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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화력 1호기 '명예로운 종료'… 주민들은 "준비되지 않았다"

태안군의회-태안화력폐쇄대책위 김성환 장관에 실질적 대안 촉구 건의문 전달하기도

등록 2025.12.31 11:48수정 2025.12.31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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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서부발전(주)태안화력발전소의 1호기(사진 맨오른쪽)이 31일 오전 10시 발전 종료를 앞두고 마지막 발전을 하고 있다.
한국서부발전(주)태안화력발전소의 1호기(사진 맨오른쪽)이 31일 오전 10시 발전 종료를 앞두고 마지막 발전을 하고 있다. 신문웅

한국서부발전이 2025년 마지막날인 12월 31일, 충남 태안군 원북면 태안화력발전소 1호기의 발전 종료를 공식 선언하며 '탄소중립 미래를 선도하는 에너지 전환 기념식'을 개최했다. 30여 년간 국가 전력수급의 중추 역할을 해온 태안화력 1호기는 이날을 끝으로 역사 속으로 퇴장했다.

행사장 안에서는 "석탄에서 청정에너지로, 정의로운 전환을 위하여"라는 메시지가 울려 퍼졌지만, 발전소 정문에서는 태안군민들의 복잡한 심경이 고스란히 표출됐다. 이번 행사를 위해 태안화력을 방문한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을 향해 지역 주민들은 피켓을 들고 거리로 나섰다. '무대책 발전소 폐쇄', '대체산업 없는 지역 붕괴', '정의로운 전환 특별법 제정'이라는 문구의 피켓에는 태안이 처한 현실을 압축적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명예로운 발전종료"… 그러나 지역은 준비되지 않았다

태안화력발전소는 단순한 발전시설이 아니다. 1990년대 중반부터 가동된 태안화력은 수천 명의 직접·간접 고용을 창출하며 지역경제의 근간 역할을 해왔다. 발전소 종사자뿐 아니라 협력업체, 운송업, 정비업, 숙박·요식업 등 지역 산업 전반이 화력발전에 의존해 왔다.

정부는 에너지전환 정책에 따라 2026년부터 태안화력 1~6호기를 순차적으로 폐쇄할 계획이지만, 문제는 태안군 내에 이를 대체할 산업이나 국가 주도의 전환 프로젝트가 사실상 전무하다는 점이다. 다른 석탄발전 밀집 지역과 달리 태안은 아직 '전환의 설계도'조차 명확히 제시되지 않은 상태다.

문필수 태안화력 폐쇄대책위원회 위원장은 "발전소 폐쇄는 곧 대규모 일자리 상실과 지역경제 붕괴, 인구 유출 가속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지금과 같은 상황은 탄소중립을 명분으로 한 지역 희생"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김성환 장관 태안 방문… 왜 주민들은 거리로 나섰나


 태안화력 1호기 발전 종료 기념식이 열리는 태안화력 정문 앞에서 태안화려폐쇄대책위 회원들이 정부의 실질적인 대책을 촉구하는 펼침막과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태안화력 1호기 발전 종료 기념식이 열리는 태안화력 정문 앞에서 태안화려폐쇄대책위 회원들이 정부의 실질적인 대책을 촉구하는 펼침막과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신문웅

김성환 장관의 태안하력 방문은 정부의 에너지전환 의지를 직접 설명하는 자리였지만, 지역사회에는 오히려 누적된 불신과 분노가 표출되는 계기가 됐다. 폐쇄대책위는 "그동안 저품질 석탄 사용으로 인한 미세먼지와 건강 피해를 감내해 온 지역에 돌아온 것은 아무런 준비 없는 폐쇄 통보뿐"이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태안은 과거 불량 석탄 연소로 인한 미세먼지 문제로 수차례 국정감사 대상이 되었고, 지역 주민들은 환경·건강 피해를 지속적으로 호소해 왔다. 폐쇄대책위는 "국민 건강 회복과 탄소중립을 위한 정책이라면, 그 피해를 감당해 온 지역에 대한 보상과 미래 대안이 함께 제시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날 피켓 시위는 단순한 반대가 아닌, '정의로운 전환(Just Transition)'을 요구하는 절박한 외침이었다.

