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경쟁력 핵심은 교통망... 진해는?

[승용차 없는 출퇴근, 진해는 가능할까? ①] 시내버스도 외곽도로로 운행해야

등록 2025.12.29 09:34수정 2025.12.29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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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김경수 지방시대 위원장이 제시한 '5극 3특'(수도권·충청권·광주전남권·대구경북권·부울경권 / 제주·전북·강원특별자치도) 구상은 수도권 일극 체제를 넘어 전국을 다극 체제로 재편하자는 점에서 큰 공감을 얻고 있다. 갈수록 심화되는 수도권 집중 속에서, 이제 지방도 일정 규모 이상의 몸집과 생활권을 갖추지 못하면 자생력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이 반영된 것이다.

지방 경쟁력을 키우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그중에서도 핵심은 교통망이다. 수도권은 전철과 광역버스 체계가 촘촘하게 구축돼 있어, 청년들이 경기권에 거주하면서도 서울로 대중교통 출퇴근을 할 수 있다. 반면 부울경의 상황은 전혀 다르다. 예컨대 창원에서 부산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퇴근하는 것은 현 교통체계로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자가용이 없으면 선택지가 거의 없고, 이는 사회 초년생 청년들이 부울경에 정착하기 어려운 구조로 이어진다. 그 결과 청년층의 수도권 유입은 더욱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

 진해 시내버스
진해 시내버스 곽은정

이 문제는 광역권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진해 내부 이동조차 대중교통으로는 매우 비효율적 실정이다. 최근 저녁 시간대 시내버스를 이용해 이동한 경험을 보면, 이동소방서 정류장에서 약 20분을 기다린 뒤 50분 넘게 버스를 타야 용원 신항마을에 도착할 수 있었다. 중앙시장 등 도심에서 출발한다면 소요시간은 1시간을 훌쩍 넘는다. 용원에서 진해 도심까지도 1시간 안팎이 걸리는 상황에서, 신항마을에서 창원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근하는 것은 사실상 현실적이지 않다. 실제로 3006번 버스를 이용해 신항마을에서 창원으로 이동할 경우 1시간 30분 내외가 소요된다. 즉, 승용차가 없다면 창원권 내부에서도 정상적인 출퇴근이 어려운 구조다.

출퇴근 시간 단축을 위해 일부 지역에 BRT가 도입되었지만, 출근 시간대에는 효과가 있는 반면 신호체계 추가 등으로 평상시에는 오히려 이동 시간이 늘어나는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트램 도입 논의 역시, 용원에서 창원시청까지를 연결하더라도 평균 속도 시속 30km 내외의 트램으로는 획기적인 시간 단축을 기대하기 어렵다. 더구나 지형 특성상 언덕을 피해 선로를 지그재그로 설치하거나 터널을 뚫어야 하는데, 막대한 비용을 투입하고도 체감 효과가 미미하다면 트램은 오히려 애물단지가 될 가능성이 크다. 대중교통은 결국 '시간 단축'이 가능할 때 선택받는다.

 진해 버스 정류장
진해 버스 정류장 곽은정

진해의 현실은 이를 더욱 분명하게 보여준다. 외곽 도로를 이용해 승용차로 이동할 경우 용원, 창원, 장유, 진영, 내서 대부분이 30분 내외에 도달 가능하다. 그러나 시내버스를 이용하면 같은 거리를 이동하는데 1~2시간이 소요된다. 이유는 명확하다. 외곽 도로에 대중교통이 다니지 않기 때문이다. 막대한 예산으로 도로를 건설하지만, 실제로 이를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사람은 승용차 보유자로 한정된다. 그 결과 승용차가 없는 청년과 교통약자는 구도심의 혼잡한 도로만 이용하며 시간을 소비할 수밖에 없다.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5극 3특' 정책에 따라, 장기적으로는 부산–마산 전철 연결이나 부산 지하철의 용원 연장도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대형 교통 인프라는 완공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한계를 지닌다. 더욱이 지하철은 구조적으로 속도 면에서 제약이 크다. 실제로 수도권에서도 직장인들이 지하철보다 광역버스를 선호하는 이유는, 정차역이 적고 이동 시간이 더 빠르기 때문이다.

이제 지방자치단체의 교통정책도 전환이 필요하다. BRT나 트램 같은 대규모 신규 노선 건설에만 재정을 투입할 것이 아니라, 현행 재정 여건과 교통 구조 안에서도 즉각적인 시간 단축이 가능한 해법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외곽도로를 활용한 광역·준광역 버스 운행과 외곽 도로와 생활권을 연결하는 지선·마을버스의 대폭 확대가 그 대안이다. 이러한 체계가 구축될 때 비로소 창원권 내부에서도 청년과 교통약자가 승용차 없이 출퇴근할 수 있는 도시, 다시 말해 사람이 머물 수 있는 도시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진해신문에도 실립니다.
#진해 #창원 #대중교통 #시내버스 #5극3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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