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청과 교섭도 못하고 있는데, 시행령은 현실 못 따라와"

금속노조·서비스연맹, 국회의원들과 함께 노조법 사각지대에 놓인 현장 증언토론회를 열어

등록 2025.12.16 09:23수정 2025.12.16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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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오전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현장 노동자가 말하는 노조법2조 시행령 국회토론회'가 열렸다.
15일 오전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현장 노동자가 말하는 노조법2조 시행령 국회토론회'가 열렸다. 임석규

노조법 개정으로 하청노동자의 원청 교섭권이 법제화됐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원청이 교섭을 거부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 시행령이 오히려 교섭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이학영·이용우 의원, 진보당 정혜경 의원, 사회민주당 한창민 의원,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과 손잡고,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전국금속노동조합,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 등은 15일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현장 노동자가 말하는 노조법2조 시행령 국회토론회'를 공동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지난달 24일 노동부의 시행령 입법예고 이후 현장 당사자가 직접 발제하는 첫 자리로, 20여 년간 법원 판결을 받고도 교섭이 작동하지 않는 현장의 경험을 중심에 놓고 문제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참석자들은 법원과 노동위원회가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했음에도 원청이 교섭을 거부하는 현실을 고발하면서, 노동부 시행령이 교섭창구단일화 강제 등으로 법 개정 취지를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노동자들은 각 산업 현장에서 노조법이 제대로 적용되지 않아 노동권을 침해당한 사례들을 증언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노동자들은 각 산업 현장에서 노조법이 제대로 적용되지 않아 노동권을 침해당한 사례들을 증언했다. 임석규

최범규 전국금속노동조합 충남지부 현대제철 비정규직지회 수석부지회장은 "하청노동자들은 임금이 정규직의 절반 수준이고 복지에서 배제되며 산재가 집중되지만, 실질적 결정권을 가진 원청과는 대화조차 할 수 없었다"고 증언했다.

이어 "노동부와 법원이 반복해서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했지만 현대제철은 교섭을 거부하고, 파업에는 거액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며 "시행령이 오히려 자본의 교섭 거부를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강인석 전국금속노동조합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부지회장도 "법원과 중노위가 한화오션의 사용자성을 인정했지만 원청은 대법원 확정판결 전까지 교섭을 거부하고 있다"면서 "노조 가입 시 불이익과 폐업 탄압이 빈번하고, 하청업체와의 교섭은 형식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김소연 서비스연맹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동조합 위원장은 "판매노동자는 브랜드사와 고용계약을 맺지만 실제 근로조건은 백화점·면세점이 통제하는 이중 사용자 구조"라 언급하며 "최근 서울행정법원이 사용자성을 인정했지만, 시행령이 현장의 자주적 교섭 시도를 무력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학영 국회 부의장은 노동자들의 투쟁으로 개정을 이뤄낸 노조법의 시행령이 입법 취지를 온전히 담아내지 못할 우려가 있다고 밝히면서 현장의 요구가 시행령에 반영되도록 최선 다하겠다고 전했다.
이학영 국회 부의장은 노동자들의 투쟁으로 개정을 이뤄낸 노조법의 시행령이 입법 취지를 온전히 담아내지 못할 우려가 있다고 밝히면서 현장의 요구가 시행령에 반영되도록 최선 다하겠다고 전했다. 임석규

신하나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노동위원장은 "노조법 2조 개정은 실질적 사용자 책임 원칙 확립이 핵심인데, 교섭창구단일화 강제는 노동3권을 무력화할 수 있다"고 짚으면서 "시행령이 법원 판결보다 후퇴했고, 교섭단위 분리의 실효성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김혜진 전 노조법2.3조개정운동본부 집행위원장도 이어서 "시행령은 노동자들이 교섭 자리에 앉기까지 온갖 허들을 만들고, 어용노조 양산과 교섭권 제한으로 노동현장에 큰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귀천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또한 "교섭창구단일화 제도는 하나의 사업장 내 복수노조를 전제로 설계됐는데, 원하청 구조에 적용하는 것은 법리적으로 맞지 않다"며 "N차 하청 등 복잡한 고용구조에서 시행령이 실효성 있게 작동할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에서 이학영 국회 부의장은 "25년간 노동자들이 거리와 법정에서 싸워 만든 법 개정인데, 시행령이 입법 취지를 온전히 담아내지 못할 우려가 있다"면서 "현장의 절실한 요구가 시행령에 반영되도록 국회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금속노조 #서비스연맹 #노조법 #시행령 #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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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를 전공한 (전)경기신문·(현)에큐메니안 취재기자. 노동·시민사회·사회적 참사·개신교계 등을 전담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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