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 자사고 남녀 비율 비교
문성호
자사고는 교육과정 편성·교원 인사·재정 운영 등에서 일반계 고등학교(일반고)보다 더 많은 자율성을 갖도록 2010년 도입된 학교 유형이다. 일반고와는 달리 학생을 선발할 수 있고, 등록금도 연평균 800만 원에 달한다.
자사고는 전국 단위와 광역 단위로 나뉘는데, 전국 단위는 전국에서 학생을 선발할 수 있고, 광역 단위는 광역자치단체(경기도, 대구광역시 등) 내에서만 학생을 선발할 수 있다. 서울에만 16개(전국 1개, 광역 15개)가 있고, 그 외 지역에 17개가 분포한다. 서울 외 지역의 전국 단위 자사고는 9개, 광역 단위는 8개가 있다.
"대전 여학생 갈 곳 없다"... 지역별 불균형도
자사고들의 성별 차이는 단성학교(남고·여고)의 개수에서부터 극명히 드러난다. 서울만 해도 11개 자사고가 남자고등학교이고, 여자고등학교는 이화여고·세화여고 2개에 불과하다. 남녀공학은 하나고·한대부고·현대고 등 3곳이었다. 남녀 성별을 동수로 뽑는 학교는 성별 정원이 100명인 하나고뿐이었다.
전국으로 범위를 넓혀 봐도 단성학교 비율의 차이는 컸다. 남녀공학은 15개였고, 남고는 16개, 여고는 이화여고·세화여고 2개였다.
표로 정리하니 대전광역시가 눈에 띄었다. 대전엔 두 곳의 자사고가 있었는데, 둘 다 남고여서 여학생은 자사고를 선택할 수 없는 상황이다. 대전에 거주하며 전국 단위 자사고인 외대부고(용인한국외국어대학교부설고등학교) 진학을 준비하고 있는 A학생(여성)은 "자사고(대신고·대성고)는 다 남고고, 대전에서 입결(입시 결과)이 좋은 학교(충남고·대전고 등)도 다 남고라 여자 학생들은 좋은 학교를 갈 수 없다"며 "태어날 때부터 정하지 않은 성별 때문에 다른 선택지(전국 자사고, 일반고 등)를 찾아야 하는 것이 별로"라고 말했다.

▲ 서울 자사고 분포 지도
문성호
입시에 유리한 자사고, "성비 불균형이 사회 진출 불균형으로 이어져"
자사고는 교육과정 편성의 자율성을 일반고보다 폭넓게 보장받는 만큼, 수준 높은 수업과 커리큘럼을 자체적으로 만들 수 있다. 특히 올해부터 도입된 고교학점제로 선택 가능한 과목 수가 수업의 질과 입시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종로학원의 분석 결과, 자사고는 평균적으로 개설된 과목 수가 100개 이상이었고, 일반고들은 100개에 이르지 못했다. 자사고 중엔 개설 과목이 127개에 달하는 곳이 있는 반면, 일반고 중에는 63개에 머문 곳도 있었다.
전국 단위 자사고인 하나고등학교는 학생들이 1학년부터 직접 과목을 선택할 수 있는
'전면 개방형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광역 단위 자사고인 중앙고등학교도 기숙사와 면학실을 운영하는 등 교육과정 면에서 일반고와 차별화되어 있다.

▲ 서울 하나고등학교(전국 단위 자사고) 전경.
문성호
자사고는 대학 진학에서도 일반고보다 이점이 많다. <베리타스알파>에서 조사한 서울대학교 합격자 배출 고등학교 상위 31개교 중 일반고는 9곳, 자사고는 12개였다. 전국 2387개 고등학교 중 자사고가 1%임을 감안하면, 대학 진학에 있어선 자사고가 일반고에 비해 월등히 우수하다고 볼 수 있다.
대학 진학이 곧 사회 진출로 이어지는 만큼, 여성 학생들이 자사고 성비 차이로 사회 진출에까지 불이익을 받는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대전 거주 A학생은 "대전에서 학연이 끈끈한 학교들(자사고와 상위 일반고 등)이 전부 남고라서 자연스레 사회 진출에도 여성이 불리하다"고 말했다.

▲ 서울대 진학 상위 30개 고등학교(2025)
문성호
한편으로 여성 학생들이 지원할 학교의 수 자체가 적다 보니, 남자와 여자를 구분하지 않고 뽑는 학교들에서는 여성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서울 현대고등학교(광역)의 경우 여성 292명, 남성 63명으로 5배가량 차이가 났다. 부산 부일외고(광역)와 경기 용인외고(전국)도 남녀 학생의 수가 각각 173:60, 226:132로 여성 학생의 수가 남성에 비해 2~3배가량 많았다.
오래된 남고 비율 많아... 교육 선택권 제약
이같은 성비 문제의 원인은 대다수 자사고들이 오래전 설립돼 수십 년에서 길게는 100년 넘게 지역 명문고로 자리잡은 단성 학교이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전체 자사고 개교 연도의 평균이 1962년인 데 비해 단성 자사고(남고·여고)들의 개교 연도 평균이 21년가량 이른 1941년이라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남녀공학 학교들은 평균적으로 1987년에 개교했다.
과학고등학교와 외국어고등학교·국제고등학교의 경우도 과학고는 80% 넘게 남성, 외고·국제고는 70% 이상이 여성이라는 점에서 자사고와 비슷하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과학고·외고·국제고는 과학과 외국어를 중점적으로 가르친다는 점에서 남성과 여성 간 특성과 진로 선호도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김창식 엠베스트 입시전략 수석연구원은 2021년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여학생은 아무래도 이공계(과학고)보다는 인문계(외고·국제고)를 선호하는 경향이 확실하다"고 했다.

▲ 전국 자사고 분포 지도
문성호
반면에 자사고는 외고에서 전환한 외대부고·부일외고 등을 제외하면 이공계와 인문계 간 차이가 뚜렷하지 않다. 한 전국 단위 자사고에 재학 중인 B학생은 "자사고들은 이과와 문과 과목이 전부 개설되고, 학생들도 고루 분포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자사고가 소수 학생들만을 대상으로 하기에 더욱 큰 교육불평등을 불러온다는 지적은 끊임없이 이어져 왔다. 이에 대해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홍순희 서울지부장은 "모든 학생이 양질의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는데, 소수의 학생들만 더 나은 교육을 받는 것은 불평등"이라며 "자사고 자체가 폐지되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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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자사고 정원 전수조사한 결과, 남성이 여성 2.5배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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