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 마술쇼 평택시 다함께돌봄센터 14호점에서 열린 성탄절 맞이 마술행사.
평택시 다함께돌봄센터 14호점
유봉희 센터장은 "맞벌이 가정이 늘어나면서 돌봄센터는 아이들의 '빈 시간'을 채워주는 공간이 됐다"면서 "그런데 이번 행사는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함께 키우는 마을'을 실험한 자리였다"고 밝혔다.
유 센터장은 센터에 소속된 아이들뿐 아니라, 같은 동네의 다른 아이들도 같이 보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초등학생과 학부모, 주민들에게 문을 열었다고 전했다.
이날 마술쇼는 약 1시간 동안 이어졌다. 단순히 보는 공연이 아니라, 관객이 직접 참여하는 체험형 마술이었다. 아이들이 무대 앞으로 나가 마술사와 함께 동작을 따라 하고 학부모 한 명도 즉석에서 무대에 올라 마술에 참여했다. 비둘기가 등장하는 장면에서는 아이들이 숨을 죽였다가 일제히 박수를 쳤다.
"손에 아무것도 없잖아!"
"저기서 나올 줄 알았어?"
마술은 아이들의 눈을 반짝이게 했고, 어른들의 마음을 풀어줬다. 아이들은 마술을 봤고, 어른들은 아이들이 놀라는 얼굴을 보는 또 다른 공연을 본 셈이었다.
"돌봄센터는 주민들 잇는 다리로 발전해야"

▲ 평택시 다함께돌봄센터 14호점에서 열린 성탄 마술쇼.
평택시 다함께돌봄센터 14호점
마술쇼가 끝난 뒤에는 작은 간식 꾸러미가 나눠졌다. 아이들은 간식을 들고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눴다. 부모들은 "어디 사세요?", "몇 학년이에요?" 하면서 인사를 건넸다. 행사는 누군가를 홍보하기 위한 자리가 아니라, 웃음이 먼저 나오고, 말이 그다음에 이어지는 자리였다.
"우리 집 애가 이렇게 집중하는 건 처음 봤어요."
"다음엔 또 언제 하나요?"
이 행사를 이끈 다함께돌봄센터 14호점에서는 행사 기획부터 주민 협조, 공간 섭외까지 실무를 조율하며 "센터는 아이만 돌보는 곳이 아니라, 동네를 잇는 다리여야 한다"는 철학을 실천했다. 유봉희 센터장은 "아이들이 즐거우면 어른들도 따라 웃게 된다"며 "그 웃음이 이웃을 다시 만나게 하는 시작점이 되길 바랐다"고 말했다.
이날 마술쇼는 단순한 공연이 아니었다. 삭막한 도시에서 사람과 사람이 다시 연결되는 '매개체'였다. 마술이란 본래 없는 것을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기술이지만, 이날 평택 고덕 신도시에서 펼쳐진 마술은 오히려 사라졌다고 여겼던 공동체의 온기가 아직 남아 있음을 보여주는 장치였다.
"아이들의 웃음은 종소리처럼 공간을 울렸습니다. 부모들의 미소는 잠시 멈췄던 이웃 관계의 시계를 다시 움직였고요. 국가적으로 돌봄이 과제가 된 시대, 이번 행사는 '시설 중심 돌봄'에서 '마을 중심 돌봄'으로 나아가는 한 장면으로 평가될 겁니다."
저출생 고립사회서 관계회복 실마리 기대

▲성탄 마술쇼 평택시 다함께돌봄센터 14호점에서 열린 성탄절 맞이 마술행사.
평택시 다함께돌봄센터 14호점
유봉희 센터장은 "작은 파티룸에서 시작된 마술 한 장면이 이웃을 잇고, 세대를 잇고, 공동체를 다시 불러냈다"면서 "그날 열린 것은 마술쇼가 아니라, 사람 사는 동네의 풍경이었다"고 밝혔다.
이 행사는 돌봄을 개인과 가정의 부담으로만 남겨두지 않고, 국가가 설계한 제도가 지역 공동체 안에서 어떻게 살아 움직일 수 있는지를 보여준 현장 사례다. 아이를 중심으로 이웃과 세대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과정은, 저출생·고립 사회로 향하는 한국 사회에 관계 회복형 돌봄이 가장 강력한 사회 안전망임을 상기시킨다.
작은 파티룸에서 시작된 이 하루의 경험은, 국가 돌봄 정책의 성패가 예산 규모가 아니라 사람을 다시 만나게 하는 힘에 달려 있음을 조용히 증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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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기자 출신 글쓰기 교육 전문가이자 대한민국 1호 ‘생애기록 치유사’. 스포츠조선(조선미디어그룹) 기자를 거쳐 월간조선·주간조선·경향신문 등에 기사를 실었다. 연세대 석사 논문이 서울대 ‘대학국어’ 교재 모범예문으로 수록됐으며 대학과 전국 고교에서 글쓰기 강의를 했다. 대치동에서 논술학원을 17년 운영했고 현재 자연치유일보 발행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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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시 다함께돌봄센터 성탄 마술쇼…아이들 웃음에 마을이 깨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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