠피터뉴스'를 운영한다. 제주에 거주하며 육지를 오가며 취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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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째 빈자리 '특별감찰관', 결국 공은 국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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