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장소 다른 모습 2. 세월2교가 생기기 전과 후 적벽강을 보기 위해 6년 전 걸어서 도강하던 바로 그곳에(상) 2년전에 세월2교가 놓여졌다.(하)
나한영
다리를 건너니 '방우리 세월2교 자연발생유원지 금강물길 안내지도' 간판이 세워져 있다. '물놀이 사고가 빈번히 발생하는 지역이므로 구명조끼 착용을 의무화해 주시기 바란다'는 안내 문구가 적혀 있다. 모래톱 안쪽이 깊은 수렁처럼 패여 깊은 곳은 수심이 3m 이상 됐고 사고 위험도 높아졌다.
"이곳이 왜?" 순간 놀랍고 한편으로 의문이 든다. 6년 전엔 수심이랄 것도 없었다. 깨끗한 강물이 얕고 넓게 흘러 강 속에 들어가 놀기 좋은 자연발생유원지를 형성했었다. 그런데 왜 이렇게 접근조차 못하게 할 만큼 위험 지역이 된 것일까.
<식물생태보감>의 저자 김종원 교수(계명대 생물학과)는 4대강 사업의 병폐로 '건너지 못하는 강'으로의 변모를 말한다(2017 환경운동연합 홈페이지 참고). 평균 강 수심이 6m로 깊어져 강을 맘껏 건너다녔던 야생동물들이 강을 건너지 못하게 돼 서식처가 반토막 났다는 것이다.
이곳은 대청호를 지난 높은 상류 쪽으로 그보다는 주변 개발의 영향이 큰 것 같다. 다리를 놓고 도로를 설치하고 축대를 쌓으며 강이 큰 변화를 맞았다. 강물의 유속이 센 곳에 보나 다리를 놓으면 압력 흐름이 커져 주변이 패이는 세굴 현상이 생긴다.
미국의 경우 교량 파괴의 60%가 세굴에 의한 것으로 보고되었다. 우리나라 4대강 사업의 경우도 함안보, 고령보, 강천보, 금강의 공주보 등에서 세굴 피해가 발생했다. 물놀이하던 자연유원지이던 이곳이 수렁처럼 하천 바닥이 패인 정확한 원인을 조사할 필요가 있다.
적벽강의 정수 구간을 가는 기대감
그래도 청정자연이 유지된다면 괜찮다고 위안하며 적벽강 앞으로 걸어간다. 적벽강의 수직 암벽이 점점 위용을 드러낸다. 가슴이 벅차다. 단원들이 감탄을 연발한다. 잊을 수 없던 경관이 여전히 자리하고 있다.
강가로 가까이 다가갈수록 청정 수역이라고 하기엔 뜻밖의 모습이 보인다. 강변이 뻘로 덮여 지저분하고 비닐 쓰레기들도 누런 뻘 옷을 입고 나뒹굴고 있다. 강물 속은 이끼로 쌓였고 겨울철이어서일까 물고기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이곳은 다른 곳도 아닌, 사람의 때를 타지 않아 가장 청정한 수역을 뽐내던 적벽강이다. 지금도 가장 수려한 자연경관을 갖춘 곳이다. 다리가 놓인 후 자연경관 관광지가 돼야 할 곳이다.

▲6년 전과 지금의 적벽강 6년 전 다리가 없어 걸어서 도강해 들어가 촬영한 적벽강의 모습(상)과 2년 전 다리가 생긴 후 세월2교를 건너 들어가 촬영한 현재의 적벽강의 모습(하)
나한영
금강 상류에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4대강 사업은 2012년에 마쳤다. 그때 금강 중하류에 3개의 보가 설치됐다. 2014년 4대강 조사위원회의 발표에 의하면, 보 설치 후 초속 50~100m로 흐르던 보 주변 유속은 30분의 1로 줄어 거의 흐르지 않는 호수처럼 변했다. 강 바닥의 뻘 비율이 4대강 사업 이전엔 10% 미만이었지만 2014년에 금강의 뻘 바닥이 54.75%나 차지할 만큼 변했다. 녹조가 늘었고 녹조를 먹이로 삼는 큰빗이끼벌레가 창궐했다. 강 바닥에 산소가 통하지 않게 된 강의 생태가 망가졌고 강의 생물들과 물고기가 사라졌다.
2021년 초, 문재인 대통령 직속 국가물관리위원회는 금강 유역의 3개 보 중 세종보 해체, 공주보 부분 해체, 백제보 상시 개방을 결정했다. 그러나 현재 해체된 보는 없다. 4대강의 생태 위기는 지금도 진행 중이다.
금강천리의 멀고 높은 곳에 있는 상류 쪽마저 강이 변하고 있다. 대청호의 영향을 그대로 받는 금강 상류의 바닥은 지금 미끈미끈한 뻘과 이끼로 차 있다. 생명이 멈추고 들어갈 수 없는 강으로 변하고 있다.

▲ 적벽강은 금강 상류임에도 강물 속이 뻘과 이끼로 뒤덮여 있다. 11월 30일 촬영한 적벽강의 물속 모습
(사)사람길걷기협회
그나마 세종보가 유일하게 2018년부터 5년 이상 상시 개방해 생태 복원의 증거와 희망을 잠시 보여주었었다. 강은 다시 청정 자연의 모습을 회복해 갔다. 그러나 보 해체도 아닌 개방마저 말이 많다가 다시 멈췄다. 보가 있는 한, 보의 상시 개방도 부분적 해소일 뿐이다. 4대강 재자연화를 환경 분야 제1 공약으로 내건 이재명 정부에 다시 기대를 거는 이유이다.
강이 살아야 금수강산 한국의 자연이 산다. 강은 문명을 만들었고 생명을 살찌웠다. 상관 없는 듯 보이는 지금의 도시 문명도 기실은 강에 의존하고 있다. 적벽강은 천내강으로 흘러 백마강을 이루며 공주, 부여 등 백제 도읍지의 배경이 되었고, 다시 금강으로 호남평야의 쌀 집산지로 군산 항구도시를 발전시켰다. 대전분지와 청주분지 옆을 흐르며 중부 대도시 성장의 자양분이 되었고, 최근까지 세종행정도시를 낳는 기반이 되었다.
그들 도시 사이를 유유히, 자연의 위대함을 보여주며 흐르는 금강으로 다시 돌아오길 간절히 바라며, 다시 국토순례길을 재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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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학술관련 IT회사 창업, 판교테크노벨리 IT 벤처회사 대표로 재직 중에 건강을 위해 걷기를 시작한 것이 계기가 돼 Hiker로 살며 사단법인 사람길걷기협회를 설립하고 이사장에 추대되었다. 사람길로 국토 종주길 창시자, 현재 사람길국토종주단 인솔 중. (사)한국여행작가협회 정회원. KIC Silicon Valley Alumni Memb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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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글프다... 6년 만에 걸은 금강마실길과 적벽강, 이렇게 달라졌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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