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화영 전 부지사 변호인 김광민 변호사가 지난 15일부터 국회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 중이다.
김광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변호인 김광민 변호사가 지난 15일부터 국회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이 전 부지사의 석방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김 변호사는 "단순한 읍소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그는 "지금은 정부가 이화영에게 저지른 국가 폭력에 대해 사과하고, 감금 상태를 해소해야 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가 지금 우선적으로 해야할 일은 이화영에게 '미안하다, 우리가 너한테 폭력을 저질렀다'면서 사과해야 하는 거다. 윤석열 정권이든 이재명 정권이든 대한민국이라는 주체는 똑같다. 검찰 권력이 했던 국가 폭력을 이재명 정부가 사과하고 바로 잡아놔야 한다. 그런데 국가가 그 의무를 안 하고 있다는 게 문제인 거다."
17일 김 변호사가 국회 앞에서 든 피켓에는 '정치검찰의 사건 조작으로 이화영 불법감금 1178일째'라는 문구가 새겨졌다. 문구 바로 아래에는 지난 10월 국회 법사위 출석 때 같은 줄에 앉아 있는 박상용 검사와 이화영 전 부지사의 사진이 자리했다.
이날 국회 앞 1인 시위 후 김 변호사는 자신의 SNS에 "1178일. 시간이 멈춘 듯한 그 숫자를 가슴에 품고 국회 앞에 섰다"며 "피켓 속 박상용 검사는 옅은 미소를 띠고 있고, 그 옆 이화영 부지사님은 칠흑 같은 어둠 속에 잠겨 있다. 저 엇갈린 표정의 간극이 마치 우리가 건너야 할 시린 겨울 같다"는 소회를 남겼다.
<오마이뉴스>는 지난 15일부터 사흘 연속 국회 앞에서 1인 시위를 한 김 변호사를 전화로 인터뷰했다.
"감찰만 한 법무부는 직무유기... 잘못 바로 잡지 않았다"
김 변호사는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대신 국회 앞에서 1인 시위 장소로 잡은 이유에 대해 "함께 싸워줄 민주당 의원들이 필요하다"며 아래와 같이 말을 보탰다.
"사실 사면이든 형집행정지든 대통령 권한이 맞다. 다만 이를 위해선 여럿의 목소리가 동시에 나와야 하다. 국회로 온 것은 민주당 의원들이라도 같이 좀 나서서 싸워 줬으면 하는 마음이 들어서다. 국회 앞에 서서 목소리라도 높이면 메시지가 결국 민주당에 닿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김 변호사는 이 전 부지사에 대한 구속이 유지되는 것 자체가 '불법'이라고 규정했다. 그 근거로 최근 법무부가 공식 확인한 '연어 술파티' 관련 조사 결과를 들었다.
"법무부에서 연어 술파티 의혹과 관련해 감찰이 들어간 게 지난 7월부터다. 지금 몇 달이 지났다. 지금은 수사가 끝나고 기소가 돼야할 상황이다. 그런데 진척이 없다. 직무유기로 볼 수밖에 없다. 사실 감찰 결과만으로 이미 사과를 했어야 한다. 보고서에 '연어술파티 이런 의혹이 사실로 보여진다'는 입장만 내놓고 끝이다. 감찰에 대한 입장만 낸 거지 잘못된 일을 바로잡으려고 하는 어떠한 액션도 아니다. 법무부에서 이런 행태를 보이면 안 된다."
<오마이뉴스> 단독 보도를 통해 이른바 '연어 술파티 회유 의혹'의 결정적 단서로 지목돼 온 2023년 5월 17일 오후 6시 34분 및 6시 37분 수원지검 앞 편의점 쌍방울 법인카드 결제 내역이 모두 소주 구입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2023년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수사 과정에서 '검찰이 이재명 대통령이 연루됐다는 진술을 확보하기 위해 술과 외부 음식이 반입된 자리를 마련해 회유했다'는 취지로 이 전 부지사가 폭로한 내용이 확인된 셈이다.
