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유성호
먼저 눈여겨 볼만한 날짜는 12월 19일이다. 이날 한국갤럽은 12월 3주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12월 16일부터 18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여론조사는 통일교 특검 도입에 대한 찬반도 물었다. 그 결과, 전체 응답자의 62%가 통일교 특검에 찬성했다. 전 연령대, 여야 지지층 모두에서 '도입 찬성'이 우세했다. 특히 자신을 민주당 지지자로 밝힌 응답자의 67%가 통일교 특검 도입을 찬성했다(국민의힘 지지자의 통일교 특검 도입 찬성은 60%). 또한 중도층의 특검 찬성율도 65%를 기록했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22일 <오마이뉴스> 통화에서 "정청래 당대표는 여론의 흐름을 쭉 보고 계시다가, 금요일날 (이미) 제게 '특검을 안 할 수 있겠냐' 말했다"라며 "(당대표는) 지난 일주일간 여론을 보고 마음을 계속 정리해왔고 결심한 것"이라고 '민심'을 특검 수용의 이유로 설명했다. 그는 "(통일교 특검은) 대통령실과 조율해서 할 문제는 아니고, 당이 결정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재명 대통령은 시종일관 '강경 대응'을 주문해온 바 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정교분리 원칙을 어기고 종교재단이 조직적·체계적으로 정치에 개입한 사례가 있다(2일)" "(종교단체가) 헌법·법률을 위반해 지탄받을 행위를 하면 해산시켜야 한다(9일)" "특정 종교단체-정치인의 불법 연루 의혹에 대해 여야, 지위 고하와 관계없이 엄정하게 수사하라(10일)" 등의 발언을 했었다. 발언이 나온 당시는 통일교의 정치권 불법 후원 의혹이 불거진 터라 통일교 겨냥 발언이라는 해석이 우세했다.
민주당의 한 최고위원은 <오마이뉴스>에 "대통령실의 의중을 어느 정도 고려해서, 대통령실 의중을 받아서 당대표가 통일교 특검 수용 입장을 말한 걸로 안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통일교 특검 추진 입장이 나오기 전날(21일) 김민석 국무총리,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 정청래 민주당 대표,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가 참석하는 고위당정협의회가 열렸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박상혁 민주당 원내소통수석은 23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통일교 특검 사안이) 고위당정에서 논의됐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면서도 "한편으로는 이런 사안들을 얘기할 때 말로 하지 않는 그런 공감대는 (당정 간) 있을 수 있다"고 말해 여지를 열어뒀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에 "대통령실의 의지로 당이 입장을 선회했다고 보는 게 맞는 해석"이라고도 밝혔다.
"국민의힘 쪽이 더 곤란한 입장 아니겠나"

▲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지원 의혹에 대한 특검 추진을 논의하기 위해 회동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국민의힘 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 송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 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
유성호
민주당은 통일교 특검법 입법의 '속도'를 강조하며 국민의힘을 직접 겨냥하고 있다. 김병기 원내대표는 23일 원내대책회의에서 통일교 특검법과 관련해 "속도가 정의"라며 '즉시 추진' 입장을 강조했다.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같은날 KBS1라디오 '전격시사'와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전격적으로 특검 수용을 하겠다고 하니 국민의힘이 당황한 것 아닌가 싶다"고 짚었다. 그는 "향후 진실 규명하면 알겠지만, 국민의힘 쪽이 더 곤란한 입장 아니겠나"라는 전망도 덧붙였다.
박상혁 원내수석부대표는 "(통일교 특검의) 본질은 결국 종교가 정치에 개입한 것, 대선이라든지 전당대회에 개입한 데 핵심이 있지 않나. 이런 부분과 관련된 특검이 돼야 된다"라고 국민의힘을 겨냥했다. 임종성·전재수 의원 등 민주당 인사들은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을 받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보다 영역이 넓다. 권성동 의원의 금품 수수 의혹을 포함해 통일교 측의 권리당원 11만 명 가입, 2023년 국민의힘 전당대회·2024년 총선 당시 당원 집단 가입 의혹이 있다.
또한 민주당은 통일교 특검 추진과 함께 국민의힘의 무제한 토론으로 처리가 더딘 비쟁점 민생 법안의 본회의 통과를 압박하는 전략도 취하고 있다.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23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생 법안 199개가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해 쌓여 있고, 처리해야 할 것은 산더미인데 생떼도 이런 생떼가 없다"며 "국민의힘은 그러고도 민생을 입에 올리면 부끄럽지 않는가. (민주당이) 통일교 특검도 받겠다고 했는데 제발 밀린 민생 법안 처리 좀 하자"라고 꼬집었다.
여야는 통일교 특검 도입 자체엔 합의했지만 특별검사 추천 방식 등 각론에선 서로 다른 입장이다. 지난 22일 민주당-국민의힘 원내지도부가 만났지만 이견만 확인하고 헤어졌다. 여야는 각자 특검법을 발의한 뒤 재논의하기로 했다.

▲ 2025년 7월 18일 오전 경기도 가평군 통일교 천정궁(사진 맨 위 건물). 맨 아래 건물은 천원궁.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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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통일교 특검 할 결심' 배경엔 "대통령실 의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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