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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수 교양지 '샘터' 무기한 휴간, 잠시 쉬는 시간이기를

2019년에 이어 두 번째... 내 글 실렸을 때의 기쁨 잊을 수 없어 "냉동인간처럼 다시 반짝 태어나"기를

등록 2025.12.13 11:17수정 2025.12.13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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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샘터 월간지
샘터 월간지 서희연

월간 <샘터>가 2026년 1월 호(통간 671호)를 마지막으로 무기한 휴간에 들어간다. 안타까운 휴간 소식은 2019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2019년 휴간 소식을 전했을 땐 애독자들의 기부와 응원, 기업 후원으로 발행을 재개할 수 있었다. 2019년 샘터의 재발행 소식을 듣고 기뻐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샘터는 1970년 4월 창간한 국내 최장수 교양지다. 국내 최장수 교양지라는 의미도 있지만 소소한 일상을 글로 쓰는 이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애정이 가는 월간지다.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는 샘터 편집부에서 2년간 기자로 일을 했었다고 한다. 전업 작가가 된 이후에는 샘터에 수필을 기고하기도 했다고 한다.

샘터는 피천득 작가, 이해인 수녀, 장영희 교수, 정채봉 작가 등 당대 문인들의 산문과 인터뷰를 실어 독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최인호 작가의 연재소설 <가족>은 1975년부터 34년간 이어졌고, 법정 스님의 <산방한담>은 1980년부터 16년간 연재되었다.

샘터는 당대 문인들의 글뿐만 아니라 독자 사연도 꾸준히 소개했다. 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1만 1000여 개의 독자 사연을 실었다. 이 또한 샘터가 월간지로 사랑받아 온 비결이기도 하다.

 월간 샘터 휴간안내
월간 샘터 휴간안내 샘터

"안녕하세요, 샘터 편집부입니다"

2018년과 2020년에 한 번씩 샘터에 내가 쓴 글이 실렸다. 처음 샘터에서 글이 채택되었다는 전화를 받고 기뻐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회사에서 일하는 중 모르는 번호로 걸려 온 전화를 받았다.

"안녕하세요, 샘터 편집부입니다."


'샘터 편집부'라는 말을 듣는 순간 가슴이 벅찼다. 투고한 글이 채택되었다는 소식을 전하며 함께 실릴 나에 대한 소개 내용을 부탁하셨다. 그리고 중복 투고 여부를 확인하고 내 글이 편집될 수도 있다는 것에 양해를 구하셨다. 통화를 하는 도중 나는 여러 번 감사하다는 인사를 샘터 편집부에 전했다.

내 글이 실리기로 한 다음 달 호 샘터가 나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출간된 날 서점으로 달려갔다. 서점에서 월간 샘터를 찾아 내 글이 실린 걸 확인하고 미소를 지었다. 얇디얇은 책 안, 한쪽에 실린 짧은 글이었지만 얇은 책과는 달리 기쁨은 무척 컸다. 내 글이 실린 샘터를 확인한 지 얼마 안돼 샘터 편집부에서 내 글이 실린 월간 샘터와 함께 작은 선물을 보내주셨다. 원고료도 입금이 되었다.

나와 같은 기쁨을 1만 1000여 개의 글을 쓴 이들이 느꼈을 것이다. 사람 냄새 나는 소소한 이야기들이 가득했던 샘터가 독자 사연을 쓰고 읽는 이들에게 더없이 큰 기쁨을 주었다.

 샘터 휴간
샘터 휴간 샘터

안타깝게도 또다시 휴간 소식

샘터는 소소한 일상을 다룬 글들을 정기적으로 투고 받기도 했지만, 1년에 한 번씩 '샘터 문예공모전'을 열었다. 모집 부문은 동화와 생활 수필이었다. 수상자들에게는 상금과 함께 동화는 단행본 출간의 기회가 주어지고, 생활수필은 월간 샘터 연재 필자로 활동할 기회가 주어졌다.

나도 샘터 문예공모전에 원고를 보냈지만 수상은 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매년 기다려 온 공모전이었다. 40회 넘게 명맥을 이어오던 '샘터 문예공모전'도 이제는 언제 다시 만나게 될지 불투명해졌다.

월간 샘터는 디지털 시대가 도래하기 전인 1990년대 초까지 월 50만 부 판매를 기록할 정도로 사랑을 받았던 교양 잡지다. 하지만 독서 인구의 감소, 영상 수요 증가로 월간 샘터 구독자와 광고 수익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게 되었다. 2019년 휴간 발표 후 기업 후원과 애독자들의 구독 참여로 재발간됐지만 판매 부수 감소와 수익 악화가 누적되며 안타깝게 또다시 휴간 소식을 전하게 됐다.

교양 잡지인 월간 샘터는 멈추지만, 단행본 출간은 계속된다고 한다. 샘터의 정신을 담은 단행본 출간을 지속하며 언젠가 다시 독자들을 만날 날을 기다리겠다고 약속했다.

"월간 샘터는 잠시 쉬어 가지만, 언젠가 냉동인간처럼 다시 반짝 태어나 독자 여러분에게 인사드릴 것을 약속드립니다" 라는 김성구 발행인의 말처럼 다시 만날 날을 기다려본다. '평범한 사람의 행복'을 위한 잡지를 만들겠다던 샘터, 따뜻한 책 한 권이 사라지는 것 같아 추운 겨울이 더 춥게 느껴진다.
#샘터 #월간샘터휴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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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라미수의 '기분좋게 하라, 행복하게 하라'는 뜻처럼 글을 쓰는 저와 글을 읽는 독자가 행복해지길 바랍니다. 경험하며 느낀 것들을 글로 풀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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