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이 정치권 인사들의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과 관련해 첫 강제수사에 나선 15일 서울 용산구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한국본부의 모습. 경찰청 특별전담수사팀은 이날 오전 9시께부터 경기 가평 통일교 천정궁과 서울 용산구 통일교 서울본부 등 10곳에 대해 압수수색영장을 집행 중이다. 2025.12.15
연합뉴스
한학자 통일교 총재 재판에 나선 통일교 고위 간부가 "20대 대선 때 (더불어)민주당 측에 접촉을 시도했지만, 연결 자체가 되지 않았다"라고 진술했다. 증인으로 나선 이 간부가 통일교의 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 지지 의혹을 두고 "(한 총재를 끌어들이려는)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물귀신 작전"이라고 주장하자, 윤 전 본부장은 즉각 "(증언이) 개그콘서트 같다"라고 반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우인성)는 16일 정치자금법·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한 총재의 3차 공판을 열었다.
이날 오전 공판에는 2014~2017년 통일교 부회장, 2020~2023년 UPF(천주평화연합) 한국회장 등을 맡은 통일교 전직 고위 간부인 이아무개씨가 증인으로 나왔다. 이날 법정에서 이씨는 특검팀 신문 과정에서 검사를 향해 손가락질하며 "통일교 교인에게 망신을 주는 것은 옳지 않다"라고 발언하거나 윤 전 본부장과 공방을 벌였다.
통일교 고위 간부의 메모 속 "방향 주심", "정권 교체"
이씨는 대선 직전인 2022년 2월경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과 통일교 주최 '한반도 평화 서밋' 행사의 일정을 조율하기 위해 통화한 인물이다. 이날 재판에서 특검은 "이씨가 (특검팀에 출석해) '해당 행사에 초청할 해외 연사와 대선 후보를 연결하고 관련 비용을 통일교가 부담하는 식으로 정당이 통일교에 신세를 지게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더해 특검은 "이씨가 '민주당은 당규대로 해야 한다면서 통일교의 비용 부담을 거부했고,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과의 만남은 성사됐다'고 말했다"라고 덧붙였다.
특검팀 설명과 관련해 이씨는 "여당이든 야당이든 통일교에서 돈을 대는 행사를 누가 하겠다고 하겠냐"라며 "과장된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도 "민주당은 거절이 아닌 연결 자체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라고 했다. 반면, 이씨는 "(윤 후보와 펜스 부통령의 만남에) 통일교가 납부를 했는지는 윤 전 본부장이 알고 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씨는 "한 총재가 20대 대선에서 윤 후보를 지지하기로 결정하지 않았냐"라는 특검팀 측 질문에는 "윤 전 본부장의 물귀신 작전"이라면서 "자기 소신대로 설득하지 않고 '참어머니(한 총재)를 위한다'며 명분을 얻으려던 것이 윤 전 본부장의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씨는 특검팀을 향해 손가락질을 하며 "프레임을 짜서 통일교 교인들에게 망신을 주고 국가적 혼란을 가져오는 것은 옳지 않다"라고 하기도 했다.
하지만 특검팀은 "2022년 3월경 이씨의 휴대전화 메모에는 '말씀 해석', '방향 주심', '정권 교체' 등이 담겼다"라고 지적했다. 더해 "(증인이) 오늘 계속 '한 총재의 (윤석열 대선 후보 지지) 지시가 없었다', '윤 전 본부장, 특검이 짠 프레임이다'라고 주장했지만, 본인이 위처럼 작성한 메모가 존재한다"라고 강조했다.
윤영호의 해명 "절대 신앙, 절대 복종 믿는다"

▲ 건진법사를 통해 김건희씨에게 고가 선물을 전달했다는 등의 의혹을 받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지난 7월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이희훈
이날 재판에서 이씨가 여러 차례 "윤 전 본부장의 물귀신 작전"이라면서 통일교의 개입을 부인하자 윤 전 본부장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윤 전 본부장: 지난 기일부터 증언하시는 분들을 보면 그래도 팩트를 갖고 이야기하고 그 뒤에 법리적인 부분에 대해 반박하거나 해야 되는데 본인들이 진술하고도 앞뒤가 안 맞지 않습니까? 증인이 '물귀신' 이야기하던데 개그 콘서트 같아요.
윤 전 본부장은 "지금도 절대 신앙, 절대 사랑, 절대 복종을 믿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총재의 정교일치는 정교합일이 아니"라면서 "정치인과 종교인이 하나님의 평화 세계라는 한 방향으로 간다는 원론적 이야기"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더해 "(당시 '한반도 평화 서밋'에) 펜스 전 미국 부통령이 연설한다고 하니 윤석열 후보 측과 이재명 후보 측 모두 연락이 왔다"라고 통일교가 양 정당에 모두 접촉했다는 기존 주장을 반복했다.
이날 재판이 진행된 서울중앙지법 509호 본법정과 406호 중계법정 앞에는 통일교 신도들이 길게 줄을 서 있었다. 본법정에는 며느리 문연아씨를 비롯해 통일교 후계자로 호명되는 한 총재의 손주 문신출·문신흥씨가 자리하기도 했다. 구속 중인 한 총재는 베이지색 니트 차림에 휠체어를 탄 채 재판을 지켜봤다.
재판부는 지난달 14일 한 총재의 보석 청구에 대해 추가 심리를 진행한 뒤 보석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공판에 특검팀 측은 남도현·박기태·오정헌 검사가 출석했다. 한 총재의 변호인으로는 송우철·이혁·권오석·서경원·윤화랑·이경환·박진원·임은지(이하 법무법인 태평양), 강찬우·이우룡·심규홍·이남균·정태원·박신애·최정우·채혜정(이하 법무법인 LKB평산) 등 총 16명이 출석했다. 다음 공판은 오는 19일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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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에서 벌어진 통일교 고위간부와 윤영호의 개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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