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계와 시민사회단체 등 196개 단체가 모인 'GM부품물류 공동대책위원회'는 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박성우
내년 3월 10일부터 시행되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 일명 '노란봉투법'은 노동 현장에 크게 두 가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는 파업 노동자나 노동조합에 대한 기업의 과도한 손해배상 청구가 제한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원청이 실질적으로 노동조건을 결정하는 경우 하청 노동조합이 원청과 직접 교섭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그런데 노란봉투법의 시행을 고작 세 달여 앞두고 120여 명의 노동자들이 지난달 28일 집단해고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바로 한국GM 세종물류센터에서 벌어진 일이다. 해당 하도급업체는 갑작스럽게 폐업 결정을 내렸다.
이에 노동계와 시민사회단체 등 196개 단체가 모인 'GM부품물류 공동대책위원회'는 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이 사태 해결에 적극 나서기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1천여 명의 시민들이 직접 쓴 편지를 '찢겨진 노란봉투'에 담아 대통령실에 제출하기도 했다.
"정부가 '찢겨진 노란봉투법' 온전히 바로잡아야"
이날 첫 발언에 나선 선지현 공동대책위 공동대표는 "지난 11월 28일, 세종에서 일하던 GM 부품 하청 노동자 120명이 문자와 메일, 등기우편으로 동시에 해고 통지를 받았다"며 "그 이유는 단 하나, 노조를 만들었다는 이유였다"고 주장했다. 지난 7월 설립한 노조가 임금 협상을 요구하며 파업을 예고하자 한국GM이 물류업체에 계약 종료를 통보했는데, 이게 노조 탑압을 목적으로 한 부당한 해고라는 것이다.
이어 "노조법을 왜 개정했나. 비정규직도 해고 걱정 없이 노조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 아니었나"라며 "이 찢겨진 노란봉투법을 다시 온전하게 바로 잡는 게 정부의 책임이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노동자들의 노조할 권리와 고용 승계 등 해결책을 찾아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하청노동자들의 숙원이었던 노조법 2·3조 개정이 시행되기도 전에 자본과 정부에 의해 난도질당하고 있다"며 "원청이 하청업체를 갈아치우고, 노조 만든 노동자들을 계약해지로 쫓아내는 것은 자본의 오래된 매뉴얼"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GM의 행태는 개정 노조법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이며, 이를 감독하고 처벌할 책임은 정부에 있다"면서 "노동부가 시행령으로 또다시 하청 노동자들의 교섭권을 무력화하고 노조법 개정 취지를 무력화하려는 지금 우리는 GM도, 정부도, 자본도 우리의 투쟁 대상임을 명확히 한다"고 강조했다.
법조계도 나서 한국GM의 책임을 분명히 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의 김은진 변호사는 "이번 집단해고는 노동조합 설립에 대한 명백한 보복조치"라며 "20년 넘게 이어져 온 고용승계 관행이 노조 설립 이후 처음으로 끊겼다는 점에서 전형적인 노조 파괴 시도이자 부당노동 행위"라고 규정했다.
김 변호사는 "이미 법원은 한국GM의 창원 물류센터 판결을 통해 물류 업무의 불법 파견을 인정한 바 있다. 실질적 사용자로서 직접 고용 의무가 있는 한국GM이 법적 책임을 지기는커녕 하청업체 계약 해지라는 꼼수를 부려 노동자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는 것"이라며 "노란봉투법은 간접 고용 구조에서 원청의 사용자 책임은 명확히 하고 하청 노동자의 교섭권을 보장하고 있는데, 한국GM은 법 시행으로 노동자의 권리가 온전히 보호받기 전에 서둘러 계약을 해지함으로써 법망을 빠져나가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의 언급대로 지난 2024년 대법원은 한국 GM 창원공장 사외에서 부품물류를 수행하는 노동자도 불법파견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부품물류 사업장이 한국GM 공장과 떨어져 있었지만 하청노동자들의 업무가 한국GM 직원들이 지휘·명령에 따라 이루어졌다는 이유였다.
1067명 편지글 대통령실에 전달
당사자인 GM부품물류지회 최현욱 사무장은 "세종물류센터에서 20년 넘게 하청업체는 수차례 바뀌었어도 고용 승계가 끊긴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이 오랜 관행이 깨진 시점은 GM부품물류지회가 설립된 이후"라며 "노동자들을 벼랑 끝으로 몰아붙이기 위한 명백한 압박이자 협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노조법 2조 개정안 시행을 앞둔 바로 이 시점에 법이 현장에서 작동하기도 전에 집단 해고와 노골적인 노조 탄압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절대로 그냥 넘길 수 없다"며 "찢겨진 노란봉투는 끝이 아니라 경고다. 노조법 2조가 찢긴 채로 사라질 것인지 아니면 현장에서 실제로 작동하는 하청 노동자들의 권리가 될 것인지는 이 사태를 어떻게 바로잡느냐에 따라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후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노란봉투를 찢는 퍼포먼스와 함께 세종물류센터 하청노동자들을 포함해 1067명이 작성한 편지글을 찢겨진 노란봉투에 담아 대통령실에 전달했다. 또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한국 GM 부당노동행위 철저 조사 ▲집단해고 철회와 고용승계 보장 ▲노조법 무력화 시행령 즉각 폐기 ▲원청 사용자 책임과 교섭의무의 온전한 이행을 정부에 요구했다.
한편, 해당 하청업체 측은 지난 4일 YTN에 '한국GM과의 계약 종료로 회사 운영을 이어가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국GM 측은 계약 종료에 관해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해당 언론은 밝혔다.

▲ 선지현 공동대표는 "노조법을 왜 개정했나. 비정규직도 해고 걱정 없이 노조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 아니었나"라며 "이 찢겨진 노란봉투법을 다시 온전하게 바로 잡는 게 정부의 책임이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노동자들의 노조할 권리와 고용 승계 등 해결책을 찾아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박성우

▲ 당사자인 GM부품물류지회 최현욱 사무장은 이번 사태가 노조 파괴 행위임을 거듭 강조했다. 최 사무장은 "세종물류센터에서 20년 넘게 하청업체는 수차례 바뀌었어도 고용 승계가 끊긴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이 오랜 관행이 깨진 시점은 GM부품물류지회가 설림된 이후"라며 "노동자들을 벼랑 끝으로 몰아붙이기 위한 명백한 압박이자 협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성우

▲ 이후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노란 봉투를 찢는 퍼포먼스와 함께 세종물류센터 하청노동자들을 포함해 1067명이 작성한 편지글을 찢겨진 노란 봉투에 담아 대통령실에 전달했다. 또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한국 GM 부당노동행위 철저 조사 ▲집단해고 철회와 고용승계 보장 ▲노조법 무력화 시행령 즉각 폐기 ▲원청 사용자 책임과 교섭의무의 온전한 이행을 정부에 요구했다.
GM부품물류 공동대책위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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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하청노동자 집단 해고... "찢겨진 '노란봉투법', 정부가 바로잡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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