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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경 고향' 남해 사람들도 "국가유공자 지정 철회-동상 철거" 촉구

남해촛불행동, 앵강공원 동상 앞 모여 피켓 들어... '역사 바로 세우기' 연대기구 결성하기로

등록 2025.12.17 11:33수정 2025.12.17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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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해촛불행동은 12월 17일 오전 남해군 이동면 앵강공원 박진경 동상 앞에서 “제주 4.3 민간인 학살 원흉 박진경 대령, 국가유공자 지정 철회”를 촉구하는 행동을 벌였다.
남해촛불행동은 12월 17일 오전 남해군 이동면 앵강공원 박진경 동상 앞에서 “제주 4.3 민간인 학살 원흉 박진경 대령, 국가유공자 지정 철회”를 촉구하는 행동을 벌였다. 남해촛불행동

남해촛불행동 "박진경, 국가유공자 지정 철회-동상 철거' 외쳐 남해촛불행동은 12월 27일 오전 남해군 남면 앵강공원에 있는 박진경동상 앞에서 "국가유공자 지정 철회, 동상 철거"를 촉구하는 행동을 벌였다. ⓒ 남해촛불행동


친일 군인이자 제주 4‧3항쟁 당시 민간인 학살의 책임자로 지목받는 고 박진경(1918~1948) 대령의 국가유공자 지정에 대해, 그의 고향인 경남 남해 시민들이 '참담하다'라며 '즉각 지정 철회'를 촉구했다.

남해촛불행동은 17일 오전 남해군 이동면 앵강공원에서 "제주 4.3 민간인 학살 원흉 박진경 대령의 국가유공자 지정 철회"를 촉구하는 행동을 벌였다. 이들은 '동상 철거'도 함께 요구했다.

"끔찍한 발언... 이를 용서할 수 있겠는가"

박진경은 남해 출신으로 일제강점기 때 일본 마쓰도 육군공병 예비사관학교를 나와 공병 소위로 임관돼 복무했고, 광복 이후 미군 지휘하에 경비대 제11연대장으로서 제9연대 1대대를 배속받아 제주 4‧3항쟁 때 진압 작전을 펼쳤으며, 1948년 6월 18일 당시 경비대 부하 장교들에 의해 암살 당했다.

박진경은 1950년 12월 한국전쟁 중 정부로부터 을지무공훈장을 받았고, 현재 국립현충원에 안장돼 있다.

국가보훈부(장관 권오을)는 지난 4일, 국가유공자법에 근거해 박진경을 국가유공자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이후 국가유공자 지정 취소 요구 목소리가 높았고, 국가보훈부는 지난 10일 '입장문'을 통해 사과했으며, 이재명 대통령은 유공자 지정 취소를 지시하기도 했다.

박진경에 대해 남해촛불행동은 "그의 아버지는 일제의 관변단체인 대정익찬회 간부를 지낸 친일파이고, 박진경은 부친의 친일 행각에 힘입어 일본 오사카외국어대학에 유학을 갔다가 징집되자 일본육군공병학교를 마치고 육군 소위로 제주도에 부임한 뒤, 제주 주민들을 수탈하고 억압했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해방 뒤 제주를 탈출한 그는 3년 뒤인 1948년 5월 6일 미군정으로부터 제주 9연대 연대장으로 임명받아 다시 제주도 땅을 밟았고, 도착 일성은 '조선 민족 전체를 위해서라면 제주도민 30만 명을 희생시켜도 좋다'는 끔찍한 강경 발언을 남겼다. 만약 제주도 출신 인사가 남해군에 와서 12.3 비상계엄사태와 같은 임무를 수행하면서 '남해군민 4만 명을 희생시켜도 된다'고 발언한다면 이를 용서할 수 있겠는가"라고 덧붙였다.

4‧3항쟁 관련해, 이들은 "박진경은 제주도에 있던 한 달 보름 남짓 동안 영장도 없이 수천 명의 민간인을 체포했고, 이를 피해 주민들이 산간지역으로 도피하게 만들어 이후 대량학살의 단초를 제공했다. 미군 비밀보고서에는 무려 '3000여 명이 체포됐다'고 밝히고 있으며, 당시 언론에는 끌려온 이들이 '12~13세 소년과 육십이 넘은 늙은이와 부녀자'라며 한탄했다는 기록이 있다"라고 소개했다.