법무부 지시를 받은 서울고검 인권 침해점검 태스크포스(TF)는 사건관계인인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장과 방용철 전 쌍방울그룹 부회장, 술을 반입했다는 의혹을 받는 박 전 이사 등에 대해 횡령·배임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하지만 법원은 지난 11일 검찰의 영장을 모두 기각했다.
이후 술파티 의혹과 관련된 진상규명을 위한 동력이 급격히 상실됐다. 김 변호사가 국회 앞에서 피켓을 든 이유다.
김광민, 크리스마스 이브까지 시위 예고 "아름다운 이별 바란다"

▲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무부 등에 대한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의 질의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박상용 법무연수원 교수가 발언대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답변을 마치고 자리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통화 말미 김 변호사는 "크리스마스 이브(12월 24일)까지는 매일 국회 앞 1인 시위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이 전 부지사와 '아름다운 이별'을 꿈꾸고 있다"고 말했다.
"2023년 8월, 대북송금 사건의 변호인이 된 순간부터 나 또한 보이지 않는 감옥에 갇힌 상태다. 사건의 무게에 눌려 다른 일은 엄두도 못 내고 있다. 사실상 나도 한계다. (지방선거를 앞둔) 올해가 내 마지노선이다. 그래서 더욱 간절히 그와 아름다운 이별을 꿈꾸는 거다. 이 전 부지사가 석방되어 자유를 찾고, 나 또한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웃으며 헤어지는 그런 이별을 바란다."
하지만 김 변호사는 "성탄절 특사가 간절하지만, 분위기는 차갑기만 하다"며 "더는 가만히 있을 수 없어 국회 앞 1인 시위에 나선 거다. 긴 시간은 못 내더라도, 매일 단 10분씩이라도 그의 석방을 외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 전 부지사는 지난해 6월 7일 대북송금 사건 외환거래법 위반 혐의 등으로 진행된 1심에서 징역 9년 6개월을 선고받았는데, 검찰은 닷새 뒤인 6월 12일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표와 이 전 부지사에게 제3자 뇌물혐의를,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에게는 뇌물 공여 혐의를 적용해 재차 기소했다. 2019~2020년 당시 경기도 이재명 지사·이화영 부지사가 공모해 김 전 회장으로 하여금 방북 비용 등 모두 800만 달러를 대신 납부하도록 했다는 게 검찰 공소사실 내용이다.
이재명 대통령 당선 이후 재판 절차가 중단되면서 재판이 지연됐다. 그 사이 법무부는 수원지검 출정을 담당한 교도관 전원을 조사했는데, 수원지검 소속 박상용 검사실 등의 주도 하에 이뤄진 해당 사건 피고인들의 출정 과정에서 불법행위와 조직적 진술 조작 정황을 다수 파악했다. 이에 정성호 법무부장관은 검찰에 감찰을 지시했고, 감찰을 맡은 서울고등검찰청은 감찰 과정에서 2023년 5월 17일 수원지검에 술 반입이 이뤄졌다고 파악했다.
또 대북송금 사건 수사 과정에서 수원지방검찰청이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에게 조직적이고 반복적인 편의를 제공한 사실도 드러났다. 구체적으로 김 전 회장은 2023년 1월 17일부터 2024년 1월 23일까지 약 1년의 구속기간 동안 총 184회 검찰에 출정해 편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3~2024년 2년 동안 서울·수원·동부구치소 등 전국 주요 9개 교정기관의 출정자 중 가장 많은 횟수다. 과정에서 김 전 회장은 쌍방울 관계자들의 조력을 받으며 수원지검 조사 때 육회덮밥, 회덮밥, 자장면, 갈비탕, 초밥 등 자신이 먹고 싶은 음식 등을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먹은 사실도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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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술파티' 사실로 드러났는데, 이화영에게 왜 사과 안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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