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항 영일대해변
진재중
그러나 최근 이곳을 찾는 방문객들의 표정은 밝지 않다. 지난 12월 15일, 영일대 북쪽 해변에 들어서자 고약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바람이 불 때마다 해변 곳곳에서 올라오는 악취는 산책을 즐기려던 방문객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백사장 일부 구간의 모래는 눈에 띄게 검게 변해 있었고, 가까이 다가가자 신발에 묻어나는 오염 물질이 그대로 드러났다.
부산에서 온 김성하(42)씨는 해변의 모래가 바닷모래라기보다 흙탕물처럼 보일 만큼 오염이 심각했고, 전반적인 관리 부재로 큰 실망을 느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만난 한 방문객 또한 "바다에 발이라도 담가보려 했는데, 모래가 검게 변해 있고 냄새도 심해 도저히 들어갈 수 없었다"며 "사진으로 보던 영일대해변의 모습과는 너무 달라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 영일대 북쪽 해변은 오염원 유입으로 모래가 검게 변색돼, 깨끗한 바다의 이미지를 잃고 방치된 현실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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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해변을 찾는 관광객들만의 불편에 그치지 않는다. 영일대해변 인근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상인은 고개를 저었다.
"날씨가 더워지거나 바람이 불면 냄새가 가게까지 그대로 들어옵니다. 손님들이 얼굴을 찌푸릴 때마다 설명하고 사과하는 게 일이에요. 솔직히 장사를 하기가 겁날 정도입니다."

▲ 도심 하천을 따라 유입된 오염원이 바다로 흘러들며, 해변과 해수의 색을 변질시키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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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에서 내려다본 해안에는 오염원이 확산되며 검은 띠를 형성한 해양오염의 흔적이 선명하게 드러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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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일대해수욕장의 해변 오염은 육안으로도 확인된다. 드론 촬영 결과, 일부 구간의 모래가 검게 변색돼 있었고 해변에 가까울수록 오염이 더욱 심각한 모습이었다. 특히 바닷물과 맞닿은 지점에서는 빗물하수관로를 통해 유입된 오염원이 검은 띠 형태로 이어진 흔적이 뚜렷하게 관찰됐다.
이에 대해 포항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최근 관광객과 시민들의 제보가 잇따르고 있지만, 포항시가 대책을 언급한 데 비해 아직까지 뚜렷한 해결책은 제시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포항시 관계자는 16일 통화에서 "빗물하수관로를 정기적으로 정화하고 있어 큰 문제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 영일대해변 전망대 앞 바다는 오염 영향으로 수면과 모래가 검게 드리워져, 해양환경 훼손의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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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일대해수욕장은 포항의 얼굴이자 시민들의 중요한 휴식 공간이다. 그러나 해양환경오염이 장기화될 경우 관광 이미지 훼손은 물론 지역 상권과 시민들의 일상에도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 해변을 찾은 관광객과 인근시민들은 임시방편이 아닌 근본적인 원인 규명과 실질적인 대책 마련을 한목소리로 요구하고 있다.
포항의 대표 해변이 다시 시민과 관광객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을지, 이제 책임 있는 대응과 지속적인 관리가 절실히 요구된다.

▲ 영일대해변을 하늘에서 내려다본 모습으로, 해안선과 도심이 맞닿은 풍경 속에 바다의 모습이 한눈에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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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출의 명소에서 검은 해변으로... 영일대해수욕장, 심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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