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오후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앞두고 있는 청와대 정문이 닫혀 있다.
권우성
청와대가 다시 대한민국의 심장부로 돌아왔습니다. 지난 22일, 대통령실은 청와대 춘추관에서 첫 언론 브리핑을 열었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청와대를 떠나 용산으로 집무실을 이전한 지 3년 7개월 만입니다.
다시 열린 '청와대 시대'를 맞아 문재인 정부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3일 페이스북을 통해 남다른 감회를 밝혔습니다.
고 의원은 "감회가 새롭다"며 말문을 열었습니다. 그는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의 풍경을 회상하며 "청와대라는 공간은 문재인 정부 시기에도 관람이 가능했다"면서 "잔디밭을 가로질러 회의에 갈 때면 종종 관람객들과 마주쳐 반갑게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여민관에서 업무를 보시던 대통령께서도 가끔은 창 밖으로 얼굴을 내밀어 관람객들에게 손을 흔들어 보이셨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그랬던 공간이 어느 날 갑자기 '단 하루도 들어가지 않겠다'는 윤석열의 말과 함께 처참하게 짓밟혔다"면서 "이미 국민들이 관람을 하고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들께 돌려드린다는 명목으로 역사적 의미를 훼손하기 시작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사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용산 이전 강행은 수많은 논란을 낳았습니다. '공간이 의식을 지배한다'며 제왕적 대통령제를 끝내겠다고 공언했으나, 결과는 정반대였습니다. 수천억 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이전 비용은 물론, 국방부와 합참의 연쇄 이동으로 인한 안보 공백 우려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멀쩡한 청와대를 두고 용산으로 이전하며 불거진 도청 논란과 시민 불편은 덤이었습니다.
청와대 인근 상권의 몰락도 뼈아픈 대목입니다. 대통령실이 떠난 효자동과 삼청동 일대는 활기를 잃었습니다. 고 의원은 "청와대 인근 상권은 초토화됐다"며 "평일에는 사람의 그림자를 찾을 수가 없어 문을 닫은 식당이 한둘이 아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무엇보다 '불통'의 상징이 된 용산과 한남동 관저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습니다. 고 의원은 "구중궁궐이라는 이유를 들어 청와대를 훼손했지만, 정작 본인은 한남동에 더 깊은 구중궁궐을 만들어 각종 의혹을 쌓아두기 시작했다"며 "그렇게 '청와대'는 한 사람의 무지함과 야욕으로 수난을 겪었다"고 한탄했습니다.

▲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과 유송화 춘추관장이 2020년 1월 14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질의응답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고 의원은 "이젠 춘추관에선 브리핑이 열릴 테고, 여민관에선 시간대별로 회의가 반복될 테고, 연풍문에선 민원인과 부처 공무원들이 분주할 것"이라며 "상춘재에선 여러 나라의 국빈을 모시기 위한 행사들이 열리고, 21대 이재명 대통령의 흔적도 그 위에 기록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역사의 수레바퀴가 다시 굴러가는 것만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습니다.
고 의원은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된 이재명 정부의 청와대가 무척이나 기대되고 설렌다"며 "국민주권정부라는 말에 걸맞게 국민과 함께 호흡하는 청와대로 도약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글을 맺었습니다.
용산 시대를 끝내고 제자리를 찾아가는 청와대가 과거의 오명을 씻고 진정한 국민 소통의 장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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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언론 '아이엠피터뉴스'를 운영한다. 제주에 거주하며 육지를 오가며 취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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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열린 청와대... 고민정 "윤석열, 역사에 대못 박고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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