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지검이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수사 당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진술 회유를 위해 '연어 술 파티'를 열었다는 의혹의 당사자인 박상용 당시 수원지검 부부장검사(현 법무연수원 교수)가 지난 10월 14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오른쪽 뒤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남소연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 수사 과정에서 제기된 연어·술파티 회유 의혹을 조사하는 서울고등검찰청이 당시 수사 검사였던 박상용 검사(현 법무연수원 교수)를 30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에 현직 검사를 피의자로 소환해 조사할 권한이 없어, 우선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당시 상황 전반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검사는 지난 9월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 검찰개혁 입법청문회에서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하지만 법무부는 자체 진상 조사를 통해 '대북송금 조사 과정에서 실제 술과 음식 등이 제공된 정황을 확인했다'며 서울고검에 감찰 착수를 지시했고, 교도관 등의 진술과 출정 일지 등을 통해 술파티가 이뤄진 날짜를 '2023년 5월 17일'로 특정했다.
이후 <오마이뉴스>는 해당 날짜 오후 6시 34분과 6시 37분, 쌍방울 법인카드가 수원지검 앞 편의점에서 각각 1만 2100원과 1800원이 결제된 사실을 보도했다. 특히 1800원이 당시 소주 한 병의 편의점 가격과 일치하기에, 해당 결제가 술 반입 정황과 직접 연결되는지 확인이 필요했다.
서울고검은 해당 사안을 일부 수사로 전환해 편의점 결제내역 등을 들여다봤다. 이후 법무부는 지난 11월 9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마트24의 밴딩(상세 결제 내역)을 통해 확인했다"며 "1만 2100원은 소주 구입이 맞고, '1800원 보도'가 단서가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술을 산 것으로 지목된 쌍방울그룹 관계자는 지난 3일 <중앙일보>에 "술을 구매한 것은 맞지만, 청사로 술을 반입한 적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연어·술파티 회유 의혹'과 관련된 내용들이 하나 둘 모습을 드러내는 가운데 김성태 회장, 박상용 검사와 관련된 여전히 풀리지 않은 의혹을 정리했다.
김성태 '특혜 의혹', 실체는?

▲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
공동취재사진
박 검사는 지난 9월 국회 검찰개혁 입법청문회에서 이화영·김성태 등
피의자와 검사실에서 식사를 하거나 술을 마신 적이 없으며, 수사 과정에서 특별 대우나 외부 음식 반입은 없었다고 반복적으로 주장했다.
하지만 법무부 조사 결과는 다르다.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2023년 1월 17일부터 2024년 1월 23일까지
약 1년의 구속기간 동안 총 184회 검찰에 출정해 편의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2023~2024년 2년 동안 서울·수원·동부구치소 등 전국 주요 9개 교정기관의 출정자 중 가장 많은 횟수로, '압도적 1위'라는 표현이 과장이 아니다. 출정기록 2위 역시 125회를 기록한 방용철 전 쌍방울그룹 부회장인 것으로 파악됐다.
