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10월 14일,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사건으로 희생되었던 고인에 대한 해양경비법 재심사건 첫 공판이 열린 창원지방법원에서 고인의 아들인 이동주(오른쪽)씨가 이명춘 변호사와 법정 밖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윤성효
"무죄를 구형한다."
9일 오전 경남 창원지방법원 313호 법정에서 열린 고 이아무개씨의 해양경비법 재심사건 결심공판에서 검사가 이같이 밝혔다.
1950년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사건으로 희생된 고인에 대해 75년 만에 검사가 '죄가 없다'는 선고를 해달라고 창원지법 제2형사부(재판장 김성환‧홍진국‧고유정 판사)에 요청한 것이다.
고인은 1946년 2월 해군에 입대해 복무하다 1948년 여순사건 때 소령(임시정대지휘관)으로 참전했고, 같은 해 10월 진해기지 복귀 뒤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한 '실전보고서'를 해군참모총장에게 보고하기도 했다.
그런데 해군본부는 고인에 대해 북측의 '해상인민군' 관련해 상관에게 보고를 하지 않았다며 군법회의에 회부했고, 군법회의는 이듬해 7월 징역형을 선고했다. 그러다가 한국전쟁이 터진 뒤 아무런 법적 절차 없이 고인은 국가에 의해 희생됐다.
고인 유족의 신청으로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는 2024년 7월 진실규명 결정을 했고, 창원지법이 올해 2월 재심개시결정을 해 지난 10월 첫 심리에 이어 이날 결심공판이 열린 것이다.
"국가가 법적 절차 없이 아버지를 희생시켰다"
고인의 아들인 창원유족회 이동주(78, 부산)씨는 이날 법정에 나와 최후진술을 했다. 재판장이 "할말 있느냐"라고 묻자 이씨는 "아버지를 희생시킨 주역들이 누구인지, 윗선이 누구인지 밝혀지지 않았다. 알고 싶다"라고 말했다.
또 이씨는 "진실화해위에서 진실규명 결정을 하기는 했지만, 유골 발굴이 결정되지 않았다. 아버지가 어디에 묻혀 계신지로 모른다. 국가가 유골 발굴 책임을 회피하는 것 같다. 유골을 영원히 찾을 수 없을 거 같아 불안하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씨는 "관련한 국방부 역사를 바로 잡아야 할 것이다. 역사적으로 기록을 남겨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씨는 "국가가 법적 절차 없이 아버지를 희생시켰다. 무죄를 선고해달라"라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고인을 변론한 이명춘 변호사는 "해양경비법이 법률 요건을 다 갖췄는지 의심이 된다"라며 "무죄를 선고해달라"라고 요청했다.
장남 이동주씨는 법정 밖에서 만나 "늦었지만 아버지의 유골을 지금이라도 수습해서 국립묘지에 안장해야 한다. 정부가 그렇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주어야 할 것이다"라며 "지금은 형사 재심사건이 진행되고 있는데, 앞으로 민사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할 것이다. 어떻게 보면 지금부터 시작인 셈이다"라고 말했다.
고인의 해양경비법 재심사건 선고는 새해 2월 12일 오후 2시 같은 법정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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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년 만에 열린 해양경비법 재심... 검사 '무죄' 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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