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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먹었다 그만해라... 충남 송전탑 4000개, 더는 안 돼"

"전기 많이 쓰는 기업이 지역으로 이전해야"

등록 2025.12.17 10:21수정 2025.12.17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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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6일 서울·경기·충남·전남·전북 등 전국 100여 개 시민사회·농민단체가 참여한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재검토와 초고압 송전탑 건설 반대 전국행동’(전국행동)이 공식 출범했다.
지난 16일 서울·경기·충남·전남·전북 등 전국 100여 개 시민사회·농민단체가 참여한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재검토와 초고압 송전탑 건설 반대 전국행동’(전국행동)이 공식 출범했다. 이재환 -충남환경운동연합 제공

수도권 전기 공급을 위해 지역이 일방적으로 희생하는 구조를 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시민사회 단체와 환경단체들이 본격적인 행동에 나섰다. 윤석열 정권에서 추진한 용인반도체 클러스터 계획으로 지역이 또다시 희생당할 위기에 놓였다는 주장이다.

지난 16일 서울·경기·충남·전남·전북 등 전국 100여 개 시민사회·농민단체가 참여한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재검토와 초고압 송전탑 건설 반대 전국행동'(전국행동)이 공식 출범했다.

전국행동은 이날 국회 앞 기자회견을 가진 직후, 광화문을 거쳐 대통령실까지 행진하며 수도권 중심 전력 정책의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또 전기 사용 기업의 지방 이전을 요구하며 에너지 집중으로 인한 수도권 과밀화와 수도권을 위해 지역이 희생되는 불평등을 해소할 것을 주문했다.

전국행동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한국의 전력·산업정책은 수도권 중심의 수요 집중을 전제로 하고 있다. 여기에 초대형 전력집약 산업인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이 추가되면서 갈등과 비효율이 구조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이 구조는 전국의 송전갈등을 반복시키고, 재생에너지 기반 분산형 전력체계로의 전환을 가로막는 핵심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수도권의 과도한 전력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정부는 500kV HVDC 동해안~수도권, 345kV 호남~수도권 등 초고압 장거리 송전선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모든 선로의 목적지는 수도권"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수도권 일극 체제를 강화하는 용인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사업'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실제로 송전선로가 관통하는 지역의 불만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황성렬 충남 송전탑 백지화 대책위 상임위원장은 "<친구>라는 영화에 나온 대사가 있다. '그만해라 많이 먹었다'. 이것이 바로 충남도민들의 심정이다. 충남은 그동안 서울과 수도권에 전기를 공급해 왔다. 석탄화력 발전소 61기 중 29기가 몰려 있다. 송전탑도 4000개가 넘는다. 그런데 송전탑 지중화율은 1.4%로 전국 꼴지이다. 충남도민들은 그동안 건강권과 재산권을 잃고 고통스럽게 살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한전은) 호남에서 생산된 전기를 용인반도체 클러스터로 보내기 위해 충남 전역에 송전탑을 세우겠다는 계획이다. 용인 국가 반도체 산업단지에는 물도 전기도 없다. 그런 곳에 반도체 산단을 건설하고 지역에서 물과 에너지를 가져가겠다는 것이다. 용인 반도체 산업단지는 당장 중단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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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서울·경기·충남·전남·전북 등 전국 100여 개 시민사회·농민단체가 참여한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재검토와 초고압 송전탑 건설 반대 전국행동’(전국행동)이 공식 출범했다. ⓒ 이재환 -충남환경운동연합


전기를 많이 쓰는 기업이 지역으로 내려와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안호영(더불어민주당, 전북 완주진안무주) 국회의원은 "용인반도체클러스터가 건설될 경우 물과 전기 공급에 문제가 발생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지역에서 생산된 전기를 지역에서 쓰는 에너지 지산지소(지역에서 생산된 에너지를 그 지역에서 소비하는 것)를 할 수 있도록 정부가 대책을 잘 세우는 것이다. 그것이 근본적인 해법"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지역에 기업들이 눈을 돌려야 한다. 그렇게 기업도 살고 지역이 사는 정의로운 에너지전환도 이룰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0일 이재명 대통령은 반도체 기업들을 만난 자리에서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남쪽 지방으로 눈길을 돌려 달라"고 요청했다.

전국행동은 이날 대통령실에 전달한 서한을 통해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계획 전면 재검토 ▲수도권 전력수요 분산 및 송전선로 건설 최소화를 위한 전력수급기본계획 마련 ▲전력망 불평등 해소와 송전선로 갈등 해결을 위한 제도 마련이라는 세 가지를 요구했다.
#송전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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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공동체를 걱정하는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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