"휴일 1313호 검사실에서 검사조사가 있는 날 점심 및 저녁 시간이 되면 공범들에게 외부도시락이 식사로 제공됐는데, 도시락 종류는 육회덮밥, 회덮밥, 자장면, 갈비탕, 설렁탕, 곰탕, 삼계탕, 국밥, 비빔밥, 육개장, 초밥 및 육회도시락 등 다양하였다. 당시 계호 교도관 중 1명은 검사 조사중 OOO 검사가 김성태에게 식사 전 먹고 싶은 음식을 먼저 물어보았고, 김성태가 말한 음식이 도시락으로 제공된 것을 목격하였다. - 법무부 '연어·술파티 의혹, 조사결과' 중
법무부는 "김성태의 조사가 있는 날이면 거의 박상웅(쌍방울 이사), 박OO이 수원지검 1313호실로 와서 김성태의 조사시간 동안 상주하면서 김성태가 시키는 일을 처리하거나 김성태에게 커피나 물을 가져다 주는 등 수행비서 같은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또 "직접 계호한 교도관들은 '김성태가 검사조사 출정을 하면 박상웅이나 박OO을 목격한 날을 일일이 특정하는 것이 의미가 없을 정도'라고 진술했다"고 적었다.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이화영 전 부지사의 변호인 김광민 변호사는 31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수원지검이 김성태 전 회장을 184회나 불렀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그중 실제 조서가 작성된 사례가 과연 몇 건이나 되겠는가"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김 변호사는 "정식 조사가 아니었다면 최소한 면담 조서라도 있어야 한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일전에 제가 수사 자료 목록을 따로 요청해서 받았다. 그 목록에는 면담 조서 등 관련 문서가 포함되어 있어야 하는데, 아무것도 없었다. 그래서 물었다. '그렇게 여러 차례 불러다 놓고 면담 조서 하나 없이 조사한 것은 불법 행위 아닌가'라고. 서울고검 감찰에서 반드시 확인해야 할 지점이 이 부분이다. 당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조사에 참여한 사람은 누구였는지, 동석한 변호인은 누구였는지도 모두 밝혀야 한다."
결심공판에서 김성태가 한 말 "박상용 검사, 예의 바르고 품격 있다"
김 전 회장은 지난해 5월 14일 열린 자신의 대북송금 사건 외국환거래법위반 혐의 등 결심공판에서 이례적으로 박 검사에 대해 "예의 바르고 품격 있다"라고 평했다.
"이화영과 20년간 형 동생 했다. 웬만하면 그분도 힘들 건데 더 이상 상처 주면 안 되겠다 싶어 귀머거리 3년, 벙어리 3년, 계속 참고 있었다. 이 사건에 등장하는 모 검사는 저를 5개월간 수없이 조사했다. 정말 예의 바르고 품격 있는 검사였다. 제가 잘 보이려는 것도 아니고 남자로서 세상이 알아야 한다. 오히려 이화영은 조사받으면서 탁자를 치고, 검사에게 소리 지르고 한 게 한두 번이 아니다."
결심공판인 이날 검찰은 김 전 회장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구형했다. 앞서 공범 관계로 기소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게 징역 15년을 구형한 것과 달리
두 사람 간 구형 형량 차이는 11년 6개월에 달했다. 검찰은 "김성태의 범행 내용은 중하지만,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뉘우치고 대북송금 관련 증거를 임의제출하고 여죄를 스스로 진술하는 등 수사에 적극 협조했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지난 10월 14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왼쪽 뒤는 수원지검이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수사 당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진술 회유를 위해 '연어 술 파티'를 열었다는 의혹의 당사자인 박상용 당시 수원지검 부부장검사(현 법무연수원 교수).
남소연
이 지점에서 다시 한번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 전 부지사는 2024년 4월 4일 법정에서 아래와 같이 말했다.
"(수원지검에 조사를 받으러 출정했을 때) 쌍방울에서 심부름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김성태가 연어를 먹고 싶다고 해서 연어를 깔아놨더라. 성찬이었다. 구치소 내에서 도저히 먹을 수 없는 것들이었다. 회덮밥도 있었다."
과연 수원지검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수원지검에서 이례적으로 김 전 회장을 184회나 부르는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한편, 검찰은 김 전 회장에게 대북송금 사건 관련 혐의 이외에 '쌍방울, 나노스, 광림의 전환사채 발행 과정에 사기적 부정거래가 있었다'며 그를 자본시장법 제178조(부정거래행위 등의 금지)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그러나 가장 크게 논란이 된 주가조작 행위로 이득을 봤다는 시세조종(동법 제176조) 혐의는 적용하지 않았다.
지난해 4월 이 전 부지사 변호인 김광민 변호사가 김 전 회장을 주가조작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지만 한 차례 조사 외에 별다른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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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용 검사 '참고인' 조사...쌍방울 김성태 특혜 의혹, 밝혀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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