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해양수산 리더십 실종, 국가 바다 전략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등록 2025.12.18 18:00수정 2025.12.1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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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다(자료사진)
바다(자료사진) 진재중

삼면이 바다인 대한민국에서 해양수산정책의 공백은 곧 국가 바다 전략의 붕괴를 의미한다. 해양수산은 산업과 안보, 기후 대응과 식량 주권을 동시에 떠받치는 국가의 핵심 축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지금 정부는 이 중대한 공백을 사실상 방치한 채 국정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우연도, 불가피한 상황도 아니다.

사실 대한민국에서 해양수산부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사라졌다가 다시 부활하기를 반복해 온 부처였다. 해양을 국가 전략의 중심이 아니라 부차적 행정 영역으로 취급해 온 결과였고, 이는 곧 바다에 대한 장기적·일관된 국가 전략의 부재를 의미했다. 그때마다 해양 산업과 어업 현장은 정책의 연속성을 잃고 표류해 왔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대통령실에 해양수산비서관을 신설한 조치는 해양수산 분야를 국정 의제로 격상하겠다는 분명한 정치적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이는 해양수산을 개별 부처 차원의 행정 사안이 아니라, 대통령실이 직접 조정·관리하는 국가 전략 영역으로 다루겠다는 선언이었다.

해당 직위는 해양수산부의 부산 이전과 북극항로 개척이라는 핵심 국정 과제를 종합적으로 조율하는 컨트롤타워로 설계됐으며, 이를 통해 해양수산 정책이 장기적이고 일관된 국가 전략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됐다. 국민들 역시 해양수산이 더 이상 주변 행정 분야가 아니라 국가 미래 전략의 중심 축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기대를 가졌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는 현실에서 뒷받침되지 않고 있다. 통일교 관련 정치자금 수수 의혹으로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사퇴한 이후, 해양수산부는 최고 의사결정권자를 두지 못한 상태다. 동시에 대통령실에 신설됐던 해양수산비서관 자리 역시 수개월째 공석으로 남아 있다. 부처의 집행 책임과 대통령실의 정책 조정 기능이 동시에 공백 상태에 놓이며, 해양수산 정책을 총괄할 공식적 지휘 체계가 사실상 작동을 멈춘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은 단순한 인사 지연이나 행정 착오로 설명되기 어렵다. 해양수산을 국가 전략의 핵심으로 다루겠다는 선언과 달리, 실제 국정 운영에서는 여전히 우선순위 밖에 놓여 있음을 보여주는 구조적 문제에 가깝다. 정부가 전략 분야로 규정한 영역에서조차 책임과 조정의 중심이 유지되지 않는다는 점은, 해양수산 정책의 위상이 여전히 불안정하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해양수산정책은 단기적 행정 관리가 아닌 중장기 국가 전략 차원의 접근이 요구되는 분야다. 그러나 정책 책임과 조정 기능이 약화되면서 어업 현장은 기후 변화와 해조류 감소에 따른 자원 위기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해양 연구 및 전문 인력 양성 또한 전략적 투자 대상에서 밀리며 장기 경쟁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바다는 더 이상 국가 발전의 배경이 아니라 산업·안보·외교가 교차하는 전략의 최전선이다. 해양수산 역량이 약화되는 국가는 산업 경쟁력과 안보, 미래 성장 기반을 동시에 상실할 수밖에 없다. 해양수산을 국가 전략의 중심에 두겠다는 정치적 선언은 있었지만, 이를 실행으로 뒷받침할 책임 구조와 리더십은 분명하게 작동하지 않고 있다. 그 결과 나타난 리더십의 공백은 해양수산정책의 사실상 부재로 이어지며, 대한민국 해양의 지속 가능성과 국가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해양수산정책의 공백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정부는 즉각 책임 구조를 복원하고 해양수산을 실질적 국가 전략으로 작동시켜야 한다.
#해수부 #북극항로 #부산 #해양수산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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