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뚜안씨, 도주 아닌 살기 위해 몸부림"

대구경북 공동대책위 등 청와대 앞 기자회견

등록 2025.12.31 10:30수정 2025.12.31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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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2월 29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고 뚜안씨의 아버지를 이어 세 번째 주자로 108배를 올리고 있다. 108배는 양일 모두 고 뚜안씨의 아버지와 참가자가 순번을 이어나가며 진행했다.
지난 12월 29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고 뚜안씨의 아버지를 이어 세 번째 주자로 108배를 올리고 있다. 108배는 양일 모두 고 뚜안씨의 아버지와 참가자가 순번을 이어나가며 진행했다. 서효주

지난 29일 108배에 이어 30일, 청와대 분수대 앞. 대구·경북 지역 공동대책위원회와 이주노동자차별철폐네트워크가 고 뚜안씨의 사망에 대한 정부 사과와 강제단속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문 낭독을 위해 마이크를 잡은 이주노동자차별철폐 네트워크와 경기이주평등연대 박희은 집행위원장는 완강한 목소리로 뚜안씨의 마지막 말을 전했다.

"너무 무서워... 숨을 쉴 수 없어."

단속을 피해 좁은 공간에 몸을 웅크리고 있던 3시간.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들은 "그것은 도주가 아니라 살기 위한 몸부림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정의당 권영국 대표는 "외국 정상들에게 미등록 이주노동자를 보이지 않게 하겠다는 정부의 과잉된 욕심 때문에 뚜안씨가 사망하게 됐다"며 2003년부터 지금까지 단속 과정에서 이주노동자 총 33명이 사망한 점을 언급했다. 이 중 가장 많은 사망 원인은 고 뚜안씨와 같은 추락사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한 정지운 활동가는 '범죄자'라는 낙인에 대해 이렇게 반문했다.

"범죄자는 형사적 처벌을 받은 사람을 말합니다. 미등록 체류는 행정 처분 대상일 뿐입니다. 우리가 운전면허 갱신 기간을 놓쳤다고 해서 '죽어도 싼 범죄자'가 되지 않듯, 서류가 미비하다는 이유만으로 죽음으로 내몰리는 것이 과연 합당합니까?"


정지운 활동가는 외국인에 대한 출입국 허가의 증명하는 비자를 '퍼즐'에 비유하며 제도를 꼬집었다.

"비자는 퍼즐 조각과 같습니다. 우리 모두 고등학교 때와 대학생 때의 생각과 행동이 다르듯 사람은 계속 변하는데, 정부는 정해진 비자라는 퍼즐 안에 사람을 억지로 끼워 맞추려 합니다. 그 조각에 맞지 않는다고 해서 사람을 찢어내거나 도려내는 것, 그것이 옳습니까?"


기자회견문을 낭독한 박희은 집행위원장도 "정부는 '사람을 추격하고 쫓는 토끼몰이식 단속'을 언제까지 지속할 것인가"라며, 실적 채우기식 단속이 결국 사람을 벼랑 끝으로 몰아넣고 있음을 지적했다.

이날 기자회견문에서는 "정부는 지역 대학의 생존을 위해 유학생들을 대거 유치하고, 졸업하면 코리안 드림이 현실이 될 것처럼 홍보한다"고 지적했다.

학교와 사회가 필요에 의해 그들을 불러들였지만, 정작 비자 체계는 그들이 안정적으로 살 수 없도록 옭아맸다. 뚜안씨 역시 유학생으로 입국했으나, 생존을 위해 공장으로 향해야 했다. 그래서 D-1(구직 비자)로 일할 수 없는 제조업 분야에서 일했던 것이다.

정의당 권영국 대표는 뚜안씨가 일하던 곳은 '일자리를 뺏은 곳'이 아니라 '한국인이 떠난 곳'이었음을 분명히 했다.

"뚜안씨가 일했던 대구 성서공단은 한국인이 가고 싶어 하지 않는 일자리였고, 사업주가 필요해서 고용했습니다. 그런데도 일을 했다는 것 자체가 죄가 되고 말았습니다."

 지난 30일, 고 뚜안씨의 사망에 대한 정부 사과와 강제단속 중단 촉구하기 위한 기자회견 발언 중이다.
지난 30일, 고 뚜안씨의 사망에 대한 정부 사과와 강제단속 중단 촉구하기 위한 기자회견 발언 중이다. 서효주

 30일 첫 108배를 진행 중인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보현스님의 모습
30일 첫 108배를 진행 중인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보현스님의 모습 서효주

#이주노동자단속 #기자회견 #108배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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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서효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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