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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육성, 통일교 재판에 등장 "일정 어레인지하고 싶다"...윤석열·펜스 회동 직전

[전성배 5차 공판] 2022년 대선 전후 9개 녹음파일 재생 ...2월 11일 나 의원, 통일교 부회장과 통화

등록 2025.12.09 14:52수정 2025.12.0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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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가평군에 위치한 통일교 천정궁(왼쪽)과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경기도 가평군에 위치한 통일교 천정궁(왼쪽)과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권우성·남소연

[기사 보강 : 9일 오후 5시 50분]

건진법사 전성배씨의 재판에서 2022년 대선 직전 나경원 의원과 통일교 관계자의 '일정 조율' 통화 녹음파일이 재생됐다. 나 의원은 윤석열·펜스 만남 이틀 전 이뤄진 이 통화에서 "제가 일정을 어레인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최근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민주당과도 접촉했다"고 진술하며 김건희 특검팀(민중기 특검)을 항햔 국민의힘의 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처음으로 당 중진인 나 의원의 육성이 공개된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는 9일 오전 전씨의 다섯 번째 공판을 열었다. 전씨는 2022년 4~7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 현안을 청탁받으며 건네받은 샤넬백, 그라프 목걸이 등을 김건희에게 전달한 혐의(특경법상 알선수재) 등으로 지난 9월 8일 구속기소됐다.

이날 재판에서는 지난 2022년 1~9월 대선을 전후해 윤 전 본부장, 이아무개 전 통일교 부회장, 전씨 등이 ▲ 통일교가 주최하는 행사 등을 매개로 여야 대선 후보 측에 접촉하고 ▲ 윤석열 당선 뒤 통일교의 청탁 전달을 위해 모의하는 내용 등이 담긴 9개의 녹음파일이 현출됐다. 이 과정에서 2022년 2월 11일 이 전 부회장이 나 의원과 통화한 녹음파일이 공개되기도 했다.

해당 녹음파일에는 나 의원이 이 전 부회장에게 통일교가 관여하는 행사의 일정을 문의하고 장소 변경, 윤석열(당시 후보) 참석 등을 상의하는 듯한 내용이 담겼다. 나 의원은 이 전 부회장에 구체적으로 "제가 조금 일정을 가운데서 어레인지(조정)해줄 수 있으면 좋겠다", "(장소를) 제3의 장소나 우리 당사에서 했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내기도 했다.

나경원 : 어쨌든 통일교에서 초청해서 오신 거잖아요.
이 전 부회장 : 네 맞습니다.

나경원 : 그러니까 통일교에서 약간 일종의 핸들링(관리)을 할 수 있는 게 있는 건가?
이 전 부회장 : 일정 전체에 대한 핸들링을, 한 번 이야기를, 우리 쪽에서도 이제 모시고 온 분들하고 얘기를 나눠봐야할 것 같습니다. 우리 UPF(천주평화연합, 통일교 유관 단체)의 미국 쪽 스태프들하고.

나경원 : 저는 가급적이면 일정을 제가 조금 가운데서 어레인지(조정)해줄 수 있으면 좋겠고. 누구랑 지금 하고 있는지 한 번 해보셔서. 그리고 지금 우리쪽 일정팀이랑은 다 몰라요. 후보(윤석열)한테 물어봐야지. 지금 본부장도 모르고 아무도 몰라. 그걸 가급적이면 제3의 장소 또는 우리 당사나 이런 데서 했으면 좋겠거든요.

- 2022년 2월 11일 나 의원과 이 전 부회장의 통화

시기상 두 사람 통화에서 나오는 "일정"은 2022년 2월 11~13일 통일교가 주최한 '한반도 평화 서밋' 행사로 추정된다. 두 사람이 통화한 2월 11일은 행사 개회 날이었고, 윤석열은 행사 마지막 날인 13일 통일교가 초청한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과 만나 회동했다. 특검팀은 통일교가 대선 당시 윤석열의 당선을 밀어주는 과정에서 두 사람의 만남을 주선했다고 보고 있다.

이날 공개된 녹음파일 중에는 윤 전 본부장이 이 전 부회장과 통화하며 이재명 대통령(당시 후보) 측근의 이름을 언급하는 내용도 있었다.


윤 전 본부장은 2022년 1월 25일 통화에서 "여권(더불어민주당)을 (초청) 하려면, 일전에 몇 군데 어프로치(접촉)했다. 그거는 그거대로 하고 정진상 부실장이나 그 밑에 쪽은 (소통 중인 방식이) 화상 대담이잖나. 힐러리(전 미국 국무장관) 정도는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는 윤 전 본부장이 '한반도 평화 서밋 행사에 이 대통령 또는 더불어민주당을 초청하기 위해 여러 곳에 접촉했다'는 취지로 이 전 부회장에서 설명하는 모습이다.

소환 불응한 김건희 문고리, "우울증" 사유서 제출... 재판부 강제구인 결정


 유경옥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지난 7월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김건희 특검에 소환되어 출석하고 있다.
유경옥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지난 7월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김건희 특검에 소환되어 출석하고 있다. 이희훈

재판부는 당초 이날 공판에서 유경옥 전 대통령실 행정관과 인테리어 업체 21그램 대표의 아내 조아무개씨를 증인으로 불러 신문할 예정이었으나 두 사람은 모두 불출석 사유서를 내고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유 전 행정관은 2022년 7월 전씨의 처남으로부터 직접 샤넬백을 전달받고 이를 청담동 샤넬 매장에서 다른 제품으로 교환한 인물이다. 조씨는 유 전 행정관이 물건을 교환할 당시 동석했다.

유 전 행정관은 불안장애·우울증을 호소하며 이날 재판에 불출석했으며 추후 증인신문이 있더라도 출석이 어렵다는 의견을 재판부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 역시 대인기피증·불안증을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특검팀은 "(유 전 행정관의) 우울증 호소는 정당한 사유로 보기 어렵다. (유 전 행정관) 본인과 진술 내용이 같은 김건희의 재판에는 출석했다"며 "이 사건 피고인(전성배)와 (유 전 핸정관의) 진술 내용이 상반된 상황이므로 (그를 증인으로) 불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조씨 또한) 수사 과정에서 완전히 거짓말을 하고 이후에도 변동된 진술이 없어 (재판에서 그의 진술을) 편출할 필요가 있다"고 재소환을 요구했다.

재판부는 이 의견을 받아들여 유 전 행정관과 조씨에 과태료 100만 원을 부과하고 구인영장을 발부하기로 했다. 구인이 이뤄진다면 두 사람은 오는 15일 각각 오전 10시(유 전 행정관)와 오후 2시(조씨)에 증인으로 출석해야 한다. 같은 날 오후 3시에는 김건희의 증인신문도 예정돼있다.

재판부는 "다음 재판에서 3명에 대한 증인신문을 모두 마치는 경우 오는 23일 재판이 종결될 것 같다"며 "다만 증인 구인이나 소환 등에 문제가 있으면 일정이 미뤄질 수 있다. 재판부는 12월 안에 변론을 종결했으면 하는 게 기본적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이날 공판에서 통일교 측이 전씨를 통해 김건희에 건넨 물건들의 실물을 직접 살펴보기도 했다. 흰 장갑을 낀 채 특검팀이 건넨 검은색 샤넬백과 흰색 샤넬 구두, 그라프 목걸이 등을 들여다 본 재판부는 10분 가량 사용 흔적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했다.

 김건희가 지난 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결심 공판에 출석해 변호인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건희가 지난 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결심 공판에 출석해 변호인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통일교 #나경원 #전성배 #윤영호 #김건희특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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