태안군민들의 핵심 요구는 무엇인가

 태안화력폐쇄대책위 문필수 위원장(사진오른쪽)이 기후환경에너지부 관계자에게 대책위 요구서를 전달하고 있다.
태안화력폐쇄대책위 문필수 위원장(사진오른쪽)이 기후환경에너지부 관계자에게 대책위 요구서를 전달하고 있다. 신문웅

태안화력 폐쇄대책위원회는 김성환 장관에게 전달한 공식 건의문을 통해 다섯 가지 핵심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첫째, 태안화력 폐쇄에 따른 지역경제·고용·인구 영향에 대한 국가 차원의 종합대책 수립이다. 발전소 폐쇄가 지역에 미치는 영향을 정밀 분석하고, 폐쇄 일정과 연계한 단계별 대응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둘째, 발전소 및 협력업체 종사자를 위한 실효성 있는 전직·재교육·재취업 지원이다. 신재생에너지와 공공에너지 분야로의 우선 고용 연계를 포함한 국가 주도의 전환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셋째, 태안군을 에너지전환 거점 지역으로 지정하고, 폐쇄 발전 부지와 주변 지역을 활용한 탄소중립 산업단지 조성 등 대체 산업을 국가 책임으로 추진해 달라는 요구다. 주민들은 태안을 '그린에너지 세계도시'로 육성할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주장한다.

넷째, 지역소멸 위기 대응을 위한 특별지원지역 지정과 재정·제도적 지원 확대다. 에너지전환 피해지역 특별기금 조성, 정주여건 개선, 생활 SOC 확충, 그리고 저품질 석탄 사용으로 인한 주민 건강 피해 보상을 위한 기금 마련이 포함된다.

다섯째, 지역주민·지자체·정부가 함께 참여하는 상설 협의체 구성이다. 정책 수립부터 이행, 평가까지 지역 의견이 실질적으로 반영되는 구조 없이는 '상생형 에너지전환'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어 태안군의회도 지역구 의원인 김영인 군의원이 행사에 앞서 기후환경부 관계자에게 '태안화력발전소 폐쇄에 따른 정의로운 전환 및 실질적인 지원책 마련 촉구 건의서'를 전달하며 근본적이고 실질적인 정부 대책을 촉구했다.

에너지 전환의 시험대가 된 태안

 2025년 마지막날고 김충현의 동료들인 태안화력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40일 넘게 김민석 국무총리의 약속이행을 촉구하는 릴레이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2025년 마지막날고 김충현의 동료들인 태안화력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40일 넘게 김민석 국무총리의 약속이행을 촉구하는 릴레이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신문웅(고김충현대책위 제공)

태안화력 1호기의 발전 종료는 분명 한국 에너지전환 역사에서 중요한 이정표다. 그러나 태안화력 정문 앞에 선 태안군민들은 묻고 있다. "이 전환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라는 질문에 답을 기다리고 있다.

고 김용균과 김충현의 동료들은 40일 넘게 용산에서 청와대앞으로 옮겨 발전비정규직 노동자들정규직화를 약속한 김민석 국무총리의 약속 이행과 이재명 정부의 확실한 대안을 촉구하는 시위를 오늘도 이어가고 있다.

국가적 탄소중립 목표와 기후위기 대응이라는 대의에 태안은 오랜 시간 협력해 왔다. 이제 남은 과제는,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회·경제적 부담을 특정 지역에 전가하지 않고 국가가 책임지는 전환 모델을 실제로 구현할 수 있는가에 있다.

태안화력 1호기의 불이 꺼진 자리에서, 지역은 새로운 미래를 요구하고 있다. 에너지전환이 지역소멸의 출발점이 될지, 아니면 정의로운 전환의 성공 사례가 될지는 이제 정부의 선택과 실행에 달려 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태안신문에도 실립니다.
#태안화력폐쇄대책위 #한국서부발전 #정의로운전환 #발전비정규직정규직전환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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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시대를 선도하는 태안신문 편집국장을 맡고 있으며 모두가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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