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와 팬을 넘어 국경을 초월한 친구가 보내온 선물.
차유진
"Hello? Hello? May I ask you something? Did you send this gift for me, right?(저기요? 저기요? 뭐 좀 물어봐도 될까요? 혹시 당신이 보낸 선물, 저한테 보낸 거 맞나요?)"
"Yes!(예! 맞아요!)"
환하게 응답해 준 'itaaz'는 나의 첫 해외 팬이다. 그 후로 그녀가 보내온 선물들은 늘 내 분수를 넘었다. 아무 대가 없이 쏟아지는 마음 앞에서 오히려 더 조심스러워져, '과연 내가 이런 사랑을 받을 만한 사람인가'를 재차 되묻게 되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더 귀해진 건, 선물보다도 5년에 걸쳐 이어진 대화였다(구글 번역기 정말 열심히 일했다!). 사는 이야기, 서로의 꿈, 각자의 나라에서 벌어지는 소식들까지 나누며, 어느새 배우와 팬을 넘어 국경을 초월한 친구가 되어갔다.
itaaz가 건네는 말들은 언제나 긍정의 방향을 향해 있다. 그래서 나는 그녀를 '등불'이라 부른다. 앞이 동굴처럼 캄캄해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때, 불을 켜고 밝은 미소로 손을 내밀어 주는 사람. 그 손 하나가 흔들리던 발걸음을 다시 바로잡아, 포기 대신 계속을 선택하게 만든다. 가끔은 양심에 찔린 듯 고백한다.
"나는 이런 것들을 받을 사람이 아니야."
그러면 그녀는 망설임 없이 되받아친다.
"당신은 이 모든 걸 받을 자격이 있어요."
누군가의 흔들림 없는 믿음이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하루를 살고 싶게 만든다는 것을, 그녀를 통해 새삼 깨닫는다. 앞서 끌지 않고 마주 보며 빛을 밝혀주는 등불. 오늘도 그 빛을 따라 내 몫의 하루를 걷는다.
감사합니다, 마음을 나눠주셔서
물론 이 밖에도 그동안 받은 선물들은 셀 수 없이 많다. 자주 가는 동네 카페에만 들러도 그냥 나온 적이 거의 없다. 집에 갈 때면 사장 할머님이, 동네 이웃들이 먹거리 하나쯤은 꼭 쥐여주신다.
이들의 공통점은 늘 바리바리 싸서, '있는 힘껏' 진심을 담는다는 것이다. 혹여 성에 차지 않을까, 정성이 부족해 보일까 끝까지 마음을 보탠다. 감사함에 뭐라도 전하고 싶어 주머니 속까지 남김없이 털어 건네는 마음. 그렇게 보태진 마음들이 모여 세상을 한 걸음 더 이어가게 한다.
연말이 되어, 한 해 동안 감사한 이들에게 작은 선물을 준비하고 있다. 앞서 말한 사람들처럼 잘 해내고 싶어도, 그 배려와 감각은 아직 한참 모자라다. 성에 차도록 바리바리 담아 건네기엔 주머니 사정이 여유롭지 못하다. 부족한 정성은 꾹꾹 눌러 쓴 손편지로 채우고, 전하고 싶은 마음만은 부디 온전히 닿기를.
"올 한 해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 "올 한 해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차유진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직업은 배우이며, 끄적끄적 글쓰는 취미를 갖고 있습니다.
공유하기
5년지기 된 해외 팬이 보낸 선물에 들어 있던 것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