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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참여예산 삭감, '민의 무시'인가 '재정상황 타개'인가

주민자치회 "숙의 민주주의 훼손" 전원 사퇴 예고... 군의회 "지방채 발행 등 열악한 여건 속 불가피한 선택"

등록 2025.12.31 10:02수정 2025.12.31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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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서천군의회가 2026년도 서천군 세입세출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일부 주민참여예산을 감액 조정하면서 지역사회에 거센 후폭풍이 일고 있다. 서천군주민자치협의회는 주민들의 숙의 과정을 거친 예산을 의회가 일방적으로 감액했다며 주민자치협의회 회장과 회원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반면, 군의회는 400억 원이 넘는 지방채를 안고 있는 열악한 재정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뼈를 깎는 결단'이었다며 맞서고 있다.

"주민 결정 무시 말라" 주민자치회, 사상 초유의 집단 사퇴 예고

 서천군의회가 22일 제337회 제2차 정례회 4차 본회의를 열고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심의한 2026년 서천군 세입세출안 등을 의결하고 26일간의 회기를 마쳤다.
서천군의회가 22일 제337회 제2차 정례회 4차 본회의를 열고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심의한 2026년 서천군 세입세출안 등을 의결하고 26일간의 회기를 마쳤다. 서천군의회

서천군주민자치협의회(회장 김은주, 이하 협의회)는 지난 22일 군의회를 항의 방문한 뒤 지역 신문에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각 읍·면별로 수차례의 회의와 주민총회 등 충분한 숙의 과정을 거쳐 선정한 사업을 의회가 어떤 기준이나 설명도 없이 무차별 삭감했다"며 "이는 주민 참여를 거부하고 풀뿌리 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드는 처사"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협의회 측은 특히 군민의 안전과 생명권, 기본 복지사업까지 삭감 대상에 포함된 것을 '지방의회의 존재 가치 부정'으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13개 읍면 자치회장과 500여 명의 주민자치위원 전원 사퇴는 물론, 이미 배정된 주민자치 관련 사업비까지 모두 반납하겠다는 배수진을 쳤다.

주민자치회 측은 '무차별 삭감'이라고 주장했다. 군의회가 이번 예산안 심사에서 감액한 사업은 총 111건, 32억 9123만 8000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64건에 비해 건수는 73.4% 증가했지만, 오히려 전체 삭감액은 2025년 대비 약 12억 원(27.22%) 줄어든 수치다.

111건의 전체 삭감 사업 중 주민참여예산(군민 제안 공모, 읍면 자치계획형 등)은 총 11건으로 전체 건수 대비 9.91%에 불과하다.


세부적으로는 읍면 자치계획형 일반형과 공모형 사업 총 48건(18억 1755만 원) 중 7건(14.58%)이 삭감됐으며, 금액으로는 2억 8500만 원(15.68%)이 줄어들었다.

일반형 사업 : 13개 읍면에 1억 원씩 배정된 35개 사업(13억 원) 중에는 단 3건(6000만 원)만 감액되거나 불인정됐다. 장항읍 마을이야기 사업(2000만 원 감액), 문산면 경관조성 사업(2000만 원 감액), 종천면 태양광 문패 설치(2000만 원 전액 불인정) 등이 이에 포함됐다.


공모형 사업 : 선정된 7개 사업(5억 원) 중 3개 사업(2억 5000만 원)이 불인정됐으며 삭감 체감도가 컸다. 서면 버스킹 무대 설치(1억 원), 문산면 추억의 한 달장(8000만 원), 비인면 월명산 산성 밟기 축제장 조성(7000만 원) 등이 전액 삭감된 반면, 장항읍의 빛과 쉼 공간 조성(1억 원)과 종천면 이동백 소리길 조성(1억 원) 등은 원안대로 반영됐다. 판교면의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한 공연은 과다 계상을 이유로 사업비 3000만 원 중 1500만 원이 감액됐다.

군의회 "401억 부채 상황... 빚내서 행사 치를 순 없다"

군의회는 이러한 삭감이 주민자치회를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서천군의 '파산 위기'를 막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음을 강조했다.

김원섭 예결특위 위원장은 심사 보고를 통해 "최근 대규모 사업 추진과 가용 재원 부족 등 어려운 재정 여건을 고려할 때, 일회성·행사성 경비의 확대는 재정 건전성을 저해할 우려가 크다"고 삭감 이유를 밝혔다.

실제로 서천군은 현재 401억 원의 부채를 안고 있으며, 내년부터는 연간 이자만 11억 원 이상을 부담해야 하는 실정이다.

한경석 의원 또한 "재정자립도가 9.8%에 불과한 상황에서 불요불급한 사업을 조정하는 것이 어떻게 주민 위에 군림하는 행위인가"라고 반문하며, 의회의 예산 심의 권한은 정당한 책무임을 피력했다. 김경제 의장 역시 지방채 발행 등 열악한 여건 속에서 위원 전원이 합의해 부득이하게 감액했음을 양해해달라고 당부했다.

이강선 의원은 "주민자치회가 단순한 예산 집행 기구를 넘어 주민이 지역 문제를 발굴하고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실질적인 민주주의 플랫폼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주민자치회가 특정 소수가 아닌 다양한 주민의 대표성과 행정으로부터 독립된 자율성 및 공공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의원은 "방만한 사업 집행을 막기 위해 투명한 회계 감사와 주민 총회를 통한 사업 우선순위 결정 구조가 정착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천군주민자치협의회가 13개 읍면 중 일부 지역을 제외한 지역에 주민참여예산을 삭감한 서천군의회를 규탄하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서천군주민자치협의회가 13개 읍면 중 일부 지역을 제외한 지역에 주민참여예산을 삭감한 서천군의회를 규탄하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고종만

내부에서도 엇갈리는 시선... 추경 통한 해결 가능성 남아

이번 갈등을 두고 지역사회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주민자치위원은 "의회가 정한 원칙에 반하는 사업을 삭감했다고 해서 무조건 매도해서는 안 된다"며, 제 역할을 한 의원들에게 오히려 박수를 보내야 한다는 소신 발언을 하기도 했다.

군의회는 갈등 해결의 실마리로 '추경'을 언급했다. 한경석 의원은 "정말로 필요하고 공익성이 입증된 사업은 추경을 통해 재논의하고 반영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충분히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뉴스서천에도 실립니다.
#서천군의회 #서천군주민자치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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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지킴이로 뉴스서천 신문사에서 근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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