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지팥죽, 직접 농사 지은 농산물로 요리해 더 특별한 농촌특별식이다.
조계환
올해도 오랜만에 주변에 사는 분들을 만나서 같이 팥죽을 먹으니 분위기가 훈훈했다. 아이 귀한 시골에 어떤 이웃 분이 도시에서 온 손자를 데리고 와 모두에게 예쁨을 받았다. 성당 다니시는 분도 종교에 관계없이 절에 오셔서 팥죽을 드셨다. 이웃들이 대부분 서로 친척 관계라서 건강 문제나 밭 상황에 대해 잘 아셨다. 서로 걱정해주고 안부를 물었다.
몸이 아파서 최근에 큰 수술을 한 이웃, 혼자 사시다가 아예 요양원으로 들어가신 할머니 소식도 들었다. 농촌에는 혼자 사시는 어르신들이 많다. 최근에는 귀농, 귀촌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아서 시골 마을은 점점 사람이 귀해진다. 한 어르신이 "주변에서 사람 말소리, TV 소리, 차 소리만 나도 기운이 난다"고 하신다. 내년에는 자주 주변 어르신들 뵙고 이야기도 나누고 인사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스님이 "한해 농사 짓느라 힘들었으니 겨우내 평안하게 쉬세요" 하시며 내년 달력을 나누어주셨다. 요즘은 경기가 안 좋아선지 달력 주는 곳도 흔치 않다고 하면서 다들 챙겨갔다. 2026년이 이제 정말 코앞으로 다가왔다.
연말연시라고 성탄절 음악도 없고 시끌벅적한 술자리도 없지만, 이렇게 매년 이웃들과 함께 동지 팥죽 나누어 먹는 것은 소박한 시골살이의 즐거움 중 하나다. 조용하고 평화로운 농촌의 연말연시를 즐기며, 이제 찬찬히 내년 농사 준비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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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골 푸른밥상' 농부. 유기농 농사를 지으며 흙과 함께 살아가는 전업 농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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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 편해질 즈음, 시골에서 하는 '푸드 테라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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