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해, 백지 위에서 다시 걷기 시작한다.
박유하 시인(디지털 포엠 아티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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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 동안 우리가 남긴 발자국들은 대개 비틀거렸거나 진흙탕을 지나온 것들이어서, 새해가 오면 우리는 서둘러 그 흔적을 지우고 싶어 합니다. 이러한 소망은 끝과 시작이 교차하는 문턱에서 지난날을 '백지'로 되돌리려는 의식과도 같습니다. 그러나 백지 위에 다시 새기고 싶은 것들은 결코 거창한 결심이 아닙니다. 방바닥의 온기, 아궁이 옆의 고양이, 밤늦게 돌아오시는 어머니의 발소리처럼 작고 낮은 것들입니다. 이 소박한 생의 감각들이 실은 우리의 삶을 지탱해 온 뼈대였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비로소 우리는 다시 시작할 용기를 얻습니다. 새해의 첫 아침, 아무도 없는 그 깨끗한 시간 위를 오직 '뽀드득', 그 투명한 소리 세 글자로만 걸어가고 싶은 마음. 당신의 새해도 그렇게 맑은소리로 시작되기를 희망합니다.(정은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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