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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금산에 찾아온 겨울의 행운, 물때까치와의 만남

동아시아 전역 분포하는 희귀 조류, 봉황천에서 40분간 관찰

등록 2025.12.10 09:35수정 2025.12.10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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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충남 금산 봉황천에서 뜻밖의 겨울 손님을 만났다. 때까치보다 한층 크고 단단한 체구, 깨끗한 흰색과 회색 깃 위로 선명하게 그어진 검은 눈선, 날카로운 부리까지 갖춘 물때까치(Lanius sphenocercus)였다.

야생에서 보기조차 쉽지 않은 이 새를 금산의 작은 하천 주변 밭에서 마주한 것은 그야말로 행운이었다. 아마 금산에서는 최초의 기록일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에서는 매우 드물게 월동하는 종이다. 탐조 활동에서 이런 귀한 조류와 마주치는 일은 긴 시간의 기다림을 단번에 보상해주는 경험이 된다.

물때까치의 첫인상은 깔끔하고 단정하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맹금류와 비슷한 분위기를 풍긴다. 강한 부리와 뛰어난 사냥 능력 때문이다.

물때까치는 전선이나 나무 끝처럼 시야가 탁 트인 곳에 올라 주변을 살피다가 곤충, 작은 설치류, 양서류, 때로는 작은 새까지 빠르게 낚아채는 방식으로 먹이를 확보한다. 때까치류 특유의 '저장 행동'도 잘 알려져 있다. 먹이를 나뭇가지나 가사에 꽂아 두는 습성으로, 이는 포식자로서 이 종이 생태계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잘 보여준다.

 비행하는 물때까치
비행하는 물때까치 이경호

 물때까치의 모습
물때까치의 모습 이경호

물때까치는 동아시아 전역에 넓게 분포한다. 중국 북부, 몽골, 러시아 극동 지역이 주요 번식지이며, 일부 개체만 남하해 중국 중남부, 한반도, 일본 등지에서 겨울을 난다. 대규모 장거리 이동을 하는 종이 아니라 일부 개체만 이동하고 일부 개체는 번식지에 머무는 '부분 이동성'을 보인다. 국내에서 과거 여름철새였던 백로류가 최근에는 월동하고 일부 개체가 남하 하는 것과 유사한 패턴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소수 개체만이 겨울에 관찰되기 때문에 실제로 마주치기 어렵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평가에서도 '관심대상(LC)'으로 분류될 정도로 전체 개체수는 적지 않다. 다만 넓은 분포에도 불구하고 지역별 서식 환경 변화로 인한 국지적 감소가 보고되고 있다고 한다.

이날 금산 봉황천에서 만난 물때까치는 약 40분 정도 머물다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흔치 않은 겨울 손님을 가까이에서 기록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필자는 다음 주 다시 현장을 찾아가 더 구체적인 행동을 관찰해 볼 계획이다. 자연은 늘 예측 불가능하지만, 그만큼 기쁨과 환희를 느끼게 한다.



#봉황천 #금산 #멸종위기 #물때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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