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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훈 지명, 보수언론의 미묘한 온도차... 국힘 향해선 '한목소리'

조중동, '억지 정략' vs. '파격 탕평'... 이혜훈 지명으로 드러난 국힘의 딜레마

등록 2025.12.30 09:36수정 2025.12.30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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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첫 출근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29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첫 출근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29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이혜훈 전 국민의힘 의원을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하는 파격 인사를 단행했습니다. 국민의힘은 즉각 '배신자'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지만, 대통령실은 '통합 정부'의 일환이라며 물러서지 않는 모양새입니다.

흥미로운 대목은 보수 진영의 대표적 스피커인 조중동의 사설 논조가 국민의힘의 격앙된 반응과는 결을 달리하거나, 매체별로 미묘한 온도 차를 드러냈다는 점입니다.

<조선일보> "물과 기름의 만남... 억지 정략에 불과"

<조선일보>는 30일 "與 지방선거용 이혜훈 영입, 협치 아닌 억지 정략"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이번 인사를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한 정략'으로 규정하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사설은 "재정 건전성과 현금 살포 포퓰리즘은 물과 기름처럼 섞일 수 없다"며 이 후보자의 소신과 이 대통령의 확장 재정 정책이 필연적으로 충돌할 것임을 지적했습니다. 또한, 정부가 계엄 연루 공무원을 조사하는 상황에 빗대어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시위에서 '탄핵은 내란'이라고 외쳤던 이 후보자야말로 현 정부 기준에서는 '내란 주동자급'에 해당한다"며 인사 검증의 모순을 꼬집었습니다.

동시에 국민의힘을 향해서도 뼈아픈 자성을 촉구했습니다. 사설은 "국민의힘이 다시 국민의 마음을 얻으려면 혐오를 받는 세력과 단절하고 합리적인 비전을 제시해야 하며, 당의 문을 열어 다양한 인재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국민의힘이 이런 방향으로 나아가 당에 미래가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면 '이혜훈 소동' 같은 일은 애초에 일어나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당의 폐쇄성을 질타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지명에 대한 조선, 중앙,동아일보의 30일 사설 요약
이재명 대통령의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지명에 대한 조선, 중앙,동아일보의 30일 사설 요약 임병도

<중앙일보> "배신자 프레임 곤란... '행정부 내 야당' 역할 해야"


<중앙일보>는 30일 "이혜훈 후보자, 나라 곳간지기 역할 검증이 우선이다"라며 국민의힘의 '배신자' 프레임과는 거리를 두었습니다. 사설은 "상대방을 반역자로 부르면서 어떻게 협상하고 정치를 한단 말인가"라며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의 "보수는 닫혀 가고 있다"는 발언을 인용해 보수 진영의 폐쇄성을 경계했습니다.

특히 "더 중요한 본질은 이 후보자가 기획예산처 장관으로서 '나라 곳간지기'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느냐의 문제"라고 짚었습니다. KDI 출신인 이 후보자가 보수 정당 내에서 경제민주화를 외치며 개혁적 목소리를 냈던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재정 건전성과 시장원리를 중시해 온 보수 경제학자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실제로 이 후보자는 지난 2021년, 기본소득 도입을 주장하던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를 향해 "경제학 개념이 없다"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중앙일보>는 경제학자로서 이 후보자의 소신과 대통령의 확장재정론은 충돌할 소지가 많다는 점을 우려하면서 이 후보자를 향해 "단순한 '얼굴마담'에 그쳐선 안 된다"고 주문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의 확장재정론에 맞서 재정 준칙을 도입하는 등 '행정부 안의 야당'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지를 검증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실용적 입장을 보였습니다.

<동아일보> "파격적 탕평... 野, 정책 반영 기회 삼았어야"

<동아일보>는 "이혜훈-김성식 깜짝 발탁… 진정성 인정받으려면"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이번 인사를 비교적 긍정적인 '파격'으로 평가하며 구체적인 사례를 들었습니다. 사설은 "이 대통령은 앞서 국가보훈부 장관에 한나라당 출신 권오을 전 의원을 임명했고, 윤석열 정부 때 임명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유임시킨 바 있다"며 전례를 상기시켰습니다.

이어 "이번엔 정부의 확장 재정 정책을 비판해 온 이 후보자와 함께 중도보수 인사인 김성식 전 의원을 장관급인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에 임명하며 통합 인사의 폭을 넓혔다"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이재명 정부의 재정 정책과 대척점에 서 있다고 평가받는 인물에게, 예산을 설계하고 중장기 전략을 짜는 막중한 책임을 맡긴 셈"이라며 "이는 이 대통령이 취임 초 '색깔이 같은 쪽만 쭉 쓰면 위험하다'고 밝힌 인사 원칙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동아일보>는 이것이 '쇼'에 그치지 않으려면 일회성이 아니라 임기 내내 일관성 있게 이어져야 한다고 '진정성'을 강조했습니다. 또한 국민의힘이 이 후보자를 즉각 제명한 것에 대해 "제명 전에 이 후보자를 통해 야당의 구상과 제안을 정부에 반영할 기회로 삼을 생각을 했다면 어땠을까"라며 국민의힘의 성급하고 폐쇄적인 대응에 아쉬움을 표했습니다.

문 여는 이재명 vs. 문 걸어 잠그는 국민의힘

이번 인사 파동은 현재 여야의 정치적 지형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이재명 정부는 권오을, 김용남, 김성식 등 보수 진영 인사들을 잇달아 영입하며 '실용'과 '통합'이라는 명분을 쌓아가고 있습니다. 설령 그것이 선거용 전략이라 할지라도, 유권자들에게는 '반대 진영 사람도 쓴다'는 유연함으로 비칠 수 있습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인재 유출을 막기는커녕 떠나는 사람 등 뒤에 '배신자'라는 딱지를 붙이기에 급급합니다. 장동혁 대표가 강조한 "보수 정당으로서의 가치 재정립"과 "당성"은 집토끼를 지키는 전략일지는 몰라도, 중도층에게는 '고립'과 '불통'으로 읽힐 소지가 큽니다.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한 수도권 초선 의원은 "민주당은 '통합 프레임'을 짜고 중도층과 보수층을 아우르는 선거 전략을 구사하는데, 우리는 철 지난 당성에 자강론만 강조하고 있다"고 토로했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의 말처럼 "보수는 닫혀가고, 민주당은 열려가는" 현실이 이번 이혜훈 후보자 지명 사태를 통해 다시 한번 확인된 셈입니다.

정치는 생물이고, 인사는 메시지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던진 '이혜훈'이라는 카드가 국민의힘 내부의 모순과 폐쇄성을 드러내는 기폭제가 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실립니다.
#이혜훈 #이재명대통령 #사설 #국민의힘 #조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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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언론 '아이엠피터뉴스'를 운영한다. 제주에 거주하며 육지를 오가며 취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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