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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항공 최악의 참사 1년, 진상규명 제자리...44명 입건 중 송치 '0'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 1주기] 항철위 일방통행, 더딘 수사... 국정조사 등 앞두고 유족들 기대감

등록 2025.12.29 07:00수정 2025.12.29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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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이틀 뒤인 지난해 12월 31일 오전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활주로 참사 현장 인근에 고인을 애도하는 꽃이 놓여 있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이틀 뒤인 지난해 12월 31일 오전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활주로 참사 현장 인근에 고인을 애도하는 꽃이 놓여 있다. 소중한

1년이 지나도록 참사 원인은 규명되지 못했고, 단 한 명의 참사 책임자도 검찰로 송치되지 못한 채 답보 상태에 있다. 국내 항공 역사상 최악의 참사로 기록된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1주기, 지금 대한민국의 모습이다.

이는 유가족의 주장이 뒤늦게야, 그것도 아주 일부만 받아들여진 탓이다. 참사 1년을 앞둔 지난 10일에야 항공철도조사위원회(항철위)를 국토교통부가 아닌 국무총리 소속 독립 조사기구로 전환하는 법안이 국회 상임위를 통과했다. 국정조사 특위는 지난 22일에야 구성됐다.

참사 직후부터 유가족들은 국토교통부 산하 항철위에 조사의 공정성 등 문제를 지적했으나 여전히 그들은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협의회'라는 이름으로 거리에 있다. 지난 1년 동안 유가족들이 진상규명을 위해 걸어온 길을 타임라인으로 정리했다.

[국토교통부·항철위] 1년 동안 쌓인 유가족 불신

 유가족협의회가 항철위 공청회 중단을 요구하며 지난 1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삭발식을 열었다. 왼쪽부터 유가족 최동훈, 고재승, 유금지, 김성철, 나명례씨가 삭발식에 참여했다.
유가족협의회가 항철위 공청회 중단을 요구하며 지난 1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삭발식을 열었다. 왼쪽부터 유가족 최동훈, 고재승, 유금지, 김성철, 나명례씨가 삭발식에 참여했다. 유지영

유가족들은 지난 1일 항철위의 공청회를 중단하라고 요구하면서 한겨울 삭발을 감행하고 노숙 농성에 들어갔다. 유가족들에게 제대로 된 정보도 전달하지 않은 상황에서 중간 조사 발표 성격의 공청회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취지였다. 이날 삭발식은 지난 1년간 항철위를 향해 쌓여온 유가족들의 불신이 터져 나온 장면이었다.

이 자리에서 김덕진 유가족협의회 자문위원장은 "항철위는 내가 지금껏 살면서 만나 본 가장 단단하고 철옹성 같은 국가 기구"라면서 "국토교통부 장관도, 대통령실도 '독립된 조사 기구'라는 이유로 그들에게 요구할 수 없다고 한다"라고 비판했다.

유가족 5명이 삭발하고 노숙 농성에 들어가자 항철위는 공청회를 취소했다. 항철위는 특히 예정된 공청회 자리에서 유가족에게 질문을 금지하는 지침을 통보해 더욱 커다란 저항에 부딪혔다.


이 같은 항철위를 향한 유가족들의 반발에는 지난 1년간의 맥락이 있다. 지난 1월 7일 국토부는 무안공항 주무청인 부산지방항공청장 출신의 항철위 위원장의 사의 표명을 받아들였다. 참사 관여 가능성 때문이었다. 그러면서도 항철위는 같은 날 참사 항공기에서 조류 충돌(버드 스트라이크)이 발생했다고 발표한 동시에 방위각 시설(로컬라이저) 콘크리트 둔덕은 규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7월 16일 다른 참사 유가족들과 함께한 이재명 대통령과 한 간담회 자리에서 김유진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항철위를 독립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나 사흘 뒤 항철위는 조류 충돌 이후 조종사가 손상이 더 컸던 우측 엔진이 아닌 좌측 엔진을 껐다는 취지의 엔진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자 했다. 그러나 이 발표도 "참사 원인을 축소하려 한다"는 유가족의 항의로 무산된 바 있다.


유가족들의 이 같은 문제 의식 등으로, 그나마 국회는 항철위를 국토교통부가 아닌 국무총리 소속으로 전환하는 항공철도사고조사법 개정안을 통과시킬 예정이다.

[경찰] 1명도 검찰 송치 안돼

 유가족협의회가 지난 4월 15일 이 사건 수사본부가 꾸려진 전남경찰청을 항의 방문했다.
유가족협의회가 지난 4월 15일 이 사건 수사본부가 꾸려진 전남경찰청을 항의 방문했다. 12·29 제주항공 여객기참사 유가족협의회

전남경찰청은 지난 1년간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 박상우 전 국토부 장관, 전·현직 국토부 공무원 등 참사 관계자 44명을 입건했다. 그러나 이 중 1명도 검찰로 송치되지 않았다.

유가족의 1인 시위가 이어지던 지난 9월, 전남경찰청 관계자는 송치가 늦어지는 이유를 두고 <오마이뉴스>에 "경찰 입장에서는 항공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단독으로 판단해서 수사할 수 없다. (참사의 원인이) 나와야 하는데 경찰만 빨리 갈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즉 경찰 수사 또한 국토교통부 등의 조사와 발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전남경찰청은 5월 13일엔 국토교통부 및 부산지방항공청(무안공항 주무청)을, 지난 16일에는 항철위를 압수수색한 상태다. 경찰은 그동안 항철위에 자료 제출을 요청해왔으나 이를 거부당해 압수수색에까지 이르렀다고 밝혔다.

