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
윤성효
삼성중공업 거제사업장 생산직 노동자들이 가입한 삼성중공업노동조합(위원장 최길연)이 삼성중공업사무직노조(아래 사무직노조) 위원장에게 '어용노조'라고 한 표현은 명예훼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에 삼성중공업노조는 "삼성자본의 노조파괴 공작 규탄한다"라며 "고용노동부는 삼성중공업의 부당노동행위 특별감독하라"라고 촉구했다.
삼성중공업노조와 금속법률원(법무법인 여는)은 최길연 위원장이 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에서 검찰이 기소한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 위반(명예훼손)에 대해 지난 9일 무죄 선고를 받았다고 18일 밝혔다.
삼성중공업노조는 2023년 6월 결성하고 사측에 단체교섭을 요구했다. 사측은 조합원 수가 더 많은 사무직노조와 단협을 체결했다며 삼성중공업노조의 '추가 단협'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최길연 위원장은 지난 5월 삼성중공업 직원들에게 카카오톡으로 사무직노조 위원장에 대해 "복수노조 출현에 대비해 사측의 입장에서 노조 설립을 기획했던 인물이다", "같은 사측 인사 출신이 운영하는 노조를 '진짜 노조'라 부를 수 없다", "사실상 사측이 직접 노조를 운영하고 있는 셈이다"라는 취지의 글을 보냈다.
이에 사무직노조 위원장이 명예훼손으로 고소했고 검찰이 기소해 재판이 진행돼 왔다.
그러나 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 박병민 판사는 검찰과 다른 판단을 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사무직노조 위원장은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총 5년 6개월 정도 삼성중공업 인사 파트에 근무하면서 그 중 1년 4개월 정도는 파트장을 맡았는데, 당시 회사의 지시에 따라 복수노조 시행에 대비해 노조 설립 가능자, 이른바 '문제 사원'에 대한 밀착관리를 내용으로 하는 보고서를 작성하기도 했고, 피고인 최길연 위원장은 보고서에 기재된 그 '문제 사원' 중 한 명이었다.
재판부는 "삼성그룹은 그 무렵 복수노조 출현에 대비해 여러 방안을 구상했는데, 그 중에는 친사(親社) 노조의 설립과 활용도 있었다"라며 "삼성그룹 담당자들은 피고인 등에 대한 무단 개인정보 수집, 활용 등을 이유로 형사처벌을 받았고, 피고인은 민사소송을 통해 위자료를 지급받기도 했다"라고 설명했다.
또 재판부는 "사무직노조는 설립 이후 대외적으로 활발히 활동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위원장은 조합원이 부담하는 조합비도 밝히기를 꺼려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피고인의 표현에 다소 부적절한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사무직노조 위원장은 삼성중공업 노동자들의 공적 관심사에 해당하는 정식 단체협약 체결 노조인 사무직노조의 위원장이므로 검증 등을 통해 어느 정도의 인격권의 훼손을 일정 부분 감당해야 할 지위에 있고, 피고인의 표현 내용은 삼성중공업 노동자들의 공적 관심사에 해당하므로 노동자들 사이의 여론 형성에 기여하는 부분이 있다"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사무직노조 위원장이 과거 사측으로 인식될 수 있는 인사파트장으로 근무하면서 노조 설립과 운영을 방해하는 업무를 한 적도 있고, 피고인의 표현 내용이 모욕적이거나 거기에 사적인 감정이 담겨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피고인에서 비방의 목적이 인정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라며 무죄를 선고했다.
최길연 위원장을 변호했던 최용현 변호사는 "이 사건을 보면, 삼성 계열사들은 무노조 경영을 폐지한다는 선언이 무색하게 복잡한 노동법상 제도들을 악용해서 노동조합의 자생적 활동을 방해하고 있으며, 사소한 위법사항을 트집잡아 노동조합활동을 하려는 노동자들을 위축시키고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라면서 "21세기에도 여전히 노동3권의 실현은 쉽지 않다"라고 밝혔다.
삼성중공업노조는 "노동3권은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 권리다. 그 어떤 재벌도, 그 어떤 권력도 이를 침해할 수 없다. 따라서 형사 고소로 노동자의 입에 재갈을 물리고, 어용조직으로 노동조합을 대체하려는 삼성의 반헌법적 노조파괴 행위는 반드시 이번 기회에 뿌리를 뽑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삼성중공업노조는 "삼성중공업에 대한 즉각적인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하라", "사무직노조 설립과 운영에 대한 사용자 개입을 전면조사하라", "노사협의회를 이용한 노조 무력화 시도, 부당노동행위 의혹을 규명하라"라고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요구했다.
이번 무죄 판결에 대해 검찰은 지난 16일 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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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삼성중공업 사무직노조는 어용' 표현, 명예훼손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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