이어 "이런 무모한 작전 결과 박진경은 1948년 6월 18일 대령 승진 축하연 뒤 의분을 참지 못한 부하 장교에 의해 사살당하고 말았다. 그런데도 앵강만 군민동산에 서 있는 박진경 동상에는 '공비잔당 소탕작전 중 불행히도 적의 흉탄에 맞아 장렬히 전사했다'는 왜곡된 역사 기록이 진실인양 버젓이 새겨져 있으니, 대장경의 판각지요 이순신 장군의 순국지에 산다는 자긍심으로 살아온 우리 군민들에게 이 얼마나 참담한 일인가"라고 덧붙였다.

박진경의 을지무공훈장 추서와 관련해, 남해촛불행동은 "죽고 2년이 지난 1950년 12월 이승만 정권에 의해 을지무공훈장을 추서받았고, 지금도 현충일 추도식 때마다 박진경의 위패가 경남도 대표 위패로 추앙받고 있어, 2021년 경남도의회에선 이 문제를 공론화하고 '단죄비'를 세워야 한다는 주장까지 있었다. 또한 제주도에는 박진경 추모비가 서 있고, 남해에는 이곳 군민동산에 그의 동상이 세워져 있으니 참으로 어이가 없는 일이다"라고 밝혔다.

'제주4‧3 관련 박진경 역사바로세우기' 연대 기구 결성하기로

 남해촛불행동은 12월 17일 오전 남해군 이동면 앵강공원 박진경 동상 앞에서 “제주 4.3 민간인 학살 원흉 박진경 대령, 국가유공자 지정 철회”를 촉구하는 행동을 벌였다.
남해촛불행동은 12월 17일 오전 남해군 이동면 앵강공원 박진경 동상 앞에서 “제주 4.3 민간인 학살 원흉 박진경 대령, 국가유공자 지정 철회”를 촉구하는 행동을 벌였다. 남해촛불행동

남해에 있는 박진경 동상은 1990년 4월 19일 양아들인 박익주 전 국회의원에 의해 세워졌고, 2001년 10월 30일 남해를 찾은 제주주민자치연대 회원들이 동상 철거를 주장하기도 했다.

이를 언급한 이들은 "2005년 남해의 시민단체들이 '박진경 동상 바로알기 운동'을 펼치면서 이전 촉구와 서명에 돌입했고 제주의 유족회 등에서도 동상 철거를 촉구했다. 그러자 그해 5월 11일 남해군은 공사를 빌미로 임시 철거했으나, 2007년 군민동산 조성 공사가 끝나자 박진경 유족과 군인단체의 요구로 동상은 다시 군민동산에 세워져 오늘에 이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남해촛불행동은 "역사정의를 바로 세우려는 남해군민들은 박진경 동상 철거를 숙원사업으로 삼아 노력해 왔다. 그러나 별다른 성과가 없던 중, 올해 제주도에서 박진경 추모비 옆에 '바로 세운 진실' 안내판을 세우려 하는 등(이 안내판은 12월 15일 세워졌다) 철거여론이 들끓자, 그의 후손들은 박진경을 영웅으로 미화하려는 의도로 지난 10월에 선제적으로 국가유공자 신청을 했다"라며 "그러나 국민주권정부의 국가보훈부는 제대로 된 심사도 거치지 않고 승인해줘 국가폭력에 의해 희생된 제주 4.3의 책임자에게 면죄부를 주고 말았다"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재명 대통령의 유공자 인증 취소 검토 지시를 지지하며 정부는 박진경 국가유공자 인증을 즉각 철회하라", "정부는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원인을 철저히 조사하고, 국가유공자법 등을 조속히 개정하라"라고 촉구했다.

또 이들은 "정부는 제주도민 대량 학살의 단초를 연 박진경의 무공훈장 추서를 즉각 취소하라", "남해군은 정의로운 남해군민들의 자긍심에 상처를 주고 군민동산의 위상에 어울리지 않는 '박진경 동상'을 즉각 철거하라"라고 요구했다.

남해촛불행동은 "요구들을 끝까지 관철하기 위해 '제주 4‧3 관련 박진경 역사바로세우기'연대 기구를 결성하고, 남해군민들의 의사를 총결집하기 위해 '전군민 서명운동' 등을 전개하고자 한다"라며 "그래서 다시는 국가의 이름으로 정의를 짓밟고 민간인들을 학살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라고 다짐했다.

[관련기사]
"제주 4·3 학살 책임자를 국가유공자로?" 보훈부 사과에도 거센 반발 https://omn.kr/2gcx6
"학살자가 국가유공자?" 제주4·3 유족들, 박진경 대령 서훈에 분노 https://omn.kr/2gdkg
이 대통령, '제주4.3 강경진압' 박진경 유공자 지정 취소 지시 https://omn.kr/2gdze

#박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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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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