전남경찰청은 지난 25일에야 9명 규모의 전담수사팀을 26명 규모의 수사본부로 격상해 항철위 압수물 분석 등을 진행하고 사고 원인을 규명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방위각 시설, 엔진, 조류 등 각 분야 전문가와 면담을 진행하고, 필요시에는 피의자 추가 조사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회·권익위] 곧 열릴 국정조사, 유가족들은 기대

 참사 1주기 서울 시민추모대회가 20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열렸다. 추모대회에 참석한 유가족이 "책임을 규명하라!"라고 적힌 피켓을 움켜쥔 채 무대를 바라보고 있다.
참사 1주기 서울 시민추모대회가 20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열렸다. 추모대회에 참석한 유가족이 "책임을 규명하라!"라고 적힌 피켓을 움켜쥔 채 무대를 바라보고 있다. 소중한

국회 국정조사 특위는 지난 22일에야 구성됐다. 12·3 내란 사태 정국 중 발생한 참사라 하더라도, 세월호 참사(참사 발생 43일 후)나 이태원 참사(23일 후)보다 한참 늦은 조치다. 국정조사는 오는 1월 22일 진행될 예정이다.

유가족들은 늦게라도 꾸려진 특위와 국정조사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라고 전했다. 고재승 유가족협의회 이사는 지난 24일 <오마이뉴스>에 "이전까지 항철위와 업무가 중복되고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이유로 별도의 조사기구가 필요하지 않다는 말이 있어 왔다"라며 "유가족들 역시 처음에는 항철위에서 잘 조사해줄 거라 믿었는데 현재는 기대가 무너진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토교통부 또한 (참사의)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데 국토교통부 산하 항철위만 바라볼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고 이사는 또 지난 22일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가 참사 당시 항공기가 부딪쳤던 둔덕을 공항안전운영기준 위반 시설로 판단한 것을 두고 "그래도 처음으로 국가기관의 그러한 결정이 나와 1주기를 앞두고 많은 위로가 되고 있다"라고 전했다.

앞서 유가족협의회는 권익위의 판단 후 입장문을 내고 "참사가 불의의 사고가 아니라 국가의 총체적 부실과 안전 불감증이 빚어낸 예고된 인재였음을 국가 기관이 인정한 것"이라며 "불과 4개월 조사로 확인할 수 있었던 내용을 국토교통부 항철위와 경찰은 밝혀내지 못했다"라고 비판했다.

[제주항공 참사 1년, 진상규명 타임라인]

 2024년 12월 31일 오전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인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서 수색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2024년 12월 31일 오전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인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서 수색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소중한

2024년 12월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서 제주항공 7C2216편 여객기 참사로 179명 사망

2025년 1월 2일 [전라남도] 국회와 정부에 참사 피해 지원 및 재발방지 특별법 제정 건의
1월 7일 [항철위] 위원장, 부산지방항공청장(무안공항 주무청) 지낸 탓에 참사 관여 가능성 제기되어 사의 표명

4월 17일 [국회] 12·29 여객기 참사 피해 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 재석 의원 290명 만장일치로 국회 본회의 통과

5월 13일 [경찰] 국토교통부 및 부산지방항공청 압수수색
6월 21일 [경찰] 국토교통부 공무원, 한국공항공사 직원, 업체 관련자 등 15명 형사 입건

7월 3일 [유가족]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 시작
7월 16일 [유가족] 이재명 대통령과의 간담회에서 ▲특별법 개정 통한 진상규명 ▲국토부 산하 항철위 독립 요구
7월 19일 [항철위] 여객기 엔진 정밀 조사 결과 발표 계획했으나 유가족 항의로 무산

10월 1일 [경찰] 방위각시설(로컬라이저) 관련 전·현직 국토교통부 관계자 8명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

12월 1일 [유가족] 항철위 공청회 계획에 반대하며 유가족 5명 삭발 및 노숙 농성 돌입
12월 2일 [항철위] 유가족 항의 끝에 4일로 예정됐던 공청회 취소
12월 10일 [국회] 항철위를 국토교통부에서 국무총리실로 옮기는 항공철도사고조사법 개정안 상임위 통과

12월 16일 [경찰] "사고 원인 규명 위한 자료 확보 위해" 항철위 압수수색

12월 22일 [국회] 12.29 여객기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계획서 승인의 건이 국회 본회의 통과. 위원장에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
12월 22일 [권익위] 방위각시설(로컬라이저) 법 위반 사실 확인("공항 시설 설치 기준 및 공항 안전 운영 기준 위반 시설 판단")

12월 23일 [국회] 국정조사 특위, 오는 1월 22일 청문회 열기로 의결

 2024년 12월 31일 오전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인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활주로 주변에서 한 유족이 두 손을 모은 채 현장을 바라보고 있다.
2024년 12월 31일 오전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인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활주로 주변에서 한 유족이 두 손을 모은 채 현장을 바라보고 있다. 소중한
#제주항공참사 #1229여객기참사 #항철위 #국토교통부 #유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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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사람을 사람으로 대하는 일에 관심이 있습니다. 반갑습니다. 오마이뉴스 유지영입니다. alreadyblue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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