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정부에서 개방된 청와대에서 채용된 미화, 방호, 안내 하청 노동자들이 12일 오전 2시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집회를 열고 이재명 정부에 고용보장 안정을 촉구하고 있다.
김화빈
청와대 하청 노동자들은 이날 집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청와대 복귀 선언이 "사망선고"와 같았다고 말했다. 동시에 "소년공"이자 "노동자 출신"인 이 대통령에게 거는 기대가 컸다고 했다.
이들은 특히 지난 9일 이 대통령이 제53회 국무회의에서 "(정부가) 정상적으로 계속 일을 할 필요가 있는 상시 지속 업무를 위한 자리에는 정규직을 뽑아야 한다"며 공공부문의 비정규직 채용 관행을 지적한 순간을 거론하며 "희망을 봤다"고 했다. 그러나 "현실은 재단도, 문체부도, 대통령실도 목소리를 듣는 곳이 없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우석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청와대분회장은 "2022년 5월 청와대 개방 이후 3년간 이곳을 돌보고 유지해온 사람들이 바로 우리"라며 "청와대가 단 한 번도 멈추지 않도록, 국가의 얼굴이 상처나지 않도록 이 공간을 관리해 왔다"고 운을 뗐다.
이 분회장은 "대통령님이 지난 9일 국무회의에서 기본과 상식을 말씀하시는 걸 보며 희망을 보았고 믿었다. 그러나 대통령님의 집과 발 아래서 일어나는 일들은 그 상식과 정반대였다"며 "재단도, 문체부도, 대통령실도, 우리의 목소리를 경청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이어 "아무리 훌륭한 말을 해도 그 말이 현장에서 실현되지 않으면, 그건 국정철학이 아니라 멋지게 포장된 말일 뿐"이라며 "'정부가 부도덕해선 안 된다'는 말, '정부는 공공부문의 모범적 사용자여야 한다'는 대통령의 말은 우리에게 적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청와대가 청와대일 수 있었던 이유 뒤에는 늘 저희가 있었다"며 "대통령님의 철학 약속을 청와대에서부터 실천해 주시라. 그렇다면 저희도 같이 숙제를 풀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와대에서 안내 노동자로 일한 정산호씨도 "전직 대통령 윤석열의 대통령실 용산 이전과 함께 시작된 청와대 개방 사업은 화려한 관광 정책으로 포장됐지만, 청와대 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장시간 노동과 안전 방치, 모욕과 감시에 시달려왔다"며 "폭염, 폭우, 폭설 속에서도 제대로 쉴 수 없었고 기본적인 휴게권조차 보장받지 못했다"고 떠올렸다.
정씨는 "하루 최대 5만 명이 드나드는 관광지로 변한 청와대에서 노동자들은 악성 민원인들의 반발과 욕설, 심지어 폭행에 노출됐음에도 차분한 안내를 요구받았고, 벌점·경의서·감봉·해고의 위협을 받았다"며 "이러한 문제는 청와대 미화, 시설, 안내, 조경 등 상시 지속 업무를 국가가 직고용하지 않고 재단을 통해 민간 업체에 떠넘긴 데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말 재단과 용역업체의 계약 종료가 다가오는데도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 다음날 정부 관계자와 노조의 예정된 면담은 취소됐다"며 "대통령의 국무회의 지시사항조차 현장에서 쉽게 불복할 수 있다는 사실이 참 안타깝다"고 질타했다.
이성균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장은 "청와대에서 묵묵히 일하던 청와대 노동자 200여 명의 일자리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사실상 집단해고"라며 "대통령실 이전은 정치적 선택일 수 있으나 그 비용을 고스란히 노동자에게만 떠넘겨선 안 된다. 하루 빨리 이 대통령이 결단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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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 앞에 겸손하겠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김화빈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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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복귀에 '집단 해고' 위기... "진짜 사장 대통령, 고용 보장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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