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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단기 방문자도 소셜미디어 5년치 검열... "사생활 침해"

전자여행허가(ESTA) 심사 강화, 한국 비롯해 42개국 대상... "표현의 자유 침해" 우려의 목소리

등록 2025.12.11 13:49수정 2025.12.11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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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UPI/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단기 방문객을 대상으로 비자 대신 발급하는 전자여행허가(ESTA) 제도에서도 개인의 소셜미디어(SNS)를 검열하기로 나서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미 세관국경보호국(CBP)은 현지시각 10일 관보를 통해 ESTA 신청자에게 지난 5년간의 소셜미디어 정보 제출을 의무화하는 규정안을 공개했다.

또한 신청자가 지난 5년간 사용한 개인 및 사업용 전화번호, 지난 10년간 사용한 개인 및 사업용 이메일 주소를 요구한다. 신청자 지문, 유전자(DNA), 홍채와 가족의 이름과 지난 5년간 전화번호, 생년월일, 출생지, 거주지도 요구할 수 있다.

외국인 '반미 성향' 검증하는 트럼프 행정부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월 20일 서명한 행정명령에서 미국에 입국하려고 하는 외국인에 대한 심사를 강화하라고 지시한 데 따른 조치다.

ESTA는 미국과 비자 면제(waiver) 협정을 체결한 국가의 국민이 대사관이나 영사관을 방문할 필요 없이 비자를 받지 않아도 미국을 최대 90일 방문할 수 있게 한다. 현재 한국을 비롯해 영국, 뉴질랜드, 일본, 이스라엘 등 42개국에 해당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외국인에 대한 소셜미디어 검열을 강화하고 있다. 국무부는 지난 6월부터 유학생 비자 심사 과정에서 신청자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반미(anti-American) 인식을 드러낸 게시물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국토안보부 산하 이민국(USCIS)도 지난 8월 정책 매뉴얼을 개정해 미국에 장기 거주하거나 시민권을 받으려는 신청자의 소셜미디어 게시물에서 반미 성향이 발견될 경우 불허하겠다는 지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크리스토퍼 랜도 국무부 부장관은 지난 10월 암살된 우익 활동가 찰리 커크에 대한 외국인들의 소셜미디어 게시물에 대해 "폭력과 증오를 미화하는 외국인은 우리나라에서 환영받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소셜미디어에 커크를 비판하는 글을 올렸던 외국인들의 비자가 실제로 취소되는 일도 벌어졌다.

트럼프 "불량배들 입국 막으려는 것"... 표현의 자유는?

그러나 미국이 이민자나 유학생 등 장기 거주자뿐만 아니라 단기 방문객의 소셜미디어까지 들여다보며 사상 검증에 나서자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국 비자·이민 지원업체를 운영하는 샤오 왕은 <뉴욕타임스>에 "소셜미디어 기록이 없다면 이민 당국은 신청자가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는 신호로 여길 것"이라며 "이는 신청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정보인권단체 전자프론티어재단(EFF)은 "표현의 자유 침해가 심해질 뿐 테러리스트를 적발하는 데 효과가 없을 것"이라며 "무고한 여행객의 사생활을 넘어 가족, 친구, 동료들의 사생활까지 침해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개인의 권리와 표현 재단' 선임 연구원 사라 매클러플린도 "미국의 경이로움을 경험하기를 바라는 이들이 입국 조건으로 자기 검열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라며 "이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미국의 약속이 실천이 아닌 허울뿐이라는 메시지를 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AP통신은 "이번 발표에 정부가 소셜미디어 계정에서 무엇을 찾으려는지, 왜 추가 정보를 요구하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다"라고 지적했다.

논란이 일자 CBP 대변인은 "이 방안이 아직 최종 규정은 아니다"라면서 "미국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새로운 정책 방향을 논의하는 첫걸음"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만난 기자들이 미국 관광업에 우려가 될 것으로 보느냐고 묻자 "아니다"라면서 "우리의 안전과 안보를 원하며, 불량배들이 이 나라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확실히 하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미국 #ESTA #소셜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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